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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샐러리맨 Dec 12. 2022

주 4일 근무

직장에서의 집중력

주 5일 근무와 주 4일 근무


우리나라의 기업과 직장인들에겐 암흑기였던 IMF 시절이 끝나갈 즈음에는 수많은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 상륙했고, 나도 2000년 1월 1일부로 다행(?)스럽게 그 중의 한 외국계 기업에 취업이 되어 날 듯이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더 기분이 좋았던 것은, 입사한 외국계 기업은 그때에도 이미 주 5일 근무를 시작하였던 점이다. 단순하게 주 5일 근무만 해도 너무 좋은데, 다른 대다수의 기업들이 토요일 오전에 근무할 때 우리는 토요일마다 놀던 꿀 같은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최근에는 주 4일 근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것 역시 외국이 시발점이며, 이미 상당히 많은 나라들과 기업들이 시행중이거나, 도입 검토중이라고 한다.


주 5일 VS. 주 4일

당연히 근로자들은 주 4일 편이다. 임원들도 겉으로는 회사편인 듯 해도 결국 마음 속은 주 4일 편이다.

근로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어차피 시간제 근로자가 아닌 바(주로 사무직군)에야, 본인이 할 업무는 정해져 있다.

이는 주 5일 근무든 주 4일이든 줄어들지 않는다.

주 4일이면 소모품비, 전기료, 유틸리티 등의 비용도 주 5일보다 감소된다.

사기 진작으로 인한 이직률 감소효과는 상상 이상의 큰 장점이다.

만약 output 이 똑같다는 가정이면 기업 입장에서도 주 4일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기업주들은 생각이 다르다.

주 5일만 해도 근로단절(토,일)로 인해 회사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주 4일로 가게 되면 회사 업무가 뒷전이 될 것이다.

이미 한국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수많은 공휴일이 있고, 여기에 연차휴가/여름휴가 등의 휴일이 많아서 만약 주 4일로 가게 되면 휴일이 절반이 될 것이다.

어쨌거나 출근하여 일하는 것이 출근을 안 하는 것보다 이런 저런 보이지 않는 업무효과가 크다. (팀웍, communication 등등)

즉, 어떤 이유를 대든 output 이 같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위 두 가지 입장을 놓고 가만히 살펴보면 결국 귀결되는 문제는 output 이다.


그렇다면, 학자들과 기업주들은 주 5일과 주 4일을 놓고 output 이 어떻게 되는지 심도있는 연구 및 논의가 필요한데, 지금 상황은 가장 중요한 factor는 무시한 채 선입견 등에 입각한 주장만 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다. 하루 출근하여 8시간 내내 집중력을 발휘하길 기대하는 기업주가 있다면,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말한다.

집중 정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구분하여 생각해 보자.

굉장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간 : 대표이사와 회의, 중요한 계약, 행사 주관 등

적당한 집중 : 통상적인 회의 및 업무

반정도만 집중 : 숙달되어 있고 단순 반복적인 업무

거의 집중 안 함 : 딴 생각, 멍 때리기, 인터넷 서핑 등등


회사 업무 및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30여년간 인사부서로서 직원들과 일해본 경험상 굉장한 집중력은 하루 2시간 이상 힘들다. 이게 과다하게 되면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부작용들이 나타난다. 이제는 익숙한 번아웃 현상이 대표적이다. 퇴직자마다 면담(Exit interview)을 하고 있는데, 이직의 상당한 이유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번아웃 증후군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6시간 혹은 야근 포함 8시간은 어떻게 사용될까?

적당한 집중이 2~4시간 있을 것이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2~4시간의 대충 집중 혹은 거의 집중을 안 하는 시간으로 때운다. 거의 집중을 안 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요즘에 새로이 화두가 되고 있는 또 다른 현상인 보어아웃(Bore-out) 증후군이 문제가 된다.

근무시간이 줄어들 경우 번아웃 혹은 보어 아웃 증후군은 현저하게 감소될 것이다.


집중력과 관련하여 생각나는 영화의 한 장면이 있다.

영화는 쉰들러 리스트

- 독일군 악질 고위 장교(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유태인을 표적으로 아침 운동 삼아 총질을 하는 것이 취미인)가 군수제품 공장을 방문한다.

- 한 노인분이 열심히 군수 관련 부품 제작 작업을 하고 있다.

- 악질 장교가 한번 빨리 해보라고 한다.

- 노인분은 좀 무리하면서 열심히 한다.

- 악질 장교는 더 빨리 해보라고 압박한다.

- 노인분은 죽기 직전까지 숨을 몰아 쉬며 빨리 제작한다.

- 악질 장교는 그 노인의 `평소 생산량`과,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여 생산한 생산량`을 비교하면서 왜 차이가 크냐고 노인의 머리에 권총을 발사한다. (다행히 권총이 고장이라서) 총알이 나가지는 않아서 영화에서 노인은 살아남았다.


이는 마치 100미터 기록을 마라톤 기록에 비유하면서 42km를 왜 100미터 속도로 계속 못 뛰느냐는 격이다. 100미터를 10초로 잡으면 42km는 4,200초 즉 70분이면 주파가 가능하다.


만약 회사원들이 8시간 내내 회사 업무에만 고도로 집중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마라톤을 70분에 주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주 5일과 주 4일, output의 문제이다.

참고로, 우리 나라에서 주 5일제가 시행된 것은 기업체 규모별로 다르지만, 100인 이상의 사업장이 의무화 된 2006년 7월이었고, 주 5일제가 되었다고 기업의 생산성이 저하되었다는 연구결과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대세는 주 4일 근무로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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