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Foire de Tours(투흐 박람회)

by 마담엘리

#250503

오늘은 Tours에서 열리는 Forie de Tours(포아 드 투흐, 투흐 박람회)에 가기로 했다. 4-5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프랑스 대표 혹은 지방 도시(ex. 파리, 마르세유, 리옹, 보르도 등)에서 박람회가 열린다. Foire de Tours는 지역 박람회적 성격으로,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생활과 밀접한 각종 전시/판매 공간을 운영하고, 다양한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윌리엄이 손수술을 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라 운전이 불가해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타는 SNCF. 기차 티켓은 미리 SNCF 앱으로 구매했다. 기차 도착 시간에 맞춰 플랫폼에서 기차를 탑승하는데,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아 편한 자리에 앉으면 된다. 앉아 있으면 곧 승무원이 나타나 표 검사를 한다. 윌리엄과 내 표 검사를 마친 승무원이 다음 좌석으로 갔는데, 승객과 한참 실랑이를 한다. 그러더니 그 승객이 연필(stlyo)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건 안된다고 한다. 그러더니 결국 표 값을 현금으로 결제했다. 나중에 기차에 내려서 윌리엄한테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해당 승객의 티켓이 다른 날짜의 티켓이었고 승무원이 당일 날짜 적힌 티켓이 아니면 탑승이 불가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승객은 날짜를 직접 바꾸겠다고 연필을 찾았고, 그렇게는 안된다고 제지하니 결국 새 티켓값을 지불했다는 해프닝. 오늘도 우당탕탕 프랑스.

기차로 1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Tours. 기차에서 내려 30분 정도 더 걸어서 박람회 장소에 도착했다.

매년 열리는 행사로 2025년 Foire de Tours 테마는 '브라질'이다. 몇 년 전에는 '한국'을 주제로 박람회가 열렸다고 한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Foire de Tours (Av. Camille Chautemps, 37000 Tours)

50,000㎡ 이상 규모의 전시장에는 주택, 차량, 여가, 관광, 웰빙, 예술 공예 등 총 9개 테마의 전시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규모가 커서 전시장만 둘러보는데도 1-2시간은 소요된다. 신제품을 소개하는 가전제품 코너에서 고데기 같은 것으로 머리를 해주시는데, 나도 체험해 보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구경만 했다.

전시장 구경을 간단하게 마치고, 박람회의 진짜 방문 목적인 음식 부스로 향했다. 음식 부스 코너도 규모가 굉장했다.

우선 윌리엄이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먹어보고 싶던 랍스터 샌드위치 가게로 향했다. 가게 사장님이 굉장히 사교성이 좋아서, 어디서 왔냐, 나도 한국 꼭 가보고 싶다 이런 얘기를 하다가 윌리엄-사장님 둘이서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다. 홀로 남겨진 나에게 다른 점원이 뭐 주문할 거냐고 했는데, 항상 주문은 윌리엄이 해서 당황. 메뉴판에 Crab 하고 Homard가 있었는데, 익숙한 Crab으로 시켜버렸다. 윌리엄이 나중에 와서는 랍스터 먹으러 왔는데 왜 Crab 시키냐면서, 후다닥 Homard로 바꿨다. Homard가 랍스터였다... 왜 Crab은 crab인데 랍스터는 Homard냐... 틀리면서 배우는 거지 뭐. 우여곡절 끝에 받은 Homard 샌드위치.

다음 부스로 가서 화이트 와인도 주문했다.

그리고 박람회에서 주문한 윌리엄&내 원픽인 벨기에 프라이! 프렌치프라이 아니고, 벨기에 프라이! 돼지기름에 튀긴 큼지막한 감자튀김인데, 방금 막 튀겨서 따뜻하고 맛있었다. 줄을 서서 주문 후 계산하면 메뉴명이 적힌 카드를 주는데, 이것을 만들어주신 분에게 건네면 주문한 메뉴를 건네주신다. 우리는 감자튀김 중자와 벨기에식 소시지 프히캬델(Fricadelle)을 주문했다.

소스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주변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먹으면 된다. 감자튀김을 입에 넣으면 고소한 기름이 가득 퍼지는데, 감자튀김이 거기서 거기겠지~하면서 별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

감자튀김과 소시지를 모두 배에 털어 넣고, 방금 전 봐두었던 에그타르트집에 디저트를 먹으러 갔다. 가게 주변에 손님이 꽤 많았는데, 손님들과 이야기 삼매경인 가게 주인은 10분이 지나도 주문받으실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ㅎ. 쿨하게 포기하고, 한잔 더 하고 싶다는 윌리엄을 따라 다른 바로 향했다.

프랑스 본토 밖의 행정구역인 과들루프 바에서, 대표 칵테일인 Punch(펀치)를 주문했다. 럼이 베이스가 되는 칵테일로, 과일 시럽이 많이 들어가서 굉장히 달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나도 맛있어서 꿀떡꿀떡 마셨는데, 마시자마자 잠이 미친 듯이 쏟아졌다.

헤롱헤롱 정신을 붙잡고, 다른 구역으로 가니 캠핑카 전시가 한창이다. 프랑스는 캠핑이 많은 사랑을 받는 국가로 도로에서 심심치 않게 캠핑카를 볼 수 있다. 전시장에도 20,000유로~100,000유로대까지 다양한 캠핑카가 있었다. 이때 펀치 한잔 먹고 잠이 너무 쏟아져서, 아무 캠핑카나 들어가서 한숨 자고 싶은 생각이 너무 간절했다. 결국 다시 실내 전시장으로 들어가 의자에 자리 잡고 앉아서 30분 정도 곯아떨어졌다. 윌리엄 무릎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30분 정도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맑고 에너지가 완충되었다. 펀치의 위력에 새삼 놀랐다.

마지막 코너인 오늘 박람회 테마 주제에 맞는 브라질의 화려한 삼바 의상도 구경하고, 브라질이 세계에서 다섯번 째로 큰 국가라는 사실도 알게 된 채 박람회 안녕!

주변에 놀이동산도 있었는데, 인형 뽑기 기계에서 윌리엄이 문어 인형 뽑아줬다.

다시 1시간 정도 기차 타고 돌아와서, 저녁은 집 주변 베트남 식당에서 쌀국수로 마무리!

Via Vietnam (2 Bd Vauban, 41000 Blo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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