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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샐러리맨 Oct 28. 2022

법 없이도 살 사람

보행자로와, 우측통행을 준수하자

법 없이도 살 사람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주인공 잭 스패로우의 아버지 캡틴 에드워드 티그. (록그룹 롤링 스톤즈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 분. 사실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는 조니 뎁이 키스 리처드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함).


에드워드 티그는 어마어마한 카리스마로 세상의 끝에서 편에서 잠깐 동안의 등장만으로 시선을 강탈해 버리는 해적중의 해적이다. 아내가 죽자 그 해골을 목걸이로 만들어서 걸고 다니는 엽기적인 남편인데,

몇 안 되는 그의 대사 중 임팩트 있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코드(법전)`는 지켜져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평화와 질서를 위해 합의된 룰이 지켜져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각자가 가진 힘들은 나름대로 `나`를 지키기 위한 것인데, 이것이 역시 남을 해칠 수도 있다.


조폭은 문신과 연장

부자는 돈

정치인은 권력

군인은 절대적 무력

경찰과 검사는 수사권, 기소권


만약 룰이 지켜지지 않고 각자 가진 힘으로 자신들만의 잇권을 향한 질주가 심하여 어느 특정 집단이 룰을 안 지키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조폭이 총칼 들고 설치는 사회 : 남미의 여러 국가를 보면 된다.

군인이 다시 탱크를 서울 한복판으로 몰고 오고, 민간인을 때려 잡는 사태

중국의 천안문사태

기타 재심으로 뒤집혔던 여러 건들

조작된 간첩단 사건들

전관예우, 유전무죄 등의 회자되는 단어들이 어느 정도 자기 합리화/만성화 되어 있는 우리 사회도 그리 룰이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대부분의 회사는 사규를 제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취업규칙을 기본으로 하여 상벌규정, 복리후생규정, 급여 규정 등 임직원들이 꼭 알아야 할 규정들을 담고 있는데, 정작 직원들은 이러한 규정들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조직이 큰 회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저런 인사 관련 일들이 발생한다. 좋은 일이라면 처리하기도 산뜻하고, 서로가 즐거운 경우인데, 불행히도 인사부서장이 처리해야 할 일들은 대부분 안 좋은 일들이다.


횡령 사건

성희롱 사건

하극상 관련 건

만성적인 저성과자

폭력적인 상사

산업재해와 개인 재해와의 경계

기타 다양한 사규 위반 사건들


평범하게 일만 하는 직원들이라면 이런 일로 인사부서장을 볼 일이 없겠지만, 회사원들은 매우 다양하여 수많은 건들을 처리해 오면서 들던 생각은 바로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성실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법이 굳이 필요치 않다.

잘 잡혀진 `균형된 상식` 이라는 기준으로 어떤 일이라도 사규를 굳이 읽어 보지 않더라도 이를 위반 할 일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룰을 연구하여 인사부서를 역공격하기도 한다.

빈틈을 찾아 수많은 잔머리들을 동원하기도 한다.

본인 말실수는 쉽게 말바꾸기를 하고, 인사부서나 매니저의 말실수는 공식화하려 든다.

회사는 그만 두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이런 류의 직원들은 녹음을 할 것이라는 것을 가정하고 면담에 임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인사부서장으로서 법 없이도 살 사람을 존경한다.

나는 오늘도 사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룰(사규든, 헌법이든)을 안 지키면,
캐리비안의 해적만도 못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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