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1.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by 마부자

입원 22일차, 항암 3회, 방사선 치료 14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하루였다. 병실 창밖으로 내리쬐는 햇살은 잔인하리만치 뜨거웠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조차 한낮의 열기를 완전히 가릴 수는 없었다.


몸에 흐르는 링거는 언제나처럼 묵직했고, 몇 시간에 걸쳐 천천히 내 몸으로 들어왔다. 무언가를 맞는다는 건 늘 긴장의 연속이지만, 이젠 그마저도 익숙해졌다. 나도 모르게 무뎌져 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내 마음의 방향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눈을 감고 가만히 호흡을 가다듬을 때, 어제보다 오늘을 조금 더 잘 버텨낸 나 자신에게 말없이 다독여주는 순간이 있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오늘 하루도 고요히 그렇게 지나갔다.


어떤 날은 의미 없이 흐르는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그조차도 나를 지탱해주는 시간이었다는 걸 안다.

어쩌면 이 투병이라는 시간은 단지 몸의 싸움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를 믿고, 감정을 단정하게 접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나 자신과의 조용한 싸움.


그 싸움에서 오늘도 나는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로도, 오늘은 충분히 잘 살아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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