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오늘도 살아남다 No.06
얼마 전, 남편과 나는 각자 호(號)를 하나씩 지었다.
남편은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종종 이렇게 놀린다.
“연주자는 맞는데… 연주는 안 하고, 악기만 고친다며?”
(※ 참고로, 국내 유일 타악기 수리 전문가임)
그래서 붙은 별명 - 안쳐
악기 안친다고... 안쳐.
하지만 우리 부부는 이렇게 해석하기로 했다.
‘편안한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음악가
그게 바로, 안처 (安處) 이OO
할 일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외친 말.
“아 몰라! 안 해!”
(하지만 결국엔 한다는 거, 중요합니다)
장난꾸러기 남편이 이걸 놓칠 리 없다.
“당신 호는 안해(安海)!”
아내랑 발음도 비슷하고,
평온한 바다라니, 듣다 보니 꽤 그럴듯하다.
우리 부부는 늘
편안하고 평온한 삶을 지향한다.
장난처럼 지었지만,
꽤 잘 어울린다.
우리 삶의 작은 요약이자,
서로에게 남긴 별명 같은 다짐.
‘결혼, 오늘도 살아남다’ - 매주 수요일,
부부 사이에 툭 건드려지는 감정의 순간들을 꺼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