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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일라KAYLA Nov 28. 2019

프랑스에서 아이 낳기 2

기대와 다른 모유수유 교육을 받다


오늘은 약속된 시간보다 20분이나 먼저 도착했다. 지난번과는 다르게 공책이랑 펜도 챙겨서 갔다. 지난주 교육에서 한번 만났던 예비엄마와 짧게 안부도 주고받고 잠시 이야기하는 사이 셀린(조산사)이 들어왔다. 


모유수유 교육이라고 해서 ‘수유 자세’ 설명 및 코칭을 해주려나 하고 내심 기대를 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자잘하게 유용한 팁들을 많이 알려주었다. 수유브라는 어디 거를 사야 하는지, 수유패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유축기는 어떻게 되는지, 모유/분유 혼동을 막기 위한 젖병은 어떤 것인지 등등 

간략히 오늘 배운 것들을 요약해보자면….


<수유 시 유용한 제품들>   

▶︎ 수유브라 : 약국에서 파는 브라는 추천 X. Medela 브랜드의 수유브라를 추천한다. 굉장히 가볍고 땀 배출에도 용이하다. 굳이 medela 브라 아니라 다른 것 사용해도 되지만 주의할 것은 브라컵을 두 컵 정도 올려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가슴 밑둘레는 거의 변하지 않는데 젖이 돌면서 컵 사이즈가 많이 커진다. 


메델라 수유브라. 사이즈는 XL라지 까지 있고 G컵까지 커버 가능


▶︎ 수유패드 : 일회용 또는 빨아 쓰는 것이 있는데 엄마가 편한 걸로 쓰면 되고 자주 갈아줄 것! 단 일회용 제품은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를 정확히 우리가 알지 못하고 또 아기가 패드에 밀착돼있던 젖을 빨게 되는데 이때 어떤 성분을 함께 먹게 되는지를 알 수가 없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순면제품의 빨아서 쓰는 것을 추천한다.  


▶︎ Coupelle : 모유 수유할 때 다른 한쪽 젖이 흐르는 거를 모아주고 또 민감한 유두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함. 예를 들어 오른쪽 수유 시 왼쪽에서 젖이 조금씩 흐르게 되는데 이 작은 컵(?)을 왼쪽 젖에 붙여놓으면 흐르는 젖이 모이고 이걸 모유 팩이나 젖병에 모으면 하루에 못해도 40~60ml 정도 나온다고 한다. 

메델라 뿐아니라 아벤트 등등 다른 브랜드도 많음

▶︎유두 보호기 : 절대 미리 사놓지 말 것. 왜냐면 엄마들 마다 유두 사이즈가 다 다르기 때문에 병원에서 써보고 구매해도 늦지 않는다. 보통 보호기 사려고 하면 유두 사이즈에 대해서 망각하는 경우가 많고 또 막상 사봤는데 안 맞는 경우도 왕왕 있기에 병원에서 있으면서 보호기 요청을 하면 조산사들이 엄마 사이즈에 맞는 걸로 가져다준다고 한다. 

▶︎유두 보호 크림이나 오일 : VEA OLIO 또는 Lanoline 라놀린을 많이 쓰는데 이 중 좀 더 역사가 깊은(?), 전통적인 건 베아 오일이다. 기능은 둘 다 비슷하니 엄마한테 잘 맞는 걸로 쓰면 된다. 라놀린이 계속 유행이긴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다시 전통적인 vea olio가 뜨는 추세라고…. 베아 오일은 회음부 마사지 및 작은 상처, 붉어진 피부, 아기 상처부위 등등 만능 오일로 상처 회복에 좋은 오일(비타민E)이라고 했다. 다만 질감이 굉장히 끈적하니 유두 위에 바르고 그 위에 화장솜 같은 걸 대놓던지 집에서 사용하는 거라면 발라놓고 유방을 좀 꺼내놓고 있는 걸 추천한다고.

*유두 상처에 제일 좋은 건 공기에 자주 노출시켜주고 말려주는 것이라고 함!

왼쪽부터 베아 오일, 샴푸(아기용은 아니나 아기 누런 딱지에 효과 좋음), 크림


▶︎유축기 : 미리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보호기와 마찬가지로 병원에 있으면서 필요할 때 요청해서 쓰고 거기서 써본 걸 바탕으로 퇴원 시 구매 또는 빌려도 늦지 않다. 


<수유 후 생길 수 있는 염증들>   


▶︎유선염 : 별다른 방법 없이 일단 아기한테 수유를 해서 젖을 빼내는 것이 제일 좋다. 젖이 뭉치는 부분에 따라 아이 자세를 바꿔가면서 내가 아픈 부분에 아기 턱으로 자극을 줘서 젖을 빼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느 정도 젖을 비우고 난 뒤 따듯한 수건으로 온찜질하고 바로 냉찜질을 실시한다. 냉찜질 시에는 작은 손수건을 둥그렇게 모양을 잡아서 얼린 뒤에 쓰는 걸 추천. 


▶︎젖이 뭉쳤을 때 : 오일 등으로 전체적인 유방을 마사지하면서 젖을 손으로 조금 빼주고 따뜻한 걸로 찜질을 해주면서 또 조금씩 빼준다. 이때 유축기를 사용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 유축기는 사출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 

          ✔︎이때 양배추는 언제 쓰는 거냐고 질문했었는데, ‘젖을 말리고 싶거나 젖이 너무 많아서 차고 넘칠 때’ 쓰는 거라고 했다. 실제 효과는 매우 좋다고.


<모유 수유 시 주의사항>    

출산 직후부터 모유수유 가능하고 양쪽을 번갈아가면서 물린다. 

각각 10분~15분 정도 수유하고 절대 한 시간 넘게 수유하지 말아야 한다.  

신생아 수유의 정석은 “2시간마다 한 번씩”이라고 하는데… 아기가 1시간 30분 만에 젖 달라고 보채면 시간 따지지 말고 젖을 물린다. 

병원에서 있는 동안 밤중 수유는 4시간 정도 텀을 주게 될 텐데, 모유 생성 호르몬이 제일 많이 나오는 시간인 밤 12시부터 새벽 5시 중 꼭 한 번은 수유할 것. 

수유할 때 아기를 간지럽히거나 등을 긁어주는 등 아기한테 기분 좋은 자극을 준다. 

아기가 젖도 안 먹고 4시간 정도 통잠(신생아에게 잘 없는 현상이긴 하지만)을 잔다면 중간에 깨워서라도 먹인다. 

아기가 울 때 젖을 주면 늦는다. 아기가 배고플 때 보내는 신호( 코를 찡긋한다거나, 고개를 드리면 거리면서 젖을 찾거나 주먹을 입에 넣거나 등등)를 잘 읽어내서 울기 전에 먹인다.

✭우는 아기를 달래서 먹이게 되면 달래느라 시간을 놓치고➞아기는 화가 나서➞젖을 잘 못 물고➞엄마는 속상하고 답답하고 악순환이 된다. 

유관이 막혀서 젖이 나오질 않고 체온은 40도까지 오르며 몸이 춥고 떨릴 때는 산부인과 응급실 또는 사쥬 팜한테 연락해서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수유하는 중에는 배추나 양배추 그리고 향신료 센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배추라길래 바로 김치 생각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아기가 배 아플 수 있다고. 그리고 향신료는 엄마 모유 맛(향?)이 조금 달라질 수 있고 아기가 싫어할 수 있다고… 근데 뭐 그렇게 정확한 건지는 모르겠다. 예를 들어 카레나 타코를 어쩌다 한번 먹을 테고 푸드파이터처럼 몇십 인 분씩 먹는 게 아니니까…

신생아 체중 측정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한다. 
보통 퇴원 후 다음날 사쥬 팜이 집으로 직접 와서 힘든 건 없는지, 수유 자세나 아기 발달 등을 체크해주는데 그 뒤로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꾸준하게 아기 몸무게를 체크할 것! 집에 체중계가 없다면 사쥬 팜 사무실에라도 직접 가서 아기 몸무게 측정을 하도록 한다.



*이상 사쥬 팜의 개인적인 의견도 많이 들어간 모유수유 교육 끝!*

벨레다 모유수유차(레드과일 향) 샘플. 향은 아랍물담배(시샤) 딸기향같다.  그럭저럭 먹을 만 하고 하루 3-4번 복용 추천



교육 듣는 동안 필기한 게 두 페이지 정도였다. 이걸 다시 정리해서 옮긴 건데도 은근 양이 많구나.  

집으로 돌아와서는 메델라 유축기랑 젖병을 찾아봤다. 아마존 평은 좋았는데 실망했다는 한국 엄마들 사용후기들도 보인다... 이번 주 금요일에는 셀린이 추천했던 '메딕센터'에 가서 직접 메델라 제품들이나 다른 수유용품들을 구경해봐야겠다.

 

셀린이 추천했던 '메딕센터' 전단지


참, 지난번 정기검진 때 병실 1인실로 미리 예약해둔다면서 깜빡했다(여기는 병실이 1인실 아님 2인실이다).

 이번 모유수유 교육에서 만난 엄마들 중 두 명이나 나랑 출산 예정일이 같던데(12월 25일)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거기에 셀린이 덧붙이길,


“크리스마스 때는 항상 좀 붐벼서 늘 정신이 없었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크리스마스 날 밤에는 항상 6명 이상의 산모들이 출산하고는 했어.”

내일 산부인과 전화해봐야겠다....


블로그를 올리는 오늘, 드디어 임신 37주에 돌입했다. 지금부터는 아기가 언제 나와도 좋다고 하니 알렉이 언제 나오려나 더욱 기다려진다. 이상하게 아기 낳는 것에 대한 무서움도 없고 육아에 대해서도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다. 신생아 케어가 힘들다고 주변에서 그러는데 나는 왜 마냥 귀엽기만 하고 별로 안 힘들 거 같지? (이러다 낳고 나서 힘들다고 펑펑 울려나?ㅎㅎㅎㅎ)


아무튼 37주를 맞이한 현재 몸상태는,

-배가 자주 뭉침(특히 식후나 오래 서있고 앉아있을 때)

-속이 자주 쓰려서 개비스콘 복용 중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다(밤 중 화장실 갈 때 아주 버거움)

-왼쪽 무릎이 아프다(골반이 틀어져서 그런 듯)

-허리랑 엉치뼈가 아프고 발과 다리가 붓는다  

-가슴이 가끔 찌릿찌릿하게 아플 때가 있다

-욕조에 혼자 들어가고 나오기가 힘들다

-이와 중에도 아기는 여전히 배를 팡팡 차며 잘 놀고 있다(아직은 내려올 생각이 없는 거니...?)



내가 예상했던 교육과는 달리 자잘한 정보 위주의 수업이었지만 새로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듣다가 왔다. 다음번 포스팅에는 출산기를 쓸 수 있기를 바라며...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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