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0.낯선 병실에서 남기는
마지막 일기

by 마부자

입원 52일차, 항암 6회, 방사선 치료 30회. (25.08.12 치료 완료)


늘 눈을 뜨는 시간의 하늘 빛이 어둡다. 그리고 새벽부터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의 결도 이제는 가을이 성큼 다가올 것을 예상이라도 하든 선선하게 다가왔다.


뉴스에서는 아직 낮기온은 아직도 폭염이라고 하는데… 치료가 끝났다는 안도감 때문일 까. 조금은 좋아진 목과 몸의 상태 때문일까.


내일이면 집으로 갈 수 있다는 반가움 때문일까. 명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복합적인 이유들이 부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날씨도 더욱 선선하게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내일 퇴원 수속을 위해 최종 금액 정산을 위해 간호부장과 상담을 했다. 잘 치료 받았고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낸 장소였기에 병원 측과 잘 협의를 하여 상담을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최종 정산문제에서 이견이 생겼고 간호부장과 작은 논쟁을 벌였다. 물론 이 병원이 봉사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나 또한 입원비를 에누리하거나 조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최초 약속한 금액보다 더 많은 치료를 했다며 내민 마지막 청구서는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병원 측에서 최초 약정금액을 잘 못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고, 추가로 치료를 받은 부분은 지불을 해야 한다는 우김에 더 이상 말다툼이 싫어 그들의 요청을 받아주었다.


물론 나 또한 실비보험이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보험회사에서 보존을 받지만 1세대 보험이 아닌 관계로 일정비용을 개인부담 해야 한다.


비용의 부담은 둘째 치더라도 오늘 나를 설득하지 못하고 우기듯 사정하듯 나에게 말하는 간호부장의 얼굴이 너무도 안타까웠다고 할까.


그까짓 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마음이었고 병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이곳에 왔기 때문에 더 이상 그문제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고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를 했다.


저녁을 먹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1차로 짐을 보냈음에도 남은 짐이 이곳 저곳에서 쏟아져 나오듯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부 버릴 것들은 모두 버리고 약들과 의류 그리고 보조모니터를 챙겨 커다란 캐리어를 52일만에 꺼내어 가방을 열고 짐을 챙겨 넣었다.


25년 6월 30일 낯선 병원에서 문을 열었던 푸른색 캐리어를 다시 꺼내었고, 텅텅 비어있던 캐리어 속에 하나 둘 다시 내 짐이 쌓인 모습을 보며 잠시 눈을 감게 되었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52일간의 감정들이 문득 머리속에서 흑백 영사기의 필름처럼 한컷 한컷 상영이 되었다.


그렇게 아마도 평생을 잊지 못할 순간들의 감정과 함께 마지막 짐을 넣고 불룩하게 짐으로 가득찬 캐리어의 문을 닫았다.


이제 다시는 이 병실에서 잠을 이루는 일이 없으리라는 희망과 다짐을 하며 마지막 노트북으로 병실에서 작성하는 마지막 일기를 쓰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한다.

이전 11화08.19.이 지난한 여정을 추억으로 바꾸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