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여유 따위 없었다.
내 마음이 허덕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 마음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그게 무슨 이야기인지 모른다는 것이 함정이었다.
그 수수께끼를 풀어내려고 심연하게 책을 읽고, 노래를 들었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면 혹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말을 고르고 골라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런 나의 기대는 무참히 깨지기 일쑤였다.
나는 아마 마음이 그토록 괴로웠던 날에는
“야, 내가 그것으로 널 뭐라 할 것 같니.
그런 생각 잠깐 하지 말고
곱창이나 먹으러 가자.
먹다가 눈물이 나면 펑펑 울자.
그러다가 상추가 떨어지면 이모한테 말하면 되고,
배가 부르면 계산하고 나오자.
그날 하루로 족하지 않으면
그다음엔 북한산에 올라가자.
하산한 다음에는 국밥집에서 섞박지랑 두둑이 먹고
그다음에는 사우나를 가자.
산에 올라가는 내내 등신 같은 생각 하든지 말든지
산 위에서 소리를 치든지 말든지
네 맘대로 해.
그다음엔 노래방에 가도 되고, 하염없이 마음이 쳐져도 돼.
잊으려면 그 생각 그만해야 돼,
이제는 힘을 내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 만나지,
공부도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지,
그런 소리 따위는 입밖에도 내지 않을 테니.”
모두들 사는 것이 바쁜 모양이다.
모두들 자기의 마음쯤은 자기가 챙기겠거니 하고
아득한 마음을 붙잡고 사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