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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열 Nov 09. 2023

억지로 쓰는 근황

아무도 안궁금해하는 내 근황을 브런치가 요구하면

1

수업 시작 전에 강의실에서 동기들과 얘기하던 중에 가방 얘기가 나왔다. ’입문용 명품‘이라는 표현에 관해 전혀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명품을 입문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루이비통 이야기가 나왔다.


학생 1: 루이비통은 어때?

학생 2: 아, 근데 루이비통은 넘 비싸잖아.

학생 3: ㅇㅇ 그건 좀...

나: 그게 비싸다고? 너희들도 살 수 있을텐데? 괜찮아.


난 실수를 해버렸다.

그들의 표정이 안좋았다.

루이비통 사이트를 들어가봤는데 내가 생각하던 그 가격이 전혀 아니었다.

그걸 좀 늦게 알게 되었는지라 이제와서

“헉 그거 비싸더라” 라고 해봤자 함구무언 해야했다.


내가 그것을 저렴하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루이비통에 관심이 없어서 내가 직접 매장을 찾아가본 적도 없었고

부모님이 면세점이나 백화점을 가면 루이비통에서 꼭 가방 하나씩 매우 자주 구매하셨으며

초등학생때 친구의 엄마들을 아무나 붙잡으면 누구나 다들 하나씩 있던게 루이비통 가방이었으니까.


이제와서 변명하기엔 늦은듯 싶다.


2


중간고사 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점수가 개차반이었다. 그러던 중 까다롭기로 유명한 교수가 성적을 알려주기 전에 시험 문제를 복기해주었다.

아무리 과탑이라도 반토막을 못넘기는 과목일 정도로 악명이 높으셨다.

틀리라고 낸 문제들은 총 10개였고, 문제는 총 45개.

1등은 29문제를 맞췄다고 한다.

그런데 교수가 불러주는 그 10문항은 내가 모두 맞춘 문제였다. 혹시 내가 과탑일까 싶어서 심장이 빠르게 뛰는 등 설렜다.

성적표와 채점이 완료된 시험지를 받았을 땐 그 10개에서 몇 문제 더 맞춘 17개로 반에서 꼴등이었다.

그걸 확인할 때 교수와 눈이 딱 마주쳤는데, 교수는 시험지와 날 번갈아보며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나도 내가 어떻게 그걸 맞췄는지 기억은 안난다. 분명 한 번 읊어주셨고 시험에 안낼거라고 넘어간 내용이었는데.

어디가서 자랑도 못한다. 창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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