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해킹

불법과 무능. 그리고 거짓말.

by Mackenzie Oh

언제부터였을까요. 아마 반년 전쯤?

아마 그때 이후로는 웬만한 소식은 뉴스에서 메인으로 다뤄지지 않습니다. 매일 터져 나오는 각종 폭로와 새롭게 일어나는 사고들. 지금의 상황보다 더 심각한 시대도 있었을지언정, 지금보다 더 다이내믹한 시대는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매일 터지는 뉴스 한건 한건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뉴스 프로그램의 첫 번째 기사는 앞으로의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지을 순간들에 대한 뉴스로 장식됩니다.

그 뉴스들은 외면하자니 너무 중요한 정보이고, 그렇다고 계속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한숨이 나오는 건, 비단 저뿐만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 나라에서는 이런 큰 뉴스가 매일 생겨날까요?

어떤 날은, 대형 뉴스가 초대형 뉴스에 묻히기도 합니다.


이런 뉴스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우리의 주목을 끄는 뉴스들이 있습니다. 메인 뉴스만큼 중요하진 않을지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그것은 일부 유명인들의 막말과 기행입니다. 그 짓거리 하나하나가 입을 다물 수 없게 합니다. 그중에서도 뉴스에 소개될 정도의 것들은 정말이지 후안무치하기 이를 데 없고, 일반인의 이해 범주를 벗어난 것들입니다. 특정한 사건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문제가 될 때도 있고, 그들 개인의 문제가 화제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들을 보고 대중들은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저래도 되나?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하지?
상식이 없나?


그들에게 일부 공감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위와 같이 생각할 것입니다. 그들은 왜 이런 짓을 할까요? 왜 그런 말을 할까요?

아마 제 생각에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그래도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그들은 그래도 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대중들이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며칠 지나면 사라질 비난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연예인들은 그 비난을 좀 더 무서워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유명인들 중에 연예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좀 더 범위를 확장해 볼까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들.

뇌물, 불법 거래, 막말 등.

그들은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정말?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법과 도덕에 무지해서 그런 행동을 한다고요?

아닙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들은 그렇게 해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힘으로, 혹은 주변의 도움으로 인해, 나는 이렇게 거침없이 살아도 괜찮다는 의식이 밑바닥부터 깔려있는 것입니다.

법이 있는데, 그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너무 순진한 것입니다.

법이 있다고 해도, 설령 수사를 받는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들은.

결코 익숙해져선 안 되는 이런 상황에, 우리는 점점 무덤덤해져가고 있습니다. 의례, 그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난 몇 년간.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이런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적인 지위를 고려하여, 대놓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특정한 대상을 지칭해서 말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중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각종 말과 행동을 통한 메시지는 점점 더 노골적이고, 거침없고, 선명해집니다.

바로 이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가끔씩 이런 뉴스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부분이 이런 뉴스를 접하면 눈살을 찌푸리곤 하죠.

절박한 사람들의 삭발, 단식, 농성, 집회 등의 뉴스 말입니다. 이런 뉴스에 대한 보통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쓸데없이 머리는 왜 자르는 거예요?
단식해서 굶어 죽든 말든 누가 신경이나 쓴답니까?
집회 같은데 나와서 뭘 하자는 건가요? 가뜩이나 차도 막히는데...
100명이 나오나 101명이 나오나 머릿수 하나 차이인데, 뭐 하러 나오라는 겁니까?
먹고살만한가 보네. 저런데도 나가고.


이들은 왜 이런 선택을 할까요? 그들의 그런 행동을 지지해 주는 사람도 별로 없고, 각종 비난과 조롱에 시달릴뿐인데 말이죠. 어떤 때는 사회에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영웅적인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건가요?

아닙니다.

그들의 그러는 이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라고 그것이 별 의미가 없는 짓이라는 것을 모를까요? 그런다고 세상에 달라질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모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기 때문에. 눈에선 눈물이 나고, 속에서 천불이 나는 데도,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까요? 대한민국에는 마땅히 법이 있는데 말이죠.

대한민국에는 경찰이 있고, 검찰이 있고, 국회의원도 있고, 판사도 있는데.

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저 사람들은 멀쩡한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왜 저런 행동을 해서 나라를 혼란스럽게 할까요?

저는 이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의아해서,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것이 의아해서, 조금만 더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무력한 상황에 내몰리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해킹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이 민주주의는 지금 해킹당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들도 조심스럽게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법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자들이, 그 허점을 파고들어 민주주의를 철저히 농락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득을 챙기고, 세력을 확장하고, 권력을 차지합니다. 이 부패한 카르텔은 민주주의를 해킹해서 많은 이득을 거뒀습니다. 이들의 많은 수가 이미 대한민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해킹을 하지 않는 동료에게 말합니다.

'뭐 해? 너만 착한 놈이야? 너만 깨끗해?'


이 상황에서 선악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정의를 따지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법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해킹할 수 있습니다. 법마저 쓸모 없어진 상황에서, 도덕과 정의로 그들을 단죄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손가락질과 욕지거리뿐입니다.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와 같은 말은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런 말들은 국민과 역사를 손톱만큼이라도 신경 쓰는 사람에게나 통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무력한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렇게 또 한 번 물어봅니다.


그래서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민주주의 해킹범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누구도 그들을 막을 수 없고, 처벌할 수도 없습니다.

이게 옳습니까?

제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 이렇게 생겨먹은 게 맞는 건가요?

저는 절대로 공산주의자가 아닙니다. 전 우주의 정치체계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딱 둘밖에 없다면 당연히 민주주의를 택하겠지만, 이 민주주의가 과연 최선일까요? 대한민국이 만들어가고 있는 이 민주주의는 지금 괜찮은 건가요?

대한민국의 법을 유린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우리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이리도 없을까요?

우리 대한민국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습니까?





현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도달한 합의에 따른 법을 서로가 존중할 것을 믿습니다.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반드시 법을 지킬 것이라는 서류에 서명한 적 없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법은 취사 선택할 수 없습니다. 서로의 입장에 따라서 우리의 법, 당신의 법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믿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악마화합니다. 그들의 다른 면만 보고, 그것들을 단순화한 밈을 만들어 분열을 심화합니다. 한쪽 그룹의 정당한 비판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을, 다른 그룹은 그들의 정체성이나 신념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입니다.

또한, 뉴스 프로그램을 성향에 따라 나누고, 마음에 들지 않는 뉴스 프로그램은 멸시합니다.

더 이상 공정한 뉴스 프로그램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며, 나의 입맛에 맞는 뉴스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뉴스 프로그램(공중파, 유튜브 등)도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뉴스 프로그램은 오로지 그들의 시청자만을 대상으로 제작됩니다.


현재 우리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민주주의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어른들이 치열한 고민 끝에 합의한 바로 그 약속 말입니다.

민주주의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고, 공유된 인식을 키워서 타협점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타협을 달성하려는 의지가 상실되면 민주주의는 무너집니다.

그러나 우리의 대표인, 정치인들은 더 이상 타협하거나 합의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지지자들의 입맛에 맞는 주장을 펼치며, 끝까지 나아가고, 결국 법원의 판단에 의해 정치가 이루어집니다.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와 같은 어려운 말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뉴스에서 유명 정치인들의 판결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빈도는 확실히 과거보다는 늘어났습니다.

타협은 이제 우리 정치인들의 선택지에서 사라졌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실제로 타협하고 싶어 하더라도, 그들의 지지자들이 용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점점 양 극단으로 나눠지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약속을 무시하게 된 원인으로 혹자는 SNS를 지목하곤 합니다. 일견 맞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저는 좀 더 폭넓은 이유를 들고 싶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SNS는 그저 도구일 뿐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증오를 선동하고,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을 섣불리 단죄할 수 없습니다.

매우 모호하고, 추상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정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매우 해결하기가 힘들고, 해결할 수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망가진 가장 큰 원인으로 이 표현의 자유를 꼽고 싶습니다.


일정 부분이 고장 난 이 민주주의는 대단히 취약해집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이 고장은 고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아주 예민한 부품이 고장 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킹범들은 이 고장 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환영합니다.

그들의 모든 말과 행동은 표현의 자유와 사법의 모호함이 변호해 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최선을 다합니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나쁜 짓을 합니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할 때는 장난으로 하지 않습니다. 나름의 각오와 신념을 가지고, 철저하게 실행합니다.

반면에, 그들과 싸우려는 사람들은 법과 도덕이라는 족쇄를 달고 싸우기 때문에, 태생부터 불리한 싸움을 합니다. 혹여나 약간의 방심이라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질 수밖에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뒷받침해 주는 그들의 선전선동은

불법과 무능, 그리고 거짓말을 공정과 상식, 그리고 정의로움으로 얼마든지 둔갑시킬 수 있습니다. 그들의 적을 악마로 만들 수 있으며, 언론과 법정에 세워서 망신을 주거나 단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해킹범들에게 항상 당하기만 해야 할까요?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조금 더딜지라도 조금씩이라도 발전해 나갔기 때문에, 희망을 놓지는 않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피땀 흘려 써 내려간 역사를 우리 대에서 후퇴시킬 순 없습니다. 그들의 노하우가 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그것이 지금 시대에 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지금만큼 인권이나 표현의 자유가 존중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과 그것을 망치는 것 사이의 균형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리고 지금 권력은 민주주의 해킹범들에게 있습니다.

권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뭔가를 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끼치는 해악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분별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것은 충분히 교육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그 교육을 모든 사람들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들이미는 짓은 인권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답답한 현실입니다.




저는 이 글을, 앉은자리에서 무언가를 토해내듯이 단숨에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발행 버튼을 누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답을 하고 싶었습니다만, 도무지 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민주주의를 유린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욕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담벼락에 대고 욕이나 하는 심정으로 적습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아니, 저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에게는 부끄러움마저 느끼게 해주는 나라입니다.

저는 내 나라가 부끄럽습니다. 이것을 한두 사람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스무 살 넘은 성인 모두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이룬 문화적 성과가 다른 나라에까지 널리 퍼지고, 몇 가지 음식이 유행한다고 해도,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까지 부끄러운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지만, 나름의 자긍심을 있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웠지, 우리의 이웃을 침략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사회를 지켰고, 거짓말을 무섭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자랑으로 여기는 행동도 부끄러워했습니다. 우리는 체면과 염치를 통해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알았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수백 년 동안 자랑스러운 문화를 지킬 수 있었고,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한민국의 자랑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끌어내려서 내 지위를 올리려 합니다. 지난 선거에서 누구를 찍었느냐로 네 편 내 편을 나누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기어코 뭉개뜨려놓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해킹범들이 온몸으로 하는 질문인

'그래서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에 대한 마땅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 지형이 바뀌어서 특정 정당이 우세하거나, 대통령이 교체된다고 해도 대한민국은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여전히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해킹당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에 대한 마땅한 대답을 이 사회가 내놓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은 설령 뒤로 갈지언정, 앞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고칠 수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포기해야 할까요?

이 나라는 내가 살아갈, 나의 아이가 살아갈 나라이기 때문에, 이대로 무너지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습니다.

해커들에게 해킹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프로그램은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합니다. 하다 못해, 보안 패치라도 실행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주의 해킹범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현재 너무 노골적으로 해킹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바뀐 미디어 환경과 맞물려서, 이 해킹방법이 거침없이 퍼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해킹범들에게 대한민국이 빈번하게 해킹당하고 있다면, 우리는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만들어지기도 오래되었고, 최근에 패치(개헌) 한 것도 1987년입니다.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1948년에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1987년에 마지막으로 수정해서 아직까지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29년 된 프로그램이 아직도 실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인터넷에 이 프로그램을 해킹하는 방법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공유되어 난도질당하고 있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정상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특정 사항에 대한 개헌이 아니라, 대대적인 개헌이 필요합니다. 커다란 헌법 수정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현재의 6 공화국이 아니라, 7 공화국으로 나아가야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해킹범들을 곤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해킹범들은 언젠가 또 살아나고 활개 치는 날이 오겠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놔둬서는 절대로 안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해킹범들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라는 질문에 저 개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할지라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세력이, 제대로 된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할 수 있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찾지 못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생각해 냈습니다.

부탁합니다.



저는 자라나는 우리 어린 세대에게 '착한 일하면, 복을 받는다.'라는 말은 절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역사가 입증한 거짓말입니다. 착한 일을 하고도 소리소문 없이 죽어갔던, 많은 선조들이 있습니다. 멀리서 찾지 않더라도 한평생 착하게만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복을 받았다면, 저는 건물주의 아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만큼은 해주고 싶습니다. 어른으로서 최소한 이 정도의 이야기는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

최소한 이정도의 말은 할 수 있고, 이것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래야 합니다. 이래야 나라 아닙니까.

제가 너무 바라는게 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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