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3_ 침묵으로 신뢰를 쌓는 관계
침묵으로 신뢰를 쌓는 관계
신뢰와 이해.
담미는 새로운 대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지 못해 깊은 슬럼프에 빠진다. 그녀는 이 사실을 이언에게 굳이 말하지 읺는다. 이언은 담미의 표정과 미묘한 분위기 변화만으로 그녀의 고통을 눈치채고 그는 조용히 그녀의 곁을 지키며, 억지로 조언을 건네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언은 퇴근 후 담미의 작업실 문 앞에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조용히 놓아두거나, 그녀가 잠든 밤 조용히 그녀의 노트북을 바라보며 말없이 응원한다. 담미는 이언의 이러한 행동을 통해 말하지 않아도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그의 깊은 마음을 깨닫는다. 그들의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과 침묵으로 쌓아 올려진 신뢰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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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신뢰를 쌓는 관계
담미의 아파트. 평일 저녁
담미의 아파트 거실.
담미는 노트북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화면은 한 시간째 '새로운 대본'이라는 제목만 띄워놓고 있다. 그녀의 주변에는 과자 봉지, 커피 잔, 구겨진 종이들이 쌓여 있다. 평소라면 '창조적 혼돈'이라 웃어넘겼겠지만, 오늘은 다르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불안감이 서려 있다.
이언이 퇴근 후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는 담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의 상태를 감지한다.
이언은 현관에 놓인 신발의 방향이 엉망이고, 갤러리처럼 정돈되어 있던 그녀의 코트가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는 것을 알아챈다.
이언은 담미에게 "무슨 일 있어?"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주방으로 가, 담미가 가장 좋아하는 따뜻한 우유를 데운다. 그는 컵 받침을 챙겨 담미의 옆에 내려놓는다.
이언
(작은 목소리로)
먼저 와서 마셔.
담미는 고개만 살짝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녀는 무언가를 쓰고 싶어 하지만, 아무것도 써지지 않는 자신의 약점을 그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이언은 그런 그녀를 굳이 건드리지 않는다.
그는 그녀의 침묵을 존중하며, 그저 옆에 앉아 자신의 노트북으로 조용히 업무를 본다.
밤이 깊어진 시간. 담미는 여전히 노트북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이언는 그녀가 잠들었을 거라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조용히 담미의 옆으로 다가와, 널브러진 담요를 그녀에게 덮어주려 한다. 그때, 담미의 입에서 작은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담미
이언씨… 나… 아무것도 쓸 수가 없어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담미는 고개를 숙인 채 겨우 말을 잇는다.
이언은 말없이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의 손은 따뜻하고 믿음직했다. 그는 그녀의 약점을 보고도 놀라거나, 실망하거나, 억지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이언
(부드러운 목소리로)
괜찮아. 그냥 있어.
담미
(눈물을 글썽이며)
나한테는 글 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이언
(담미의 눈을 바라보며)
아니. 나한테는 당신이 있는데. 이언의 말에 담미는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에는 흔들림 없는 신뢰와 깊은 이해가 담겨 있었다. 담미는 그의 눈빛에서 '너의 약점을 알고 있어. 그리고 난 그 약점까지도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읽는다.
담미
이언 씨... 혹시… 내가 슬럼프인 거 알고 있었어?
이언
(미소 지으며)
알고 있었어. 하지만 큐레이터는 모든 작품에 대해 다 아는 척하지 않아. 그냥 옆에서 조용히 지켜볼 뿐이지. 이언은 담미를 품에 안아준다. 그녀의 슬럼프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제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침묵 속에서 쌓아온 깊은 신뢰가, 그녀의 가장 약한 순간에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