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이 굿즈를 만들면

이런 일이 생긴다

by 마봉 드 포레

나는 똥손이다

이미 여러 번 얘기했지만, 나는 자타공인 똥손이다.


우표도 똑바로 못 붙인다는 최악의 똥손. 일자로 쭉 뜨개질만 하면 완성되는 목도리는 뜨면 뜰수록 케이프(점점 넓어지는 형태)가 되고, 바느질도 삐뚤빼뚤, 하지만 박음질을 하면 손힘은 세서 잘못 박아도 풀기도 힘든, 가사 시험 100점 맞아도 실기에서 다 까먹는 인간.


그런 나 같은 사람도 AI를 사용해서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으니 세상은 정말 판타스틱하다. 원래대로라면 내가 직접 그려야 하는데, 나는 인간은 졸라맨 형태밖에 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캐릭터 스티커 만든 것이 배송이 안 와서 이벤트 굿즈를 발송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다행히도 도착해서 신나는 마음으로 박스 개봉을 해 보았는데...

Aㅏ.....

왜... 여백이 있지?

가장자리에 흰 여백 선이 그대로 남아있는 세라비 캐릭터 스티커들

난 분명히 네모칸 안에 사진을 다 집어넣었는데...

모바일로 작업하면 이렇게 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러 번 확인했는데...


문제는 이게 최소 수량이 각 캐릭터당 000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여백이 있는 잘못 프린트된 스티커가 무려... 0000장이나 있다ㅠㅠㅠㅠㅠㅠㅠ


나야말로 온 집안의 먼지와 머리카락을 다 우리 애들 스티커로 떼고 다녀야 할 판이다. 물론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지만.


다 내다 버리고 새로 제작하고 싶지만. 우리 애들을 쓰레기통이나 재활용 쓰레기장에 버릴 수는 없다. 차라리 동네 초등학교 앞에 가서 나눠주면 나눠줬지. 애들이 "아줌마 이거 뭐예요?"하고 물어보면 "응, 아줌마가 쓰는 웹소설 주인공들이야. 나중에 네이버에서 보면 좋아요 눌러줘~" 그러면 애들이 교실 들어가다가 하나씩 버리고 그러면 운동장이랑 복도 지저분해진다고 수위아저씨가 쫓아 나오겠지.


난 방을 이걸로 도배를 해도 남을 판이다.


괜찮아요 괜찮아... 흰 벽에 붙이면, 가장자리 흰 여백은 티 잘 안 나요...(눈물)


굿즈 발송 완료!

오늘 드디어 그리하여, 굿즈를 발송했다.

편의점 얼음컵 냉장고 위에 쌓인 일곱 개의 택배봉투(뽁뽁이봉투)

스티커는 맛배기로 캐릭터당 한 개씩만 넣어드렸으니 더 원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얘기해 주시면 우편봉투에 넣어서 또 보내드립니다. 뭐 딱히 먼지 뗄 일밖에 쓸 일은 없겠지만, 먼지 뗄 일에는 쓰지 말아 주시구요, 그 용도라면 롤 찍찍이 사시는 게 훨 낫습니다...


이렇게, 1부 완결 이벤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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