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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열 Mar 15. 2023

혼자 있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들.

교수나 나나 뭐.

상처를 잘 받는 것도 문제라는 말을 두 번 정도 들었다. 처음 들었을 땐 그가 잘못된 거라 생각했는데, 대학에 와서 교수에게도 들으니까 그때가 다시 생각나면서 사실은 그들이 옳았나 싶기도 하다. 불과 3년 만이었다.



상처를 잘 받아서 홀로 남아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기 쉽다.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이 본인에 의해 상처받았는지도 모른다는 거다.


살피건대, 나는 이렇게 해서 사람들을 참 많이 떠나보냈다.

홀로 남는 게 아니라, ‘남겨지는 것‘.

나는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교수랑 면담 중에 그는 내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왜 어울리지 못하는 ‘ 거냐고. 실은 그다지 기분이 좋진 않았는데 이런 질문은 참 자주 받아왔어서 매번 하는 형식적인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아, 제가 아직 인간관계가 서툴러요. 자존감 낮은 게 티 나는 것도 치부처럼 느껴져서 상대방이 어색해하는 절 피하려는 게 느껴지면 그거대로 혼자 상처를 잘 받더라고요. 그래도 점점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괜찮아지면 제가 먼저 다가가려고요. “


이 무미건조한 기계적인 대답을 하면 대개는 알아듣고 간단한 대답을 해준다. 근데 그 교수는 달랐다.


“상처를 잘 받는다고? 그럼 그것도 문제지. 그렇게 해서 언제 다가갈 건데. “


대충 내 대답에서 끝났어야 했을 대화가 더 이어졌다. 내 치부를 후벼 파는 말들.


“제가 상처를 잘 받기도 받지만 이걸로 해서 타인에게 상처 줘놓고 저도 몰라서 그냥 혼자 있기로 했어요. 그럼 타인에게 피해도 안 주게 되고 저도 나중에 성숙해졌을 때 다가갈 힘이 난다고 생각해요.”


때론 내 당돌한 면은 좋게 비친 때도 있으나, 대개는 부정적으로 비친다.


“넌 그래서 문제인 거야.”



나는 할 말이 없어지는 걸 느꼈다. 더 말할수록 부족한 면이  드러나서. 그리고 동시에 우리 학교 교수님들은 어차피 다 모자란 생각밖에 못하는 사람들이니까 개의치 않다고 양면성을 보였다.


긍정적인 사람이 우승자랬나.

다른 학교 교수님들은 학생들이 자든 말든 핸드폰을 보든말든 신경 안 쓴댔는데. 우리 학교 교수님들은 학생에게 관심이 참 많은데 표현이 서투른 사람이라 그런 거라고 덮어버렸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고 지금 당장 여기서 친구들이 생긴다고 오래갈 것 같지도 않고 걸음 맞춰서 걷는 것도, 밥 먹는 걸 기다리고, 집에 조금 늦게 가는 걸 성격 급한 내가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나는 내 성격이 타인을 수용할 만큼 여유로워지길 기다리고 있는 중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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