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기대를 안고 본 알라딘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 애니메이션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 조금 더 어두운 밤하늘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너무 기대를 했나...
시대가 변한 만큼 달라진 캐릭터
원작의 재스민 공주는 어서 결혼을 시키고 싶어 하는 아버지 술탄의 뜻에 반기를 들지만,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 않다.
하지만 실사판의 재스민 공주는 최초의 여자 술탄이 되고 싶어 한다. 라이벌 자파에 비해 많이 약해보이기는 하지만 공부도 많이 하고 나름 노력을 한다. 원작에 없던 재스민 공주의 솔로곡이 추가된 것도 그런 의미가 있는 듯하다.(익숙한 곡들에 비해 처음 들어 그런지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알라딘 역시 공주에게는 적극적이지만 왕자로 변신하고 나서는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인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스스로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조금 더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 같다.
사실 큰 기대를 안고 봤지만 기대보다는 못했던 작품이었다. 역시 어릴 때 감동받았던 만큼은 무리였을까.
첫사랑은 다시 만나면 실망하기 쉽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세월이 지나 내가 어른이 된 만큼, 디즈니에서도 어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넣어 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 영화의 등급은 여전히 전체관람가이다. 디즈니에서 19금을 만들기 어렵다면, 깊이 있는 음모와 숨겨진 이야기를 추가해 15세 관람가 정도는 만들어줘도 좋지 않았나 싶다.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실사화 하는 것만으로는 관객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남는다.
그래도, 맨 처음 신데렐라 성이 나오는 장면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뭉클해지는 건 디즈니의 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