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AI에 글쓰기를 의지했다면 아찔했을 뻔한 순간이었다.
나와의 약속 아침 루틴인 기상, 명상, 목표 쓰기, 읽기, 공감 및 댓글 쓰기 그리고 마지막 일기쓰기까지 계획했던 대로 마무리를 하고 늘 그렇듯 홀로 남은 시간에 커피한잔을 내리고 책상에 앉아 어제와 같은 일상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따분하거나 지루한 감정은 전여 없다. 공감의 개수나 댓글의 개수를 알 수 없는 비공개 채널이기 때문이다.
그냥 나 스스로의 감시 또는 관리의 개념으로 작성하기 시작했던 일기가 어느새 1년 365일 중에 오늘 아침 364일째 일기를 썼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이면 정확히 1년치 일기가 저장되는 셈이다. 생각해보면 정말로 신기한 일이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의 일기를 내가 1년을 쉬지 않고 글을 올렸 다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능력이 되는 순간까지 더 길게, 저 자세히, 더 세심히 작성하려고 굳은 다짐을 한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오십의 태도’를 마무리하고 여느 때와 같이 눈을 잠시 감고 작가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교통사고로 힘들 었던 시기, 남편과의 갈등, 자녀의 목숨이 희생될 수도 있었던 싸움, 등 정말 오싹하고 무서움까지 드는 순간이었지만 그보다 더 큰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더 높이 평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정말 좋았던 점은 작가의 생각이 너무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어 흡사 작가가 옆에서 과외선생님처럼 풀이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솔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긴 글을 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 정말 작가의 삶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감내해야 하는 직업인 것을 알 수 있는 계기를 새기게 되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시간을 보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블로그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초안을 만들고 세부적인 내용을 작성하기 위해 기본을 잡았다. 사실 요즘 블로그 후기를 작성하면서 내 글쓰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챗gpt의 능력을 활용한다. 물론 100%로 챗gpt가 적어준 내용대로 글을 쓸 수는 없다. 아무리 다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용을 설명해도 책과 전혀 다른 내용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서도 가끔은 도저히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 제목과 작가만 써넣으면 정말 훌륭하고 멋진 글이 탄생하는 기분에 사로 잡혀 후기를 썼다 가는 내가 가고자 하는 이 길에 정말 큰 흠집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요청했더니 너무도 자연스럽게 책과는 전혀 다른 서평을 진짜 인 것 마냥 써내려 가는 ai의 능력? 아니 거짓을 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아무리 AI가 판치는 세상이라도 인간이 만든 기계이기 때문에 결국 인간이 AI를 통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것을 통제하지 않고 AI에 의지하기만 한다면 잘못된 정보와 잘못된 지식으로 발생하는 그 피해와 고통 모두를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지 상상을 하게 된다.
이런 순간이면 누구나 영화 한 편이 떠오를 것이다. 나도 그렇듯 머릿속을 스쳐가는 그 영화 ‘터미네이터’가 떠 올랐다. 1984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년전 내가 11살 때 개봉했던 그 영화. 극장에서 보며 상상도 할 수 없는 로봇과 인간의 대결을 그린 그 영화를 이제는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 상황을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화 터미네이터 : 네이버 검색
블로그 후기를 쓰다 너무 멀리 생각이 이어진 것 같다. 다시 블로그 후기로 돌아와 결국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기에 사실 막막했다. 문제는 내가 이 책을 직접 산 것이 아니라 작가에서 선물 받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의무적으로 서평을 작성하기로 해주었는데 AI의 도움 없이 서평을 작성해야 하는 막막함에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오로지 챗GPT에게 의존해서 작성했다면 아마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순간 뭐 혼자 하면 되지 하는 용기 같은 것이 생겼다. 그리고 모든 내용을 챗GPT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작성을 하기 시작했다. 독서를 많이 하다 보면 ‘몰입’이라는 단어를 정말 자주 보게 된다. 난 언제 이런 몰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오늘 나는 완전 몰입의 경지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10시부터 작성한 후기를 오후 3시가 되어야 거의 완성이 되었다. 시간이 그렇게 늦은 지도 몰랐는데 말이다. 보통 12시에 운동을 했는데 그 시간도 놓친 것이다. 90%이상 마무리가 된 후기를 두고 바로 운동복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난 자전거위에 올라타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었다. 그렇게 50분을 땀을 흘렸다.
독서를 하고, 후기를 혼자 작성하고, 운동을 하고 어쩌면 너무도 평범하게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일상인데 운동을 마치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에 물줄기가 내 머리위에 뿌려지는 순간 정수리에서 느껴지는 말 못할 쾌감, 전율, 흥분 등 그 어떤 쾌락의 순간 보다 더 짜릿한 감정을 느꼈다. 성관계에서 느껴지는 사정의 느낌도 이 순간보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을 정도였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할까? 아니다 정말 그 순간 느낌은 그랬다.
짜릿한 쾌락 같은 쾌감을 느끼고 자리에 앉아 마무리를 하고 블로그를 확인해보니 이웃신청이 8명이 있었다. 모두 허락을 하고 보니 어느덧 내 블로그 이웃이 300명이 넘었다. 이 또한 그 어느때보다 짜릿한 순간이다.
블로그를 개설하고 한동안 그냥 관리라는 것 자체를 하지 않았을 때 10명 정도였던 이웃들이 불과 지난 몇 개월만에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벌써 300명이라니… 물론 모두가 내 후기를 읽고 정독을 하시는 분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내 글을 읽고 답글을 달아주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늘고 있다는 것은 체감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처음으로 느낀 쾌감과 쾌락을 좀 더 길게 느껴야 하지만 어느덧 시간이 와이프와 막내가 집에 들어올 시간이라는 알람이 울린다. 마무리를 하고 업로드를 한 이후 바로 저녁을 준비했다. 메뉴는 어제 볼링을 마치고 남은 김밥 세줄을 포장해 왔는데 그 김밥에 계란을 부쳐 먹기로 했다.
계란 4개를 큰 그릇에 넣어 열심히 저어야 한다 최대한 열심히 덩어리가 지지 않도록 거품을 내고 나면 썰어 놓은 김밥을 하나씩 풀어 놓은 계란속에 담근다. 김밥과 계란은 절대로 하나가 되지 안겠다는 것처럼 서로에게 스며들지 않고 김밥의 주위를 감싸기 시작한다. 그 순간 김밥을 덜어 내어 달궈진 프라이팬에 넣으면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노릇한 계란 부침 김밥이 하나 둘씩 그 노란 자태를 드러낸다.
김밥 세줄, 급히 차린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병을 와이프와 비우고 정리를 하고 다시 책상에 앉아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를 작성한다. 오늘 만났던 정은숙작가 덕에 내 일기는 더욱 더 진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으로 나마 정말 감사한 인사를 전하고 싶다.
순간 언젠가 한번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정말 한번 만나서 작가의 아픔과 내 아픔을 나누고 서로의 상처를 위로 받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늘 내 버킷리스트에 한 줄을 추가했다. 정은숙작가와 함께 커피타임 갖으며 대화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