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by 마침내




어린 시절,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매일 만나 함께 했던 친구는 남편과 훌쩍 커버린 아이와 함께 살아갈 내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20대 청춘에 만나 그 시절을 나누었던 선배는 정년 퇴임을 이야기한다. 어느덧 우린 무언가를 정리하는 시간을 이야기하는 나이가 되었다.


곁에 있는 사람이 달라지면서 각자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달라졌다. 사는 모양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인연은 오래 만난 대로 그 맛이 있다. 언제나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나는 듯한 편안함이 있다. 만나지 못했던 시간이 우리 사이를 어색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함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안부를 전하고 각자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세상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한 미지수를 이야기한다. 그러는 사이 예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며 나이만큼 성숙해진 쓸쓸함과 외로움을 전달받기도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살면서 각자의 몫이 된 인생의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이 사람의 향기가 되고 분위기가 되면서 한 사람으로 성숙해진다. 친구와 선배에게서 좋은 향기가 났다. 내게서 느껴지는 향기가 어떤지 나는 알 수 없지만, 남은 시간을 살면서 은은하고 우아한 향기가 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익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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