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폭포와 Gabriel’s Oboe

제22화 푸에르토 이과수와 포스두 이과수

by 그루


오후 2시 15분 발 Via Barilloche사의 Cama(침대버스)를 타고 드디어 이 번 여행의 클라이맥스인 Puerto Iguazu로 간다. 처음 여행을 하는 것처럼 마음이 들썩인다. 다음날 아침 8시 30분 정도에 puerto Iguazu 터미널에 도착했다. 폭포 때문에 생겨난 도시여서인지 롯지와 게스트하우스, 호텔, 은행, 시장, 터미널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아직 체크아웃 전이어서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맡기고 슬리퍼와 젖으면 갈아입을 옷 정도만 챙기고 이과수로 향했다. 시내에서 이과수까지는 약 15Km, 걸어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 버스터미널에서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행 버스를 탄다. 버스비는 1인당 왕복 20페소, 입장권이 100페소, 우비는 30페소, 물은 750ml에 14페소, 와~ 아무리 바빠도 ‘물’과 ‘우비’는 사가지고 들어가는 게 지혜로운 거였어. 아르헨티나에서는 물가가 비싸서 환전을 자주,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2015년 지금은 오히려 칠레나 우루과이의 물가가 더 높다고 한다.


30분 정도 숲길을 달리다 보면 입구에 도착한다. 버스 안이지만 느껴지는 서늘함은 내가 지금 정글로 들어가고 있음을 실감 나게 한다. 그 곳에서 ‘악마의 목구멍 Garganta del Diabld’, ‘높은 산책로’, ‘낮은 산책로’로 갈 수 있는 느리게 달리는 기차를 타면 된다. 들어와 보니 정글 안에 넓게 퍼져있는 루트가 하루 종일 다녀도 쉽지 않은 스케일이다. 중앙 열차역 Estacion Cenrtal에서부터 들려오는 물보라 소리에 가슴은 두근두근, 몸은 허둥댄다. 보트 투어를 꼭 하고 싶어서 물에 젖는 낮은 산책로에서 하는 보트 투어는 제일 나중에 하기로 해, 가장 멀리 있는 악마의 목구멍 쪽으로 향했다.



Estacion Cenrtal에서 기차를 타고 목적지로 들어간다.



8월은 건기인데도 불구하고 악마의 목구멍의 엄청난 물의 양은 우비를 쓰지 않고는 서 있을 수 없다. 사진은 뒷전이고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모든 생각은 셧다운, 격한 감동을 넘어서는 그 앞에 나는 넋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앞에서 무슨 생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모든 생각이 멈추는 '악마의 목구멍' 앞에서



파라과이의 눈물


눈을 들면 저만치 브라질 폭포와 아르헨티나 폭포가 보인다. 사실 이 땅의 주인은 아르헨티나도, 브라질도 진정한 주인이라고 볼 수 없다. 가까운 과거에는 파라과이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3개국과 맞서 싸운 삼국동맹전쟁 1864년~1870년 에서 파라과이 땅이었던 이과수 폭포의 대부분을 빼앗긴다. 대패를 한 파라과이는 땅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약 60%의 인구를 잃었으며(혹자는 90%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남자들(90%)을 잃어 전쟁이 끝난 후의 남자인구는 약 2만 8천 명(60세 이상의 노인들과 12세 미만의 어린이들)에 불과했다고 한다. 나라의 존립이 위태로운 괴멸 직전까지 간, 현대사에 가장 참혹한 전쟁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일부다처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슬픈 이유이다. 1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녀의 성비는 현저히 차이가 난다고 한다.



Gabriel’s Oboe


영화‘미션’만큼 이과수를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가 있을까? 영화는 1875년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과라니족의 땅 이과수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던 시절의 폭력과 슬픔이,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은 풍경의 이과수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외계에서만이 가능할 것 같은 어마어마한 물을 쏟아내는 폭포 소리와 그 물을 타고 흐르는 ‘Gabriel’s Oboe’의 선율은 아름다움의 결정체 듀오처럼 들렸었다. 제레미 아이언스와 로버트 드 니로가 분한 가브리엘과 로드리고, 아프고 슬프지만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 영화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흥얼거리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크고 작은 수많은 폭포들 사이에서 마치 오보에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처음 보는 작은 동물들과 각종 새와 화려한 나비, 예쁜 꽃들, 남미의 새와 나비들은 동화 속에서 날아온 것처럼 개성이 강하고 색깔이 예쁘다. 바람이지만 내일도 다시 한 번 이 길을 걷고 싶다. 낮은 산책로 끝에서 탄 125페소의 스피드보트는 폭포의 속살을 느낄 수 있어 뿌연 물보라 속에서도 행복했다.



낮은 산책로 끝에서 폭포줄기안으로 들어가는 스피드보트



어젯밤엔 여행이 끝나는 것을 기념하듯, 원시적인 공기가 살아있는 푸에르토 이과수의 도미토리에서 입으로 꿀꺽꿀꺽 들어가는 남의 살과 바로 비워지는 와인 병들로 여행의 마지막 의식을 치렀다. 옆지기는 풍선처럼 부어오른 눈덩이와 볼따구를 가지고도 아침을 잘도 먹는다. 에고 진상~!




아침 9시에 도미토리 앞 터미널에서 브라질행 버스를 타고 20여분 달리니 브라질 국경이다.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포스두이과수로 들어왔다. 이 곳은 푸에르토 이과수보다 1시간이 빠르고 이상하게도 더 덥다. 아르헨티나의 이과수가 열대 자연 속에 있는 시골이라면 브라질의 포스두 이과수는 정말 발전된 도시의 모습이다.


포스두 이과수의 다운타운



“이곳이 천국이야 흐흐”라는 듯 대형 슈퍼마켓에는 열대과일들이 수북하고 아이스크림과 청량음료를 비롯한 과일주스들이 긴 여행에 조금은 지쳐가는 여행자를 유혹한다. 그중 과라나 Guarna라는 캔 음료는 자꾸 마시게 하는 힘이 있다. 남미 아마존에서 나는 식물의 씨로 만든다는 이 음료는 지구상에서 코카콜라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음료라고 한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천연 카페인, 과라나 함유 음료라는 명구가 들어간 음료들이 출시가 되더라.



다운타운에 들어가 브라질 헤알로 환전을 하고 이과수 폭포로 들어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이과수 폭포는 종착점,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린다. 광대하면서도 호젓한 산책로와 크고 작은 폭포수, 여기저기 튀어나오는 동물들이 있는 아르헨티나 이과수와는 달리 입구부터 널찍하게 잘 정돈된 공원화가 되어 있어 살짝 거부감이 든다.


강의 곡선이 드러나고....


예전 아프리카 빅토리아폴에서 환상적인 경험을 했던지라 헬기투어를 하기로 했다. 폭포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지, 하늘에서 본 이과수는, 국경도 없는 광활한 정글 속에 눈부신 햇살 받으며 강물은 곡선을 그리며 흐르고, 흐르던 강물은 급강하, 우당탕탕 너도나도 낭떠러지로 떨어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웅장하고 멋진 자태를 보여준다.


하늘에서 본 국경없는 이과수

헬기투어는 요금이 115달러, 유에스 달러로만 지불이 된다. 파일럿이 달라서일까, 빅토리아폴의 헬기투어와는 비교가 되고, 친절한 서비스도 별로이고 잠깐 올라갔다 내려온 느낌이 허전하다. 암튼 기대를 너무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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