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적같은 날이 찾아왔다.

길었던 한 달의 시간 속에 아내는 죽음에서 내 삶의 곁으로 살아돌아왔다.

by 마부자

잔인했던 2월이 지나고, 드디어 3월의 첫 아침이 밝았다. 새 계절이 주는 희망과 설렘이 어쩐지 공기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어제는 밤 11시에 잠들어 아침 6시 30분까지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했다. 이렇게 단단한 잠은 오랜만이었다. 어쩌면 활기차게 시작해야 할, 인생에서 중요한 하루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침을 더 특별하게 만들고자 오늘은 명상의 시간을 조금 더 늘렸다. 평소보다 10분을 더해, 허리를 꼿꼿이 펴고 깊은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이렇게 단순한 행위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숨이 차오르고, 가슴이 막히는 듯한 순간도 있었지만 곧 내 안의 무언가가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숨과 함께 불안과 걱정이 흘러나가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서서히 맑아지는 기분, 그건 아주 오래 기다려온 선물 같은 느낌이었다.

이 3월, 나의 아침은 분명 특별해질 것이다. 날마다 깊은 호흡과 함께 나 자신을 더 들여다볼 시간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렇게 내 안의 평온과 삶의 의지를 다시금 만나고 싶다.

2월 2일, 오전 11시 54분.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의식 없이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고 있다는 아내의 상태를 듣고 병원으로 향하던 그 순간, 그때가 내게는 일종의 경계선 같았다. 삶과 죽음, 희미한 경계 사이에 머물렀던 그 시간들은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정확히 29일. 딱 한 달 만에 아내는 퇴원을 한다. 이토록 다행스러운 날을 맞이할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아침 일찍부터 분주했다. 큰 캐리어와 가방을 챙기며 준비를 하고 있는데, 7시 30분에 아내에게서 톡이 왔다. "준비 다 했으니 얼른 데리러 와요." 아마도 그녀는 나보다 더 간절히 이 순간을 기다렸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을 테니까. 마음 한편이 먹먹해졌다. 내 곁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왔을 그녀를 생각하면 미안함과 고마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나도 서둘러 출발했다. 병원으로 향하는 길 내내, 아직도 어딘가 어색한 이 현실을 곱씹었다. 병실에서의 날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그날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다시 귓가에 울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번엔 그 소리가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게 끝났다는 해방감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들렸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내의 표정은 너무나 밝았다.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문득 깨달았다.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은 단순히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걸어나갈 이 삶 속에서, 더 많은 순간들을 소중히 간직하리라.

마지막 CT 촬영을 마친 아내의 결과가 이상 없다는 담당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은 복잡하게 흔들렸다. 너무나 안도되어 가슴이 쿵쿵 뛰었고, 동시에 그날들이 떠올라 눈물이 차올랐다. 선생님께 "퇴원해도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분의 입술에 입맞춤이라도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선생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말이 그저 고맙고, 감사하고, 존경스러웠다. 아니, 그 순간에는 그 모든 감정이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당분간 집에서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집안일은 손도 대지 말고, 요양하는 마음으로 충분히 쉬셔야 합니다. 산책은 꼭 자주 하셔야 하고요."

선생님의 다정한 조언이 아내에게, 그리고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나는 그저 아내의 손을 꼭 쥔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모든 순간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선생님의 팔을 잡으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 사람을 살려주셔서요. 평생 이 은혜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나의 말에 선생님은 따뜻한 미소로 답해주셨고, 그 미소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날, 2월 2일 아내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실려갔던 순간이 떠올랐다. 흐리멍덩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힘없이 누워 있던 아내의 모습. 그 순간의 공포와 절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그날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정리하고 퇴원을 준비하는 아내의 모습은 그 자체로 기적이었다.

지금 이 순간은 분명 현실이었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따뜻하고, 깨고 싶지 않을 만큼 소중한 순간. 아내가 내 곁에서 웃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무언가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병원을 나서며 스쳐가는 바람마저 다르게 느껴졌다. 아내가 옆에 있다는 것, 그리고 다시 일상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게 얼마나 감사한지. 앞으로 우리는 좀 더 천천히 걸으며, 더 자주 산책하고, 더 많이 웃을 것이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이 시간을, 단단히 붙잡고 살아가기로 했다.

병실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 우리를 돌봐주셨던 간호사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며 인사를 건넸다. 그들의 미소 속에 담긴 배려와 따뜻함을 보며 새삼 고마운 마음이 차올랐다. 짐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퇴원 수속을 밟는 동안에도, 이제야 정말로 끝났다는 실감이 서서히 밀려왔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아내와 내가 함께 짐을 챙기고, 차에 올랐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거는 순간, 아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새차네. 난 이 차 처음 타보는 거 같은데..."

그 말에 나는 웃으려다 웃을 수 없었다. 새 차를 산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내는 그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순간, 기쁨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엄습해 왔다. 아내의 말은 마치 퇴원을 축하하는 평범한 농담 같으면서도, 동시에 가슴 깊숙이 불안을 심어주는 메시지처럼 들렸다.

나는 잠시 운전대를 잡은 손을 놓고 멍하니 앞으로만 바라봤다. 마음이 답답해져 더는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차에서 내려 깊고 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차가운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왔다가 서서히 빠져나가는 동안, 잠시나마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애썼다. 그러나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아내의 첫마디로 인해, 퇴원이라는 기쁨의 순간이 완전히 다른 색깔로 변해버렸다. 그동안 병실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나눈 대화들이 얼마나 작고 단편적이었는지, 그리고 아내의 기억 속에 놓인 공백들이 얼마나 큰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병실 안에서의 아내는 그저 아팠고, 조금씩 회복되길 기다리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닫힌 공간을 벗어나 더 많은 현실과 마주해야 하는 그녀의 상태를 처음으로 직면한 것이다.

나의 기쁨은 그렇게 한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머릿속이 복잡하게 엉켰고, 아내를 위한 보호자로서의 내 역할이 더 커졌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 작은 한마디가 내게 남긴 무게는 너무나 컸다.

다시 차로 돌아와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하게. 나는 차에 타며 조용히 말했다.

"그래, 새 차 같아도 괜찮아. 우리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그렇게 말을 건넸지만, 내 마음은 무거웠다. 앞으로 나아갈 시간들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내와 함께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들까지, 내가 모두 기억하며 살아가기로. 두려움과 기쁨이 함께 얽힌 이 시작을 어떻게든 잘 붙잡아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다른 생각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이 기쁨만을 생각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깊은 숨을 들이쉬고 마음을 추스른 뒤, 다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동안 아내는 창밖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고요히 앉아 있었다. 그 침묵 속에서도 나는 그녀가 무엇을 느끼고 있을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아내의 옆모습을 힐끗 보았다. 새 차가 처음처럼 느껴질 만큼, 아내에게는 그동안 일상이 얼마나 멀게만 느껴졌을까. 나에게는 익숙했던 하루하루의 풍경이 그녀에게는 낯설고 멀어진 시간들이었겠지. 그런 아내를 보며, 문득 일상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스레 깨달았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날. 병원 문을 나섰을 때부터, 낯설게 느껴지는 차 안의 공기와 스치는 거리의 풍경까지. 한때 당연했던 것들이 이제는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낯설지만 그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아내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그 순간,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번에는, 정말로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으리라. 그녀가 잃어버린 시간까지 함께 채워가리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일상이 잔잔한 음악처럼 조용히 흘러가길 바랐다. 따뜻하고 평화롭고, 무엇보다 서로의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삶을.

뒷자리에 앉아 있는 아내를 백미러로 힐끗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병실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지만, 아내의 마음은 여전히 낯선 불안과 긴 여운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수고했어." 조용히 말을 건넸다.

그리고 덧붙였다. "기분은 어때?"

아내는 잠시 고개를 돌리더니, 짧게 대답했다.

"그냥 뭐."

그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한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조차도 믿기지 않았다. 그날, 중환자실의 문이 닫히는 순간을 떠올렸다. 아내를 그곳에 두고 돌아서야 했던 나는 어떻게 버텼을까? 혼자 남겨진 병원 복도에서, 마치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느껴졌던 그때가 생생히 떠올랐다.

"혼자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날 밤 나를 집어삼킨 절망은 이런 생각들로 가득했다. 이렇게는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도대체 뭐가 잘못되어서 그녀가 저곳에 누워 있어야 했던 걸까? 무슨 일을 놓치고, 어떤 순간을 내가 간과했던 걸까? 수많은 질문이 머리를 맴돌며 가슴을 짓누르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차 안에 함께 있다. 비록 그녀의 대답이 무심한 듯 짧아도, 나는 그 말 속에서 작은 안도감을 찾았다. 여전히 그녀는 내 옆에 있다. 그 하나의 사실이 나를 버티게 했다.

뒷자석에서 고개를 돌리고 창밖을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나는 혼자 속삭였다.

"그날이 지나갔어. 이제 우리는 여기 있어."

아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무사히 내 곁에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앞으로는 내가 조금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기다리고, 더 많이 손을 내밀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아내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며 차는 조용히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뭐 먹고 싶어?"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아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고기."

그 대답이 어찌나 기뻤던지, 나는 바로 집 앞 갈빗집에 가자고 제안했다.

흔쾌히 그러자고 답하는 아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미용실에 들러 아내의 머리를 정리해 주기로 했다. 수술하면서 짧게 잘라야 했던 앞머리가 여전히 어색하게 흩날리고 있었고, 혼자 머리를 감는 것도 불편할 것 같아 내가 먼저 권유를 했다.

처음에는 "됐어, 그냥 집에 가자"라며 거절하더니, 딸이 함께 가자고 하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딸의 손을 잡고 미용실로 들어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그 모습조차도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를 정도로 감사했다.

아내와 딸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는 동안, 나는 짐을 챙기며 막내와 함께 퇴원을 축하하는 특별한 저녁을 준비했다. 갈빗집으로 향하며 가족이 함께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한동안은 아마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다시는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 가족 외식의 풍경. 내게는 꿈을 꾸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아내는 생각보다 잘 먹었다. 병원에 있을 때 식사를 두고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벌였던 날들이 떠올랐다. "이걸 꼭 다 먹어야 힘이 난다"며 내가 목소리를 높이던 모습이 문득 부끄러워졌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모양이다. 집에 가서 매일 밥 먹는 문제로 다툴까, 혹시 누워만 지내며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했던 염려들이 천천히 사라져갔다. 오늘의 식탁에서 보인 그녀의 밝은 표정과 건강한 식욕 덕분이었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딸과 함께 퇴원 기념으로 맥주 몇 잔을 나눠 마셨다. 간만에 느껴지는 작은 여유였다. 그리고는 온 가족이 낮잠을 잤다. 무려 5시간이나 되는 긴 낮잠. 피곤과 긴장이 한꺼번에 풀린 탓일까. 내가 이렇게 오래 잔 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다.

저녁은 간단히 중식 배달로 해결했다. 식사를 마친 후, 소파에 앉아 아내와 함께 TV를 봤다. 소파 한쪽에서 고요히 앉아 화면을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또 한 번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 모든 순간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이 다시금 가슴을 저리게 했다. 아내의 건강과 가족이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 이 모든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나는 앞으로 더 많은 기적 같은 날들을 기록하며 살아가리라 다짐했다.

그날 밤, 깊은 잠에 들기 전 나는 혼자 속삭였다.

"고마워, 살아줘서. 우리,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자."

아내를 밤 10시에 재우고 난 뒤, 나는 조용히 거실로 나왔다. 낮잠을 오래 잔 탓인지 좀처럼 잠이 오질 않았다. 하루 종일 마음을 긴장시켰던 탓인지 몸은 무겁고 피곤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무언가 손을 움직여야 할 것 같아 서랍에서 가계부를 꺼냈다. 당분간은 내가 맡아서 관리해야 할 일이기에, 통장에서 나간 금액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명세표를 들여다보며 숫자들을 정리하는 동안 나는 뜻밖의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술값과 유흥비가 눈에 띄게 많았다. 금액 자체가 아깝다는 생각보다, 1월 동안 거의 매일 이어졌던 술자리가 선명히 드러난 것이 나를 멈칫하게 했다. 명세표에 적힌 금액들은 내가 무심히 흘려보낸 시간들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렇게 체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매일 술을 마시며 살았으니, 결국 탈이 날 수밖에 없었겠지. 아내의 몸에 찾아온 변화는 단순히 우연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책과 후회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부터라도 조절해야겠다." 그렇게 결심하며 내 손은 가계부를 정리하는 속도를 조금 더 높였다.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가계부를 닫았다. 침대로 향하며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이 모든 순간들이 혹시 꿈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제발 꿈이 아니길..."

간절히 속으로 기도하며 눈을 감았다. 내일 아침에도 아내가 내 옆에서 자고 있기를. 다시 한 번 눈을 뜰 때에도, 우리가 함께 이 소중한 일상을 마주할 수 있기를.

그렇게 잠자리에 누운 나는 비로소, 하루의 끝에서 새로운 다짐과 함께 깊은 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