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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드씨 Apr 18. 2016

영맨과 떠나는 고물=보물찾기

본격 호이안 1

다낭에서 호이안은 한시간 반 남짓한 거리.

가벼운 여행의 스타트였다.

멀지 않은 곳이라 택시를 타기로 했다.

어릴때의 여행에서는 생각해보지 못한 호사였다. 또한 일하는 어른으로서 바쁜 일정으로 달려야 하는 필요의 선택이었다.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여행, 그것도 여행의 다채로움 일 것이다.


영맨은 아침 산책을 나가더니,

바닷가에서 친구를 사귀었다며 택시기사를 데려왔다. 그 택시 기사는 아주 유쾌한 젊은친구 였는데, 덕분에 호이안으로 가는 내내 우리는 즐거웠다. 영맨은 여행기간 동안 거래의 상대를 고를때 첫눈에 적당한지 아닌지를 가려냈는데, 그 선택의 적절함이 놀라웠다. 반면에 내 선택의 결과는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다.

영맨은 기본적인 영어 단어의 나열과 바디랭기지. 그리고 중간중간 한국말도 섞어 말하며 베트남인들과 대화했다.

그에 비하면 내 영어회화는 비교적 훌륭한 편이었고, 꼼꼼하게 내 의견을 전달했지만 결과는 일반적인 수준을 넘지 못했다. 여행내내 영맨은 현지인과 웃고 친구가 되었다. 그는 사람들을 믿고 마음을 열었다. 그건 내가 가지지 못한 앵맨의 놀라운 재능이었다. 다시 또 그와 여행을 간다면 난 좀 더 그를 닮고 싶다.  

호이안 숙소

호이안의 숙소는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호스텔이었다. 남자 넷이 한방에 옹기종기 묶었다.

아담한 정원이 딸린 작고 예쁜 공간이었다.


호이안에서 보낼 시간은 1박2일.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출발한 우리는 몹시 배가 고팠기 때문에 서둘러 짐을 풀고 호이안의 옛거리로 향해 걸었다.

호스텔의 주인은 복사한 A4사이즈의 지도에 맛집들을 표시하며 길을 설명해 주었다.


지도를 잡은 길잡이는 중2 동하. 마치 이승기가 짐꾼과 길찾기를 하듯이 가장 어린 동하가 그 역할을 맞았다.

비록 배낭여행은 처음인 그 였지만. 

동하는 열여섯 이팔청춘의 기민한 안테나를 세웠다.

베트남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반미'

그러나... 지도와 현재 우리의 위치를 매칭 시키는게 쉽지 않아 헤맸다. 게다가 내가 켠 구글지도가  오히려 더 헷갈리게 만들어 버렸다.


영맨은 가다보면 뭐든 나오겠지.
딩가딩가 이런 느낌으로 가벼운 발검음


나에 구글지도 테러에도 동하의 젊고 기민한 안테나는 호스텔 주인이 알려준  반미 맛집을 찾아냈다.  과연 유명한 곳 답게 줄을 서서 주문을 했고 가게 곳곳에는 여행자들이 남기고간 메모와 사진들이 있었다.

나는 이 '반미'라는 베트남식 샌드위치가 마음에 들었는데 일행들은 별로 였는가 보다. 이 후에 아무도 반미를 다시 먹자는 말을 안하더라.

지금 이 글을 쓰는 서울집 동네에도 유명한 반미집이 있는데, 내일 점심에 사서 다시 줘봐야지. 반미가 별로인건가 베트남 그 집이 별로였던건가?
반미집에 남긴 여행자들의 흔적

'반미'로 허기를 채울 수 없던 네 남자는 다음 맛집을 찾아 가기로 했다. 사실 나는 다음 음식에 대한 목적없이 셋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 걸었지만,

그들은 베트남식 꼬치를 먹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었던 듯 싶다.

이후에도 길이길이 언급했던 최고의 맛

어른 셋은 베트남 로컬비어를 곁들였고.

동하는 사이다를 선택했다.

동남아를 여행하며 먹는 점심에 있어서 맥주는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이었으나, 중2 동하는 이제부터 주구장창 사이다를 먹게 될 것을 아직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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