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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May 26. 2019

디즈니여, 19금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사판 <알라딘> 리뷰

디즈니가 실사판 영화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2017 <미녀와 야수> 실사판의 감동을 뒤로하고 지난 목요일 개봉한 <알라딘>.


올해 개봉했던 <덤보>, 이전의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메리 포핀스 리턴즈> 등 어린 시절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어른들을 실사로 사로잡으려고 하 것 같다.


이 나이에도(진짜 어른 나이다) 디즈니랜드에 열광하는 나 같은 디즈니 덕후들을  위해 차근차근 만들어주는 실사판 영화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2017년, 애니가 그대로 재현된 엠마 왓슨의 벨을 보며 정말 울컥했는데... 알라딘은 어떨까? 시사회는 못 봤지만 개봉 첫날 4DX로 관람하는 성의를 보였다.



최대한 고증에 충실한 화면


아그라바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추격씬, 모래사막에서 램프를 찾기 위한 시도 등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옮기고자 노력한 것은 눈물겨웠다.


다만 고급스러운 테마파크 느낌의 세트는 어쩔 수 없었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화려한 컬러의 의상 등이 그런 인상을 줄 수밖에 없었다.


알라딘의 의상도 알라딘일 때와 왕자가 된 모습 모두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표현해 크게 괴리감은 없었다. 다만 재스민 공주의 의상은 애니메이션보다 더 화려하고 드레스처럼 덧입어 과해 보였다.



의외로 원작보다 나아 보인물이 악역인 재상 자파와 램프의 요정 지니다.



특히 자파는 알라딘보다 핸섬해서 외모로는 이쪽이 주인공 느낌이었다.


로빈 윌리엄스의 현란한 목소리 연기가 아직도 귀에 남아있는데, 과연 윌 스미스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약간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윌 스미스!

원작보다 잘생긴 자파를 제외하고는 가장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알리 왕자'씬에서는 그가 없다면 어떻게 표현했을지...



가장 기대했던 'A Whole New World'



<알라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왕자로 변신한 알라딘과 재스민 공주가 마법 탄자를 타고 세상 구경을 하는 'A Whole New World' 장면이다.


http://naver.me/GksmhYpU

원작에서도 단어 그대로 'a new fantastic point of view'였던지라 실사판에도 기대가 컸다.


디즈니랜드에서 만나볼 수 있는 <Mickey's PhilharMagic>이라는 관람 어트랙션이 있다. 3D 안경을 쓰고 관람하는데 이 중 마법 양탄자를 탄 것처럼 하늘을 나는 듯한 부분이 있다. 이게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기대 없이 관람했던 것이 미안해질 정도...


https://youtu.be/9FFMwv_0cqk

그렇게 기대를 안고 본 알라딘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 애니메이션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 조금 더 어두운 밤하늘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너무 기대를 했나...



시대가 변한 만큼 달라진 캐릭터



원작의 재스민 공주는 어서 결혼을 시키고 싶어 하는 아버지 술탄의 뜻에 반기를 들지만,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 않다.


하지만 실사판의 재스민 공주는 최초의 여자 술탄이 되고 싶어 한다. 라이벌 자파에 비해 많이 약해보이기는 하지만 공부도 많이 하고 나름 노력을 한다. 원작에 없던 재스민 공주의 솔로곡이 추가된 것도 그런 의미가 있는 듯하다.(익숙한 곡들에 비해 처음 들어 그런지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알라딘 역시 공주에게는 적극적이지만 왕자로 변신하고 나서는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인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스스로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조금 더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 같다.




사실 큰 기대를 안고 봤지만 기대보다는 못했던 작품이었다. 역시 어릴 때 감동받았던 만큼은 무리였을까.


첫사랑은 다시 만나면 실망하기 쉽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세월이 지나 내가 어른이 된 만큼, 디즈니에서도 어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넣어 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 영화의 등급은 여전히 전체관람가이다. 디즈니에서 19금을 만들기 어렵다면, 깊이 있는 음모와 숨겨진 이야기를 추가해 15세 관람가 정도는 만들어줘도 좋지 않았나 싶다.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실사화 하는 것만으로는 관객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남는다.


그래도, 맨 처음 신데렐라 성이 나오는 장면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뭉클해지는 건 디즈니의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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