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6.같은 살인, 다른 무게. 그 양형의 기준은..

by 마부자

최근에는 거의 TV 뉴스를 보지 않는다.


매일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고,

주식 시황과 다가오는 지방선거 이야기로 화면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뉴스를 잠시 보는 시간은 아침,

아내가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서는 짧은 순간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나는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이상하게 마음이 끓어오르는 경험을 했다.


되도록이면 일기에는 사건사고나 정치 이야기를 담지 않으려고 한다. 감정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경계하고 싶어서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넘기기가 어려웠다.


뉴스에서는 두 가지 살인사건에 대한 판결을 전하고 있었다.


하나는 금은방에서 주인을 살해한 범인에게 내려진 ‘무기징역’.

그리고 또 하나는 생후 42일 된 자신의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아버지에게 내려진 ‘징역 13년’.


두 사건 모두,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다.

생명을 빼앗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무게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판결의 차이를 이해하려고 머리로는 애써 보았지만, 마음은 쉽게 따라가지 않았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같은 법을 공부하고, 같은 기준을 배웠을 판사들의 판단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나는 법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생각하려 했지만,

쉽게 넘길 수 없었다.


그 생명을 빼앗았다는 사실 앞에서,

나는 그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떤 살인이 더 잔인하고 덜 잔인한지를

굳이 나누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살인은 결국 하나의 생명을 끝내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이미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은 행위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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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기징역과 13년이란 형량의 차이는 분명 존재했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나는 단순히 ‘형이 가볍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이 과연 충분히 공유되고 있는가에 대해 묻고 싶었다.


아마 법은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고려했을 것이다.


초범인지, 반성하고 있는지, 사건의 정황과 상황, 그리고 수많은 기준들.


얼마 전 읽었던 ‘양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죄의 무게를 재고, 그에 맞는 형을 정하는 일.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판결의 모든 맥락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판결 앞에서는 설명보다 먼저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이 있다.


그 감정은 단순한 분노라기보다는,

‘이해하고 싶은데 이해되지 않는 마음’에 더 가까웠다.


우리는 법으로 사회를 유지한다.

그리고 그 법이 공정하다고 믿을 때, 그 사회는 안정된다.


하지만 그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

사람들은 사건 자체보다도 ‘판단의 기준’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판결일수록,

언론이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단순히 결과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판단이 내려졌는지,

그 기준과 배경을 함께 설명해주었다면

나 같은 사람의 혼란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오늘의 뉴스는 사건보다도

그 뒤에 남겨진 질문을 더 크게 남겼다.


나는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판단을 누군가에게 맡기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판단이 옳다고 믿고 싶어 한다.


아마 오늘의 불편함은

그 믿음이 완전히 깨진 것이 아니라,

조금 흔들렸기 때문에 생긴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분노를 남기기보다는

하나의 질문을 남겨두기로 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이 기준은,

과연 모두에게 납득될 수 있는 기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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