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이라는 단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다.

by 마부자

치유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치료가 끝났다고 안도했지만, 곧 찾아온 상실과 고통은 나에게 새로운 현실을 알려주었다. 나는 여전히 치유의 한가운데에 있다.


때로는 느린 회복이 초조함을 불러오고, 때로는 희미한 통증이 두려움을 불러왔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이 모든 과정을 지나야만 비로소 완치라는 이름의 희망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치유는 기다림 속에서만 자라난다.


다짐.

그리고 그 기다림을 견디게 하는 것은 결국 나의 다짐이다. 나는 다짐한다. 오늘의 고통이 내일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루의 끝에서 쓰러진다 해도, 다음 날 아침 다시 일어나 작은 걸음을 내딛겠다고. 그 걸음이 크지 않아도 괜찮다. 아주 느리고 작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짐이란 내 안의 두려움과 타협하지 않는 선언이고, 내가 스스로에게 맺는 가장 단단한 약속이다.


다짐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안에서 천천히 피어나는 불씨다. 불안과 상실이 몰려올 때마다 꺼져가는 듯하지만, 아주 작은 숨결만으로도 다시 살아난다.


때로는 가족의 따뜻한 손길이 그 불씨를 살리고, 때로는 책 속 한 문장이 그 불씨를 다시 일으킨다. 나는 그 불씨를 소중히 지키며 오늘을 건너가려 한다.


다짐은 나를 고통에서 구해내는 주문이 아니라, 고통을 껴안고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두려움 앞에서 주저앉고 싶을 때, 다짐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기대가 허물어지고 희망이 희미해질 때조차 다짐은 내 안에 남아 있는 마지막 빛으로 나를 비춘다. 다짐은 무너진 내 삶의 잔해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는 나만의 등불이다.


나는 때때로 묻는다. ‘과연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여전히 무겁고, 어떤 날은 답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다짐은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짐은 그저 오늘의 나를 내일로 이어주는 다리일 뿐이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나는 오늘 내 자리에 다리를 놓듯 작은 다짐을 쌓는다.


그것이 이어지고 이어져 언젠가 완치라는 땅에 닿을 것이라 믿는다.


나에게 다짐은 병과의 싸움에서 남은 마지막 무기다. 의사의 처방도, 약의 힘도 닿지 않는 순간에 결국 남아 있는 것은 나의 다짐뿐이다.


다짐은 외부의 손길이 줄 수 없는 내적 선언이다. 그것은 고통을 지우려 하지 않고, 고통을 껴안으며 살아가겠다고 말하는 용기다.


나는 오늘 ‘다짐’이라는 단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다.

다짐은 희망을 붙드는 손이자, 내일의 나를 지금의 나와 이어주는 가장 단단한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