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감성> 피와 뼈
지금 내 삶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에 대하여
1923년
제주발 오사카행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수제 어묵집을 개업해 대박 난
한국인 사업가 김준평!
그의 성공 비결은
폭력이었다.
법과 도덕 밖에서 주먹을 휘두르고
잔혹함을 과시하며
주변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건설해낸 한 남자
이 영화는
그의 인생을 관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폭력을
함축해서 보여준다.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대부분의 남성들처럼
그의 분노와 폭력의 타깃은 주로 가족이었다.
일하고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가족을 상대로 한 착취와 억압은
정당하다는 김준평의 궤변은
우리에게 한 가지 의문을 남긴다.
과연 생존을 위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아들은 아버지를 장벽에 비유한다.
평생 가족들의 삶을 괴롭히며 장벽처럼 막아선 아버지의 그늘에 갇힌 채 살아온 가족들
그러나
아들은 알지 못했다.
자신은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에게 가해자 이기도 하다는 사실
타인이 세운 장벽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 건 스스로의 무력함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시 되지 않으면
관계의 평화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장벽을
쓰러트릴 수 있는 존재 역시
오직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쓰러진 장벽은
다른 세계와 연결해주는 다리가 되어준다는 사실을 쓰러트리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다.
인간의 삶이란
하나의 세계를 완성해내는 과정이다.
김준평의 세계는 폭력의 세계다.
그는 생존을 위해 폭력을 선택했다.
나의 세계는 어떨까?
타인으로 인해 세워진 장벽에 둘러싸인 채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