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같은 1박 2일 여행기
10월 7일 금요일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기차 타고 떠난 그르노블 여행!
13:45분 기차를 타고 그르노블 도착하니 17:45....
어마어마한 시간을 견디고 견뎌 그르노블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본 H&M 에서 아이쇼핑 한 다음 일용할 양식을 사고 나니 밤이었고...
호텔에서도 놓을 수 없었던 프랑스어 공부.
학교 숙제 양은 어마어마하고요... 그래서 이번 주에 봤던 텍스트들 한번 쭉 읽어주고
다음날 아침(그러니까 여기 시간으로는 오늘), 새벽 6시에 첫 타자로 조식 1시간 동안 먹어주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9시 30분쯤 체크아웃을 하고 무작정 걸었습니다.
그르노블에 온 목적은! 바스티유 요새!
케이블카를 탈 수도 있었지만, 걸어서 올라가기로 결정. 45분쯤 가파른 산 꼭대기를 오르고 오르며
그 옛날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가파른 곳에 돌들을 쌓아서 이걸 만들었을까,
내가 걷는 계단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내렸으며
이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이 바스티유 주변에서 죽은 수많은 병사들까지 생각이 났어요... 저절로 마음은 숙연해지고 가파른 고도에 심장은 요동치고요... 그래도 오르고 올라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바지 자크 내리고 잠자는 사람도 봤음.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왜 바지 자크를 다 열고 잠을 자는지 이상했음....)
올라와보니! 그르노블 시내에 한눈에 들어오면서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이름 모를 산들이 보이고
구름 위로 빼꼼 고개를 내민 산봉우리도 보이고(도대체 얼마나 높은 건지...)
이 산꼭대기에 레스토랑이 있길래, 테라스에 앉아서 에스프레소도 마셔주고
바스티유 요새 박물관이 있길래 또 들어가 봤지요.
이곳의 역사와 군역사도 볼 수 있었고.. 이해를 다 하진 못했지만요.
고된 산행길이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2분도 채 안 걸려서 조금 아쉬웠어요.
그리고선 그르노블 박물관 쪽을 향해 걸으니, 시청이 나왔어요.
시청 성벽에 석판이 있어서 보니까
"1788년 6월 14일 오전 10시에 그르노블 시민들의 투표로 시청이 만들어졌다. 바야흐로 프랑스혁명의 시대가 열렸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1788년이면 한국은 정조 12년이었네요. 정조대왕도 훌륭하시지만 여기도 어마어마하네요.
그르노블 박물관이 또 어마어마했어요. 중세부터 현대미술까지 볼 수 있었고
작은 퐁피두, 작은 오르세 박물관 느낌에, 이집트 특별전도 하고 있어서 작은 루브르 느낌까지 났습니다 :)
그리고 시내를 돌아다녀보니,
여기도 역시, 엄청 큰 만화가게가 있고. 대박인 건 BRICKS라는 정말 벽돌처럼 생긴 케밥을 팔았는데
다른 가게들 다 4유로쯤 파는데 저는 5유로 50에 사 먹었고요 ^^ 이렇게 당하면서 사는 거죠 뭐.
그르노블은 LES HALLS이라는 실내 시장이 있었어요. 여기도 쭉 둘러봐주고 이렇게 시내 돌아다니다가
지인분 만나서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이야기 나누다가 샬롱으로 왔습니다(넘나 좋은 기억)
샬롱으로 오는 길에는 옆에 앉은 할머니랑 같이 숙제 하나 끝냈어요 :)
난 참 넉살도 좋아!
번호 못 여쭤본 게 너무나 후회가 됩니다.
디종에 사시는 '크리스티안'이라는 할머니, 다음에 혹여 디종에서 만나면 차라도 같이 마시자고 해야겠다.
나의 질문에 열심히 설명해주시고 또 해주시고, 덕분에 마음이 한 껏 따듯해져서 샬롱에 도착했지요.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숙제를 위해 또 공부를 해야지요.
단어를 다 외워야 하는데 오랜만에 깜지를 해볼까 합니다.
다음번에는 디종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볼까 생각해봅니다 :)
그리고 미래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지만,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내가 결정할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