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3박 4일 파리(Paris) 여행 2

by 마담엘리

#250518

어제 열심히 20,000보 넘게 걷고, 오늘은 윌리엄 생일 파티 겸&한국 음식 접대를 하기로 했다. 10시에 기상해서 열심히 음식 만들기. 오늘 메뉴는 불고기, 잡채, 떡볶이, 냉동만두, 핫도그, 짜파게티, 디저트로는 호떡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준비했다.

웬만한 재료들은 오기 전에 들린 오흘레앙 마트에서 다 구할 수 있었는데, 불고기용 얇게 저민 고기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파리라면 쉽게 구하지만, 블로아는 아시아 재료 불모지. 그래서 Grands frères 정육점에서 소고기를 직접 얇게 썰어달라고 했고, 그마저도 두꺼워서 직접 다시 한번 더 썰었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어제 불고기 소스에 절여놓고, 오늘은 야채만 넣고 볶았다. 그 외는 인스턴트, 냉동 식품이라 윌리엄하고 뚝딱뚝딱 만들었다. 만드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사진도 못 찍었네.

윌리엄 부모님 댁 정원에 마련된 테이블 한상. 은퇴하고 이렇게 정원 있는 집에서 살면서 좋아하는 사람들 초대하며 지내는 삶이 좋아 보인다.

음식 준비 마치고 나니, 정원에 아페호가 차려져 있다. 토마토와 치즈로 만든 빵, 방울토마토, 한국에서 사 온 아몬드, 하디(radis, 작은 무 종류) 그리고 요커트 소스. 방울토마토를 소스에 찍어먹는데, 윌리엄한테 한입 베어 먹고 또 소스에 찍어먹었다고 뭐라 한다. 그러니깐 호망이 우리 가족 아니냐면서 본인이 솔선수범 더블 디핑을 해준다. 괜스레 감동. 외국인들은 타인과 침 섞이는 게 비 위생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주의해야겠다.

아페호 하면서 윌리엄 선물 증정식. 나는 윌리엄하고 같이 러닝하려고 러닝화를 선물했고, 호망과 꽁땅 가족은 애니메이션과 요리를 좋아하는 윌리엄을 위해 스파이 패밀리 Anya&Bond 피규어와 일본 식도를 선물해 주었다. 선물 주면서 더 신난 꼬맹이들.

그리고 시작된 식사타임. 불고기는 시판 양념으로 만들었는데, 한국에서 만든 게 아니어서 너무 달았다. 아마 중국 아니면 동남아시아에서 만든 소스인 거 같은데, 다른 나라에서 한국용 소스를 만들면 왜 이렇게 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아쉬움. 떡볶이도.. 만든 지 조금 돼서 전자레인지에 데웠더니 떡이 딱딱해져 버렸다.ㅠㅠ 짜파게티도 다들 맛있게 먹었주었지만, 면이 불어서 아쉬웠다. 잡채는 항상 성공적. 핫도그와 만두도 다들 맛있게 먹어주셨다. 아쉽게도 사진을 하나도 못 찍었다.

눈 깜짝할 새 음식을 모두 비우고, 디저트 타임. 에블린이 직접 만든 휘바브 타르트(Tarte à la rhubarbe)와 호떡, 그리고 어제 파리에서 구매한 일본식 치즈케이크. 어쩌다 보니 디저트가 세종류다. 그중에서 일등은 타쿠미 치즈케이크. 윌리엄하고 캐나다 살 때 주변에 엉클테수라는 일본식 치즈케이크를 팔아서 자주 사 먹었는데, 어제 마침 파리 돌아다니다가 발견해서 오늘 같이 먹으려고 구매했다. 다들 배가 불렀지만 일본식 치즈케이크는 가벼워서 맛있게 먹었다.

Takumi Patisserie (42 Rue Dauphine, 75006 Paris)

마지막으로 쪼꼬미들의 장난감 케이크 증정식. 한 세 번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참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가족 관계인데, 프랑스 와서 가족이라는 틀의 개념을 많이 바꾸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셀리아가 내 머리를 직접 잘라주면서 오늘 하루 마무리. 파리 오기 전에, 파리 가서 머리 좀 자르면 안 되냐고 윌리엄한테 물어봤는데 프랑스에서 머리 자르려면 예약은 당연하고, 머리 자르는 것만 한두 시간은 걸린다고 해서 시간 없다고 컷을 당했다. 블로아에서 잘라도 되지만, 한인 미용실에 가고 싶었다. 그런 얘기를 어쩌다가 어제 셀리아 앞에서 하게 됐는데, 본인이 원래 미용사였다면서 나만 괜찮다면 직접 잘라주겠다고 했다. 오잉. 당연히 좋지! 하고 콜을 외쳤고, 오늘 감사하게도 무겁게 미용 장비를 챙겨 와서 직접 머리를 잘라줬다.

처음에 머리에 물을 묻히고 오라고 해서, 어느 정도 묻혀야 되는 걸까 하고 혼자 한참 고민하다가, 아예 감고 있는데 윌리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며 혹시 샤워까지 하는 건 아니냐며 찾아왔다. 금.. 금방 갈게. 내가 머리숱이 워낙 많아서, 셀리아에게 놀라지 말라고 주의했는데 별거 아니라며 원하는 스타일을 묻더니 슉슉 잘라줬다. 셀리아는 왜소하고 되게 앙증맞은 외모인데, 두 아들의 엄마여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엄청 화통하면서 정이 넘친다.

30분가량 커트하고 머리 완성! 이때 한창 제니가 미국 토크쇼에 출연할 때 하고 나온 하이 레이어드컷을 하고 싶었는데, 맘에 딱 들게 잘라줘서 너무 고마웠다. 성공적인 윌리엄 생일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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