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라는 단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다.

by 마부자


전형적인 봄날이었다. 햇살은 눈을 찌르지 않았고 공기는 적당히 따뜻했다. 주말 사이 다녀온 예상 밖의 여행은 짧았지만 몸과 마음에 고요한 피로를 남겼다.


그 피로는 월요일 오후까지 이어졌고 나는 무거운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 자전거 위에 올랐다. 창밖의 봄기운과 바람을 곁에 두고 운동을 하며, 한 편의 영상을 재생했다.


하대 작가의 책 <더 마인드>를 소개하는 내용이었고 그 안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행운이나 기회 같은 것을 기대하고
문을 열었을 때 그 뒤에 문제들만
자꾸 만날수도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문제가 생겼다,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보통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기거나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원래 여러분이 지은 목표라는 그 건물,
그 복도의 문뒤에 원래부터 있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문제는 원래 있다는 겁니다.
문제를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당신이 문제를 해결하고 통과할 수 있는
힘이 있기를 원해야 합니다.

하와이 대저택 제공


문제.

처음엔 별다른 감정 없이 그 문장을 흘려들었다. 하지만 문장을 다시 곱씹는 순간 ‘문제’라는 단어에 마음이 붙들렸다. 그 단어가 내게로 들어온 방식이 달랐다.


작가는 말했다. 문제는 생기거나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목표라는 복도를 걸어가다 마주칠 수밖에 없는 문 뒤에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그 말은 나의 오래된 생각을 흔들었다. 나는 늘 문제를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처럼 여겨왔다. 삶의 흐름을 방해하는 이물질처럼.


그래서 문제를 만날 때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는가’라는 반문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그 말에 따르면 문제는 나에게 생긴 것이 아니라, 내가 가려는 방향에 이미 배치되어 있던 필연에 가깝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자, 문제를 대하는 내 감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문제가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통과함으로써만 내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진실이 보였다.


그 문제는 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일종의 관문이었다.


그래서 문제를 피하고 싶다는 욕망은 결국 목표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가 없는 목표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착각할 뿐,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에는 소극적이다.


마치 문제를 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이미 절반은 해결한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알고 있다는 것으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를 직면하는 태도, 해결을 위한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까지 가야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 우리는 그 길 앞에 서서 종종 너무 오래 망설인다. 문제를 피하는 동안 문제는 더 커지고 문제를 외면하는 동안 삶은 더 멀어진다.


어떤 길이든 그 길 위에 문제는 배치되어 있다. 문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기르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다.


그렇다면 그 힘은 어디서 오는가. 아마도 문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출발할 것이다. 문제는 나를 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증명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문제는 불안이 아니라 가능성이 된다.


나는 지금껏 문제를 꺼리는 사람 중 하나였다. 갈등이 생기면 피했고 복잡한 상황이 오면 되도록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 태도는 나를 평화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점점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문제를 피한 만큼 내 세계는 줄어들었고, 그렇게 줄어든 세계 안에서 나는 점점 더 작은 사람이 되어갔다.


이제는 문제가 있는 방향이 곧 내가 가야 할 방향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한다.


그 문제는 나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증표다.

문제가 있다는 건 내가 아직도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문제를 두려워하지 말자. 문제가 있다는 건 내가 여전히 살아 있고 어떤 목표를 향해 걷고 있다는 증거니까.


나는 오늘 ‘문제’라는 단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다.

문제는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목표의 길 위헤 처음부터 준비하는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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