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26일차, 항암 4회, 방사선 치료 18회.
오늘은 바깥 공기조차 화를 낼 듯한 폭염의 날씨였다. 창문 너머로 번지는 햇빛은 보기만 해도 몸을 짓누르는 듯했고 병실 안은 에어컨의 냉기로 겨우 그 열기를 막아내고 있었다.
네 번째 항암주사를 맞고 난 하루. 세 번째 때보다는 확실히 낫다고 느꼈다. 그러나 여전히 몸 속을 천천히 퍼지는 약물의 기운은 내 머리를 둔탁하게 두드리고 속을 은근하게 뒤흔들었다.
이쯤 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두 번째 항암 때도 이런 부작용이 있었을 텐데 왜 그때는 이토록 버겁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생각 끝에 떠오른 건 책이었다. 그땐 글을 읽고 쓰는 일에 마음을 붙잡고 있었으니까. 통증보다 한 문장에 더 집중하고 있었던 것 같다. 괜한 자책이 스쳤다. 내가 그땐 용감했던 걸까 아니면 너무 무심했던 걸까.
하지만 그 자책도 오래 가지는 않았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링거 주사를 맞으며 천천히 하루를 흘려보냈다.
가끔은 이토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걸 병이 나에게 가르쳐주는 중이다. 내일은 또 내일의 몸이 나를 부를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이만큼 견뎌낸 나를 다독이며 그렇게 금요일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