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즐거움
200일 X 9시간 X 30년 = 54,000시간
54,000시간 = 3,240,000 분 = 194,400,000 초
일단 월급날이 행복할 듯 하지만, 월급이야 통장으로 숫자로만 들어가 버리고, 이 숫자들은 바로이곳 저곳으로 슝슝 빠져 나가는게 일상이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는데, 적어도 급여 지급을 책임지는 인사부서장인 나에게는 별로 감흥이 없다. 오히려 인사부서는 혹여 오류가 있을까 스트레스가 있는 날이다. 성과급 등 일반 월급 이외의 것이 지급되는 날은 계산 오류 우려, 형평성에 대한 항의 우려 등으로 스트레스가 더해진다.
워크숍은 나름 재미도 있고, 지나고 나면 유익하다. 잘 몰랐던 동료들과 단시간에 굉장히 친해 질수 있는 계기가 되고, 워크샵 내용상 유익한 교육들이 수반되며, 통상 액티비티들(서바이벌 게임등등)을 끼어 넣기 때문에 워크숍은 나름 재미 있었다. (물론 내가 준비하지 않는, 순수한 참석자일 때이다.)
끝나고 동료들과 술 한 잔 : 사실 가장 흔하고 쉬운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물론 술을 좋아해야 하는데, 다행히도(?) 나는 술을 굉장히 좋아한다. 상사가 먹자고 한 게 아닌, 자발적인 술 모임은 재미가 있다. 뒷담화의 향연, 서로 피곤한 사람 끼리끼리 위로 등등을 거쳐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약간의 위안도 삼는다.
동호회 : 그래도 같은 취미를 회사 돈으로 할 수 있어서 즐겁다. 서로 친해질 수 있고, 끝나고 술 한잔 자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각종 행사들 :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인사부서에게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다. 단체 행사 특성상 80%의 인원만 만족하면, 혹은 대표이사 등 주요 매니저 분들이 대성공이라고 스스로 위안하지만, 30여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겪은 스트레스는 상당히 심한 편이다. 모든 사람의 구미에 맞추기도 그렇고, 자잘하게 확인할 사항은 왜이리 많은지, 원하는 건 왜이리 다양한지 등등 아무리 작은 행사라 하더라도 준비부터 끝날 때까지 방심 못하는 게 행사다. 모두들 인사부서만 쳐다보고 있을 확률이 높으며, 자발적으로 도와주길 기대하면 오산이다. 음식, 술, 행사 순서, 시간 등등 모든 것이 적절하지 않으면 고생 엄청 하고서도 두고 두고 욕만 먹는다. 적어도 다음 행사연도까지 1년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어려운 행사를 잘 끝내고 나면 후련한 감은 있다. 성공적이었다, 고생했다 등등 들으면 나름 보람과 즐거움도 있다.
교육: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사외교육이든, 직무교육이든 좋아한다. 내가 모르는 지식을 압축하여 전달해 주는 과정이 교육이기에, 강사의 자질과 역량에 따라 만족도는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교육은 즐겁다기보다는 보람차다. 인사부서 특성상 다양하고 수많은 교육을 두루 섭렵하여 온 결과, 이력서의 한 면을 교육으로만 꽉 채울 정도는 된다. 해외에서의 교육은 교육 전후로 시간을 내어 간단한 해외 여행도 즐길 수가 있어서 매우 좋은 기억이 있다. (교육시간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는 별개의 문제이다.)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로 인해 이런 해외 교육, 출장 등 없었는데, 앞으로는 거의 없어질 판이라서 후배들은 이러한 즐거움은 누리기 어렵게 될 듯 하다. 온라인 교육의 발달로 인해 굳이 면대면으로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기타 어려운 프로젝트를 마치고, 중요한 보고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등등 끝나고 후련한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 많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