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햇살이 이제 제법 따스하게 느껴지는 오후였다. 그러나 바람은 의외로 선선해서 반팔 위로 스치는 공기에 하루의 리듬이 차분히 깃든다.
운동을 쉬기로 해서 자전거 대신 조용한 거실에 앉아 오늘은 한 편의 영상을 마주했다. 나폴레온 힐. 자기계발이라는 장르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나는 오늘 그의 <마지막 수업>을 귀로 읽었다.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바로 마음에 대한 이 권리를 행사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다.
마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간단한 과정을 거치면
어떤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쏟아붓든지
원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이 권리의 행사여부가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중대한 차이를 만들며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자라면
반드시 이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즉, 마음을 완전한 통제하에 두지 않으면
마음에 평화란 존재할 수 없다.
나폴레온 힐 "마지막 수업" 중에서
마음.
우리는 흔히 말한다. “너 마음대로 해.” 그러나 정작 그 말을 들으면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왜 일까? 정말로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도 우리는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마음이 어떤 색깔인지 잘 모른다.
나 또한 그랬다. 그동안 마음을 나의 일부라기 보다 통제해야 할 대상 혹은 외부 환경에 반응하는 감정의 집합쯤으로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마음은 통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주체라는 것을 이 저자는 강하게 말해준다.
마음은 흐름이 아니라 입장이다.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와중에도 내가 서 있을 위치를 결정하는 근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은 단지 감정의 모음이 아니라 ‘결단’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오늘 하루도 무엇을 먼저 할지, 어떤 말에 반응할지, 무엇을 넘기고 무엇에 멈출지의 무수한 선택들로 이루어졌다.
그 모든 사소한 결정 뒤에는 마음의 작동이 있었다. ‘내가’ 선택한 것이라기 보다, 익숙한 방식대로 굴러가는 자동 반응이었다. 만약 마음의 권리를 내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다면나는 오늘을 조금 다르게 살아냈을까?
사실 “마음의 권리를 행사해서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라”는 저자의 말은 처음엔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이 문장을 곱씹으며 '권리'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법이나 도덕에서 어떤 일을 자기 뜻대로 하거나 타인에게 일정한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나 힘.”
이 정의를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권리’라는 단어를 곱씹다 보니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투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슈이면서 매일 듣는 단어다.
투표는 국민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 권리를 직접 행사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나를 바꾸고 싶다면 어떨까.
마음의 평화를 원하고 더 나은 삶을 꿈꾼다면 내 마음을 내 방식대로 선택하고 반응할 수 있는 권리 즉, ‘마음의 권리’ 역시 스스로 행사해야 하지 않을까.
투표는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바뀌지 않듯
마음의 권리도 인식만 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이 투표라면 나를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은 마음을 선택하는 권리를 내가 행사하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비로소 나의 내면은 남이 아닌 나의 손에 있게 된다. 이렇게 해석을 하니 좀 쉽게 이해가 되는 듯 했다.
책 속에서 나오는 “마음을 통제라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기계처럼 살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의 흐름을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는 힘’을 말하는 것 아닐까.
기분이 울적할 땐 그 울적함을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분노가 끓어 오를 땐 그 분노의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자리를 찾는다.
통제란 억압이 아니라 평정심에서 찾아오는 인식이다. 거기서부터 주도권이 생긴다.
나는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이나 내 마음의 권리를 행사했을까. 아니, 마음의 권리를 내가 가진 줄이나 알고 있었을까.
많은 날을 타인의 말과 기대, 혹은 스스로 만든 기준 안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대로 살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내 마음은 나의 것이다. 외부의 탓으로 돌리기엔 마음이란 존재는 너무나도 내 안에 있다.
영상을 마치고 마음이라는 단어가 조금 선명해진 것 같다. 결국 마음은 ‘느낌’이 아니라 ‘선택’인 것이다. 성공이란 마음의 선택에서 비롯되고 평화 또한 마음의 선택을 통해 지속된다.
나는 지금 마음의 권리를 잘 행사하고 있는가. 나는 오늘 어떤 감정 앞에서도 ‘이건 내 마음의 문제다’라고 고백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해 나 스스로 물어본다.
오늘 나는 마음을 이해하려 애썼고 마음을 책임지려 애썼다.
나는 오늘 ‘마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다.
마음은 삶을 바꾸기 위한 나만의 투표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