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샐러리맨 Nov 08. 2022

회의(會議)로 인한 회의(懷疑)

회의를 줄이자

회의(會議) 때문에 생기는 회의(懷疑)


회사 생활은 어찌 보면 회의의 연속이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회의는 점점 더 많아진다. 부장급 이상, 팀장 혹은 부서장이 되면 이제는 회의 일정을 마련하기가 어려울 지경이 된다. 하루 평균 6개 정도의 회의에 정말로 뛰어다니면서 회의에 참석한 경험도 있다. 점심을 같이 하면서 하는 회의(working lunch)는 당시 거의 기본이었다.

회의 한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사실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금액이 나온다. 대표이사가 주관한 10명의 2시간짜리 임원급 회의를 돈으로 환산해 보자. 연간 인건비를 편하게 15억 정도로 계산하면 2시간의 가치는 백만원을 훌쩍 넘긴다.


무수한 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이러다가 일은 언제 하나, 일할 시간은 없고, 회의를 통해 맨 숙제만 생기네 하고 `회의(會議)때문에 회의(懷疑)를 품는 분`들이 한둘이 아니다.

농담반조로 회의를 줄이기 위한 회의를 하자는 얘기도 나오는데, 실제로 회의를 줄이기 위해 회의를 한 회사들은 의외로 많다.


회의를 하다 보면 여러 군상들의 다양한 개성들이 표출된다.

군기 잡는 사람 (아직도 의외로 많다.)

거두절미하고 결론으로 직진하는 돌직구형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라서라도 나 혼자 떠들고 싶은 사람

회의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 나와서 뒷소리 하는 사람

내 생각과 다르다고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사람

회의의 주제도 파악하지 않고 오는 사람

부서간 애매한 업무 문제로 회의하는데, 위압적으로 직급을 내세우는 사람

회의시간보다는 끝나고 더 활기찬 사람(회식 등 기대)

꼭 남의 발표자료에서 하자를 잡아내고야 말겠다는, 그래서 나는 스마트 하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실행력은 제로인 잔머리 대마왕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가급적 참석을 안 하는 사람

회의시간에 이메일 등 보고 딴 짓 하다가 다시 물어보는 사람


사실 회의의 성격도 다양하여 이에 맞게 회의체를 운영해야 함이 기본인데, 이런 것은 별로 신경 안 쓰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일정 조정 회의

단순한 부서 내 주간회의

아이디어 도출 회의

문제점 파악 및 해결 방안 도출 회의

부서간 업무 조정 회의

주제가 명확한 프로젝트 관련 회의


한편 회사들은 어떻게든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고심한다.

발언권 제한을 위해 모래시계 활용

아예 회의실 의자를 없애서 서서 회의를 하도록 하는 회사

회의록 양식을 만들어서 착착 진행이 빠르게 되도록 하는 회사

1주일간의 회사 내 모든 회의를 조사하여 꼭 필요한 회의만 하도록 정하는 회사



가장 비효율적인 회의는, 직급도 높고, 성격도 급하고, 목소리마저 큰 몇 분이 회의를 주도하게 되면 아예 직급이 낮은 참석자들은 발언의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묻힐 가능성이 높다. 그래 놓고 나서 나중에 조심스럽게 얘기하면, 그걸 왜 회의시간에 얘기 안하고 이제 하느냐고 또 고성으로 역정을 들을 수도 있다.


효율적인 토론문화를 위해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들의 현명했던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출처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류시화)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부족회의를 열 때 `말하는 지팡이`를 사용했다. 말하는 지팡이는 나무를 깎아 만든 것으로, 정당하고 진실되게 말하는 것의 상징이었다. 부족회의에서는 말하는 지팡이를 손에 든 사람만이 말 할 권리가 있었다.
그 정해진 물건을 손에 든 사람은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주어졌으며, 누구도 그에게서 그 권리를 빼앗거나 그를 모욕할 수 없었다.
그가 말하는 지팡이를 손에 잡고 있는 동안은 오직 그만이 말을 할 수 있었다.


우리 나라 국회에 꼭 도입하고 싶은 제도이다.

작가의 이전글 선수의 면접 실패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