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동선이 바뀐다. 그러면 자연히 기상 및 취침시간이 바뀌고 신체 사이클 전체가 바뀌게 된다. 낮에 졸음이 오기 일쑤이고, 아침에 일어나기 정말 싫어진다.
입사하자마자 등록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새 컴퓨터, 회사 인트라넷 등록, 결재권자 설정, 부서별 인트라넷 시스템 적응 등등 새로운 업무들이 켜켜이 기다린다. 신입직원 교육 및 부서별 인사, 전입 식사 등등 일주일 정도는 낯선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MBTI 중 강한 E와 F 경향인 나도 스트레스가 심한 편인데, 아마도 I 와 T형의 경우 좀더 심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업무도 일부 변경되니 새로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세상에 똑같은 회사, 똑같은 업무란 없다. 업무 범위, 협조사항, 전결 범위 등 모두 다르다.
동호회도 바뀌니 취미도 바뀌어야 할 수 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동호회의 재미(돈도 안들고, 좋은 사람들과 즐기고, 업무 협조도 덤이다.)가 생각보다 쏠쏠한데 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
혹여 출퇴근 여건상 이사라도 하게 되는 날에는,, 내 일상은 물론이고, 가족 모두의 일상이 위처럼 바뀐다. 학교 전학은 물론이고, 집을 사고 팔거나 전세 일정 조정 등의 단계가 필요한데, 이사 일정과 좋은 집이 매치 안될 경우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가 가족 전체를 괴롭힌다. 아이들이 중학생 이상이 되면 전학 반대 여론에 이사는 불가능하게 되니 출퇴근 동선이 매우 길어질 수 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스트레스는 같이 일할 사람들이 모두 바뀌니 현재 상태로 나만 외톨이다. 누구 성향이 어떤지 모르니 눈치작전의 스트레스가 최소 두달은 간다. 회사인간들이 나한테 잘해줄 확률보다, 골탕 먹이거나 나를 깎아내릴 기회를 보는 인간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직장생활은 정글과 같다. 내가 평가를 잘 받으려면 옆 동료 누군가는 잘못 받아야 한다. 새로 입사한 직원에게 나이스하지 않을 확률이 더 높은 이유다.
그외 소소한 것들로 드레스코드(복장 규정) 및 회사 문화가 회사별로 다른 경우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개발한 점심 저녁 맛집도 포기해야 한다.
직원이 이직할때는 이 모든 반대급부를 감수하고 이직을 결심했다는 것이므로 지금의 회사생활이 스트레스를 어마어마하게 주고 있다는 것이 된다. 혹은 이 모든 반대급부를 상쇄할 만한 더 큰 보상을 제안 받았을 수 있다.
인사업무 30년 동안 단순히 돈 하나 만으로 이직하는 경우를 본 적은 거의 드물었다. 대부분 돈+업무 혹은 돈+인간관계 이슈가 복합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므로 이직을 예방하려는 인사담당들은 이를 복합적으로 잘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