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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Apr 22. 2018

두근거리는 봄, 카스텔라 푸딩과 함께

따뜻한 봄날의 맛

커스터드푸딩(Custard pudding)은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든다.

설렁 그것이 냉장고에 차갑게 식힌 상태라도...


아마 친숙한 계란 맛으로, 누구나 쉽게 좋아하게 되는 디저트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계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커스터드푸딩도 좋아할 터.

이미지 출처 : pixabay

흔들흔들하는 푸딩을 숟가락으로 살살 건드려보고,

조심스레 조금 잘라 입으로 가져간다.


입안 가득히 캐러멜 소스의 달콤함이 퍼지면서, 일본식 계란찜(자완무시 ちゃわんむし)비슷한 식감이지만 좀 더 탱글한 느낌의 달콤한 계란 맛이 스며든다. 이게 바로 커스터드푸딩...


봄에 어울리는 디저트다.


계란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바닐라빈을 넣어도 좋겠지만, 캐러멜 소스가 비린내를 없애주기 때문에 꼭 넣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바닐라 향이 강해지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카스텔라 푸딩을 소개한다.


마카롱의 홈메이드 아이스크림과 홈베이킹 카페(http://cafe.naver.com/macarong/274 )에서 만난 레시피다.


커스터드푸딩과 카스텔라를 한입에


이 레시피의 포인트는 푸딩과 카스텔라를 같은 틀에서 굽는 거다. 난 처음엔 각각 구워서 합치는 줄 알았는데, 한 번에 구우니 맛이 더 잘 어우러진다.


먼저, 계란과 생크림, 설탕을 잘 섞어서 고운 체에 몇 번 내려준 계란 반죽을 먼저 틀에 붓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드러운 푸딩이 된다.


하지만, 아직 남았다. 뒤집어 접시에 담으면, 푸딩을 아래에서 받쳐줄 카스텔라 반죽이...


원래 카스텔라는 촉촉하면서도 밀도 있는 맛이다. 며칠간 놔두면 촉촉함이 극대화되면서 더 맛있어진다.
심지어 이런 얘기도 있다.

"카스텔라는 상하기 직전이 가장 맛있다."


하지만 여기 들어가는 카스텔라 반죽은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 왜? 구워지기 전에 계란 반죽 위에 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반죽을 완성하는 킥, 머랭


머랭(meringue)은 계란 흰자를 거품기로 잘 저어 부풀린 거다. 공기가 많이 들어가 포근포근, 가벼워진다. 


단백질인 계란 흰자를 신나게 저어주면 흰색 거품처럼 변한다. 공기가 들어가면서 구조가 변하는 것이다. 물론 전동 거품기 없이 팔 힘만으로 젓는다면 신나기 전에 팔이 아파 그만두고 싶겠지만...


여기에 설탕을 조금씩 넣어주고, 레몬즙도 첨가하면 이 형태가 유지될 수 있다.


전동거품기 없이는 만들고 싶지 않은 머랭

머랭은 시폰 케이크처럼 가벼운 케이크에도 들어가지만, 머랭만으로 만든 머랭 쿠키도 있다. 밀가루를 넣지 않은, 깨물면 파사삭 부서지는 매력적인 과자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본 사람은 이 에피소드가 기억날 것이다. 주인공 쇼타가 초밥 대회에서 계란말이의 달인을 만나 위기에 처했다. 오직 계란만으로 폭신한 계란말이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다. 아마도 평생 계란말이만 해 왔을 상대방에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상황...


이 위기를 극복해 준 것이 바로 머랭이다.

평범한 계란이지만 흰자를 따로 거품 내 공기를 가득 넣자, 쇼타의 계란말이는 폭신한 식감이 된다. 계란말이 달인을 이긴 것은 당연지사.


자, 다시 카스텔라 푸딩으로 돌아오자.


먼저 계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다. 설탕도 반반 사이좋게 각각 넣어준다.
먼저 설탕을 넣은 노른자를 거품내서, 식용유와 우유를 섞고 체친 박력분을 넣은 뒤 거품기로 저어서 잘 섞는다.


흰자에 나머지 절반의 설탕을 조금씩 나눠 넣으며 열심히 저어 머랭을 만든다.


노른자 반죽에 머랭을 절반씩 나눠서 살살 섞어준다. 막 섞으면 애써 부풀린 머랭이 꺼진다. 그럼 정말 슬프니까..


바로 이 카스텔라 반죽을 이미 틀에 부어 놓은 푸딩 반죽 위에 조심조심 붓는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둥실 떠오른다!


카스테라와 푸딩을 같이 맛볼 차례




카스텔라 푸딩은 대단한 기술이 없어도 집에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디저트다.


굽자마자 바로 먹기보다는 반나절, 또는 하룻밤 놔두면 푸딩이 밀도 있는 맛으로 변한다.

다만, 냉장고에 보관하면 2~3일 먹어도 괜찮은 다른 케이크와 달리 이때 다 먹어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호사스러운 디저트랄까...


이 봄,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 디저트를 찾는다면 역시 카스텔라 푸딩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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