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페르시아 11화

오래된 adobe 마을, 'Meybod'

# 야즈드근교, 하라나크와 메이보드

by 그루

캐러번사라이의 마을 하라나크와 메이보드


북으로는 카비르 사막 남쪽에는 루트 사막인 야즈드 주변에는 캐러밴사라이로 발달된 도시들이 많다 중요한 교역지이며 경제의 중심지였던 야즈드로 모이면서 사방으로 캐러밴사라이 마을이 생겨났다.


야즈드 주변에 발달한 도시들


오늘은 야즈드의 북쪽에 있는 마을 하라나크와 메이보드 그리고 조로아스터교의 중심지 아테쉬카테와 조장터였던 침묵의 탑 등을 다녀오기로 했다. 가는 길의 여정 상 하라나크에서 착착, 나린성이 있는 메이보드, 조장터인 침묵의 탑에서 아테쉬카데를 거쳐 야즈드로 돌아왔지만 어도비adobe 마을인 하라나크와 메이보드를 먼저 이야기하고 난 후 착착의 조로아스터교 신전과 침묵의 탑, 아테쉬카데를 말해야 할 것 같다.


하라나크 Kharanaq


어느 곳이든지 캐러밴사라이는 지형 및 기후에 따라 낙타가 짐을 싣고 하루에 걸을 수 있는 약 25~40km 구간마다 만들어진다. 야즈드에서 약 85km 거리에 위치한 4,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라나크는 한 눈에도 정말 오래된 캐러밴사라이 마을이다.


20여 년 전, 이 곳에 살던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켰다고 하는데, 근래까지 사람이 살고 있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세월에 무너져 내린 아도베형식의 마을은 매끈한 주황빛의 피부가 아닌 거친 흙벽돌로 된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애처로울 정도로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하라나크의 고스란히 보이는 속살



오래전 처음 배낭여행을 떠났던 곳, 초석들과 기둥들만이 뒹굴고 있는 기원전 6세기부터 293년까지 로마 정치의 중심지였던 로마의 포로로마노에서, 온전한 것은 하나도 없는 2천 년 전의 폐허를 보며 그 무엇에 정신을 빼앗긴 것처럼 종일 넋을 빼고 지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한 눈에도 그 이상의 세월은 지났을 법한,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났는지 어도비양식의 순전한 원형에 가까운 형식에 사람들이 계속 기거하면서 증축하고 올려나간 흔적들, 하라나크는 그야말로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어 쪼그라든 작은 몸집을 한 증조할머니의 소리 없는 미소를 닮아 있다.


너무나 허름해서 흙이란 본질로 돌아가 버릴 것 같은 마을의 모습에 비해 잘 복원한 캐러밴사라이는 구석구석 사람 냄새가 난다. 실용적이고 간결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규모만 다를 뿐 거의 비슷한 형태를 취하는 캐러밴사라이의 구조를 나는 매우 좋아한다. 현대 건축물이 갖는 미니멀한 느낌이 나는 직선을 주로 사용하지만 깊은 페르시안 아치에서 나오는 반복되는 간결한 곡선의 형태는 건물에 생동감을 준다. 퀴퀴한 찌든 세월의 냄새가 날까, 한 번쯤은 중세의 대상들처럼 나도 캐러밴사라이에서 고단한 척, 한 밤을 보내고 싶다.


복원된 Kharanaq 캐러밴 사라이의 거실


메이보드 Meybod와 나린성 Narein Castle


야즈드에서 북쪽으로 52Km에 위치한 나린성을 중심으로 발달한 메이보드는 야즈드보다 더 오래전에 형성된 도시이다. 도시 안의 규모가 큰 캐러밴사라이도 그렇고 인근에 있는 거대한 얼음 창고의 크기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5층으로 된 나린성은 이란에서 고고학적으로 증명된 최고로 오래된 진흙 벽돌로 만들어진 성이다. 고고학적인 추정 연대는 기원 전 3세기며 시대별로 보수하고 개조해 나간 성으로 면적도 약 4헥타르에 이른다고 하니 퍽 넓다. 마치 동화 속 마을 같은 구불구불한 낭만적인 나린성 Narein Castle을 걷다 보면 눈앞에 갑자기 등장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어도비마을의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마을의 집들은 높아봐야 2층, 녹색의 나무보다 결코 높지 않은 나지막한, 채도가 낮은 아름다운 주황빛의 집들이 잔잔한 호수처럼 펼쳐진다.


메이보드의 나린성
나린성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메이보드 마을


사람들이 많이 살며 지금도 교역이 활발한 활기에 넘치는 동적인 이미지의 야즈드도 좋지만 고대의 사막도시답지 않게 잘 닦여진 길과 다소 정적이면서 차분한, 세련된 이미지의 메이보드 또한 매력적이다.


1,200년 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던 복합몰 Complex이었던 캐러밴사라이 3m 지하에는 수백 년간 수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지하수가 있다고 한다. 이 곳에 캐러밴사라이가 들어선 이유이다.


메이보드의 캐러밴사라이의 규모는 무척 크다, 이층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고 아래층은 말과 낙타들을 매어 두었던 곳, 말과 낙타에게 물을 먹였던 우물이 보인다.


주변에는 박물관과 대상들이 데려온 낙타와 말이 물을 마실 수 있는 마구간, 얼음창고 등 천천히 돌아보면 볼만한 것들이 많다. 식욕이 동한다면, 바드기르가 입구에 멋지게 서 있는 캐러밴사라이를 훼손하거나 고치지 않고 개조한 레스토랑에서 대상들처럼 칸칸이 나누어진 이완아래 꾸며진 방에 올라가 점잖게, 꽤나 맛이 좋은 이란의 가지 요리(코데쉬테 버뎀준)를 먹어보자.


캐러밴사라이 맞은편에는 Yakhchal이라는 얼음창고가 있다. 이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천연냉방장치인 바드기르와 야크찰인데 이곳의 얼음창고는 겨울에 물을 얼려서 그 얼음을 이 곳으로 옮겨 저장해 놓는 곳으로 규모가 대단히 크다. 얼음의 소비량만 추정해도 이 메이보드에 얼마나 많은 대상들이 모여 들었는지 가늠이 가능하다.


엄청난 크기의 얼음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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