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뇌 소혈관 질환(cerebral small vessel disease)‘이라는 병이 있다.
MRA에서 볼 수 있는 큰 뇌혈관의 이상이 아니라 큰 뇌혈관에서 뻗어 나가는 작은 뇌혈관에 병이 들어 생기는 질환이다.
작은 뇌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발생하면서 작은 구멍(cavitation)이 생기거나, 뇌혈관벽의 손상된 틈으로 혈액이 스며 나가 미세출혈이 생기거나, 뇌의 백색질 변성을 일으킨다. 이 변화들이 누적되면 뇌가 위축되고 결국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대뇌 소혈관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고혈압이다.
높은 혈압이 지속되면 혈관벽에 부담을 줘서 작은 뇌혈관의 벽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 마치 고금리가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비슷하다.
고금리가 오래 지속되어도 버티는 경제 주체들도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상황이 다르다. 고금리로 소상공인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고, 손님들도 지갑을 닫고 소비를 줄이게 된다. 가게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결국 폐업하는 가게들이 많아지면서 골목상권은 공동화(cavitation) 된다.
마치 작은 뇌혈관이 막혀버려 뇌경색이 발생해서 뇌에 작은 구멍(cavitation)이 생기는 상황과 똑같다. 가계 경제가 무너지면 결국 기업 경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작은 뇌 손상도 누적되면 뇌 위축을 일으키고 결국에 인지기능 저하를 만들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혈압은 뇌 구석구석까지 혈액을 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너무 높은 혈압은 오히려 골목길 구석에 존재하는 뇌세포까지 혈액이 도달할 수 없게 만든다. 유동성이 낮아지는 셈이다.
물가 상승률과 변동폭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금리 정책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건강한 경제를 위해 필요하듯이,
대뇌 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뇌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되기 전에 혈압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적절한 혈압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면서, 혈압 변동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 풍문으로 떠도는 뇌영양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짜게 먹지 말고(하루 나트륨 섭취량 1500mg 이하),
골고루 먹지만 과식하지 말고,
초가공식품 먹지 말고,
운동하는 것,
이것이 모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