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중력

by Macaron

난 세상 모든 것은 유형이든 무형이든 무게가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다.

그렇기에 중력의 영향을 받는 지구에서 내 무게만큼 땅은 나를 끌어 당기고

나는 그 끌림에 붙들려 땅에 발을 붙이고 살고 있다.

땅을 거스를 수 없는 나는 땅의 자식.


사랑한다 믿었던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받고 그가 나에게 던지듯 돌려준 내 심장은 바닥을 뒹굴고

울며 뜯어낸 그 사람이 준 마음은 허공에 던지는 순간 먼 하늘로 날아올라 버렸다.


애초의 네가 준 마음은 중력조차 어찌할 수 없는, 실체조차 없는 가벼움이었던 것이구나.

땅에 뒹굴어 흙투성이가 된 심장을 주워 들었다. 다행히 팔딱팔딱 뛰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내게 주었던 마음과는 달리 이 녀석은 던져진 순간 하늘이 아닌 땅으로 주저앉았다.


그랬구나. 너의 마음에는 무게가 없었고 나의 마음에는 무게가 있었구나.

너의 마음은 하늘의 자식, 내 마음은 땅의 자식.

그래, 난 땅의 자식이다.

바닥에 뒹굴어 비참해 보여도 하늘을 날아가 구름과 벗 삼는 너보다 단단하고 당당하다.

이별을 통보받았음에도 묘한 안도감이 서렸다.


비록 내가 바닥에 있을지라도 내 두 발을 지지할 수 있는 그 대지는

생명을 움틔우고 봄을 불러오는 위대한 나의 어미다.

땅에는 생명이 있고 안정이 있으며 견고함이 있다.

나는 단단히 이 땅에 뿌리내리고 울창한 가지로 하늘을 수 놓으며 생명력을 뽐낼 것이다.


땅에 살면 어떻고 땅의 자식이면 어떠한가.

내 마음이 바닥취급을 받는다 하여도 진실함과 진중함의 무게만큼은 떳떳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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