검은 곧 너의 일부이니라
“검은 곧 너의 일부이니라.” 위대한 검술사 라그랑쥬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무릇 검을 내 몸처럼 다루기 위해서는 검으로 못 하는 것이 없어야 하느니라. 검 한 자루만 쥐어주면 사막에서도, 바닷속에서도, 화산 속에서도 살아남는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검사라 불릴 수 없나니.”
라그랑쥬는 이렇게 말하며 세라비에게 검으로 과일 깎기, 요리재료 손질, 헝겊 마름질, 종이 자르기, 장작 패기 같은 생활 훈련부터 시켰다.
“수호령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셔서 우리 서방을 다시 되돌려주셨단 말이오! 물에 떠내려와서 지금 많이 아프니까 좀 같이 가 주시오!”
“에라이 이 정신 나간 여편네야!” 의사는 참지 못하고 마주 소리쳤다. “매일 기도해서 서방이 돌아오면 나도 매일 기도해서 새장가 갔겠다!”
그녀는 사과나무 사이에 바구니를 끼고 서서 눈처럼 휘날리는 사과꽃들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라델은 바구니를 움켜잡은 그녀의 손을 보고서 그녀가 그의 엘레지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읍내 밤거리에서 불량배라도 나타나 그에게 돈과 목숨을 요구할 때 조용히 놈들의 멱살을 붙잡아 마을 광장 우물에 처넣을 수 있을 만큼의 강인함과, 깃털 같은 부드러움으로 그를 잠재울 수 있는 따스함을 동시에 지닌 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빼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녀의 풍성한 머리카락은 사과꽃들을 뒤흔드는 소슬바람에 덩달아 나부끼는, 빨랫줄에 널어놓은 고운 아마천과도 같았다. 늘씬한 팔다리는 튼튼해 보였고 머리카락과 똑같은 색의 눈은 크고 대담해 보였다. 잘 익은 사과처럼 붉은 입술에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런 말이 새어 나왔다.
"씨팔, 왜 사람을 뚫어져라 보는 거야 이 촌놈아?"
“두 마리가… 다… 시험을 견뎠다!” 대모가 외쳤다. “두 마리 모두 예언의 염소란 말인가!”
“폴레르 4세는 보통 염소가 아니에요, 황태자라구요!” 자이든이 말했다. “폴레르 4세는 자기가 보는 앞에서 제가 여물을 먹어봐서 독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먹도록 제가 그동안 훈련시켰어요!”
“이 정신 나간 놈아! 너는 사람인데 염소 여물을 왜 먹니!” 집 밖에 나와 이 소동을 보고 있던 마지 더클리프가 가슴을 치며 소리쳤다. “집에서 밥을 안 줘, 너를 굶기기를 해!”
“그러시군요.” 게로스는 미리에트가 따라주는 포도주의 자주색 액체가 잔의 가장자리를 따라 핑크빛 테두리를 만드는 것을 바라보며 무심히 말했다. “저는 아시다시피 취향이 확고해서요. 그럼 다음부터는 아무거나 준비해 놓겠습니다.”
‘하아?’ 레이는 속으로 부르짖었다. ‘아무거나? 내가 한 말을 이런 식으로? 내가 몽켈리에의 대마법사급 교수님들 스무 명을 앞에 앉혀놓고 논문 심사 질의 받으면서도 한 마디도 안 밀린 걸로 아직도 그 동네 전설로 남은 사람이야, 자기 말이 아무리 개떡같아도 한마디도 반박 못하는 신하들만 줄줄이 데리고 산 사람이 감히 나를 돌려까서 시험을 하다니, 왕일 때랑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오늘 느끼게 해 주마.’
“물론입니다. 그 아무거나 중에서 제 취향에 부합하는 것도 한두 개쯤 있어야 할 테지만요.” 레이가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제 취향은 포도주가 아니긴 합니다. 이번에 티르윈에 갔을 때도 그 점은 참 좋더라구요. 물론! 고상한 취향이시라 그 거친 양반들이 마시는 술은 좀 안 맞으시겠지만요.”
‘내가 독한 술은 못 마실 거라 생각하고 얕보고 있군. 도발에 넘어가긴 싫지만, 어쩔 수 없군. 오늘 임자 만났다고 생각해라.’
저도 사실 슬픈 얘기도 쓸 줄 압니다.
근데 그냥 좀 유쾌한 장면만 뽑아 봤어요.
왜냐면 내일은 주말이니까요.
하지만 전 연휴가 끝나가고 있어서 슬픕니다.
슬픈 글만 뽑아서 올릴까 하다가 그래도 주말인데! 하고 즐거운 것만 추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