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페르시아 09화

운명이야, 영원히 못 볼 수도 있는 것은

# 이스파한 Caravan Serai 압바시 호텔

by 그루

Shaking Minarets


Shaking Minarets은 졸파지구에서 택시를 타니 교외라고 하기에는 가까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원래 이름은 The Monar Jonban, 하지만 흔들리는 미나렛으로 더 많이 불린다. 관리인이 한쪽 미나렛에 올라가 흔들면 다른 쪽 미나렛도 흔들린단다. 14세기에 만들어진 건축물로 나무들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소박하지만 당당해 보인다.

어쩌면 흔들리는 미나렛보다 높이 뻗어있는 나무들이 멋진 곳이다.


Shaking Minarets


Caravan Serai 압바시 호텔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내 여행의 로망은 천산 남북로를 거쳐 중앙아시아와 이란 그리고 코카서스, 다시 시리아와 알렉산드리아로, 이스탄불로 연결되는 대상들이 낙타와 말과 함께 묵어가던 카라반사라이 Caravan Serai를 돌아보는 것이었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카라반사라이는 지금도 가슴을 뛰게 만들며 여전히 내 여행의 동기를 알아가는 중요한 모티브이다.


이란을 여행하다 보면 다른 곳에서는 귀한 카라반사라이를 자주 마주친다. 이유는 그 만큼 이란이 동 서양의 문물이 합쳐지고 융합하는, 모든 것이 모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정원이 멋지다는 이스파한의 카라반사라이 압바시 호텔로 들어섰다. 예전의 느낌을 살려 호텔로 리노베이션을 했다고 했다. 페르시아의 품위를 갖춘 로비를 지나 정원으로 나오니 눈앞이 시원하게 파라다이스처럼 나타나는 정원의 양식은 페르시아식 정원이다. 사각형의 정원을 대상숙소(카라반사라이)였던 호텔이 감싸고 있다.


Caravan Serai 압바시 호텔


숙소는 이완을 살린 예전의 대상숙소의 모습 그대로이다. 수도의 대표적인 카라반사라이답게 2층으로 된 숙소의 규모도 대단하다. 정원의 장미향은 내 몸을 휘감으니 지금 그대로 영원하여도 좋다.


내가 묵는 호텔은 이곳과 멀지 않은 피루지호텔이다. 피루지도 이스파한에서는 좋은 곳이지만 사전에 압바시 호텔의 정보를 알았더라면 아마도 이 곳에 머물렀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압바시 호텔, 전형적인 페르시아식 정원


한 낮의 온도가 아무리 올라가도 물이 흐르고 분수가 있는, 꽃이 흐드러진 정원의 온도는 덥지 않다. 아마도 습하지 않은 건조한 기후여서일 것이다. 압바시 캐러밴 사라이의 오후, 아이스커피 한 잔의 여유를 다시 누릴 수 있을까.


내일은 야즈드로 간다. 이스파한에서의 4일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모자란 시간은 아니었다. 디자인 박물관이라는 자메모스크를 못 봤다. 오후에 땀 흘리며 택시 타고 부지런을 떨면 갈 수 있지만 남은 시간은 휴식을 택했다.


"운명이야, 다음에 볼 수도 있지만, 영원히 못 볼 수도 있는 것은"


자메모스크는 이란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이며, 가장 큰 사원 중의 하나이다.

어느 곳이든 역사의 위에 그다음 역사를 올리는 법, 페르시아의 사산조 시대, 이란의 국교였던 조로아스터교 사원이 있었던 곳에 모스크를 올렸다. 시대별로 사원을 고치고 증축해 나갔던 곳으로 각 시대의 특성과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스파한에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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