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 Uyuni

제11화 볼리비아의 소금 사막과 콜차니 마을

by 그루


라파즈에서 우유니 Uyuni까지는 약 1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저녁을 먹은 후 고산 약을 먹고 버스 안의 추위에 대비해 점퍼나 침낭 등을 챙겨두고 우유니행 버스에 올랐다. 어느 정도 가다가 비포장도로로 들어선 듯 범핑이 심하다. 뿐 아니라 히터까지 틀어 놓은 버스의 창까지 꽁꽁 얼어 버린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이정표 하나 없다. 각오는 단단히 했지만 겨울(8월)에 우유니 들어가기가 이렇게 어려운 건지, 아뿔싸, 앞에 가던 버스가 외길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고장이 난 버스를 고쳐서 버스가 어떻게든 움직여줘야 내가 탄 버스도 지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매번 있는 일인지 기사도, 조수도 일언반구 없다. 차의 시동을 계속 켜 놓을 수는 없는 일, 시동까지 꺼 버리니 냉동상태의 몸으로 차 안에서 서너 시간을 서 있을 수밖에. 아침 7시 정도 도착해야 정상인데 12시가 다 되어서야 우유니의 콜차니 마을에 도착했다.


콜차니 마을


우유니 투어를 위해 들른 여행사 앞에는 시장이 길게 형성이 되어 있다. 쌓아 있는 물건들과 바쁜 사람들, 마을의 규모도 꽤 커 보인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소금이 중요하지만 예전에는 우유니를 부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게 한 중요한 교역 물품이었을 것이다. 소금상인들이 몰려오던 길을 이제는 여행자들이 달려온다.


좋은 시절에 쉴 사이 없이 활약했던 트럭, 뒤쪽의 집도 소금블럭으로 지어진 집이다.


콜차니 마을은 예전처럼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우유니의 소금에 요오드를 이용하여 가공하면서 살아간다. 길옆에는 낡은 트럭, 소금을 나르는 리어카, 삽 등이 집 가까이 놓여있다. 볼이 빨갛게 그을린 귀여운 아이들이 소금창고 바닥에서 놀고 있다. 어디에서나 아이들은 삶의 희망이고 상징이다. 소금의 마을답게 소금으로 만든 기념품들이 눈에 띈다.


소금 담벼락에서 놀고 있던 소금빛에 볼이 바알갛게 타오른 귀여운 콜차니마을의 아이


기차가 지나다니던 레일을 따라가 보니 녹슨 기차들이 모여 있다. 우유니에 기차들이 드나들던 시절에 사용되었던 기차들을 딱히 어찌 할 수 없어 황량한 벌판에 모아놓은 것이 지금은 기묘하고 독특한 풍광이 되었다.


좋은 시절에 기적을 울리며 달리던 기차, 사막은 기차박물관이 되어버렸다.



우유니는 볼리비아의 철도가 시작되는 곳으로 예전에는 인근의 광산과 소금, 시장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렸다고 한다. 지금이야 쇠락했지만 쭉쭉 뻗어있는 도로는 번영했을 당시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지금도 우유니에서 시작된 철도로 태평양에 있는 칠레의 안토파가스타 Antofagasta(볼리비아의 영토였으나 질산염, 구리, 붕사, 황, 요오드 등의 광물이 많은 안토파가스타는 태평양전쟁 이후, 1884년 발파라이소 조약으로 칠레의 영토가 되었다)까지 갈 수 있다.



이곳에 세워진 시간만큼 땅 속으로 파들어간 기차의 바퀴



우유니의 섬 '잉카와시'


5시간 이상을 달려야만 끝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우유니, 얼마를 달렸을까. 눈이 시리도록 달리고 달려도 끝없이 하얀 평지의 소금으로만 되어 있는 소금 사막 Salar de uyuni에 오동통한 선인장들이 우후죽순 살고 있는 물고기 섬이다. 섬 안에 있는 거대한 선인장들은 1년에 1Cm씩 자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곳의 선인장들은 100년 이상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물고기섬이라고도 부르는 잉카와시섬의 선인장



예전에 화산활동을 했었다는 증거인 듯 바위와 돌들이 까맣다. 오아시스처럼 사막을 달리다 쉬어 갈 수 있는 섬으로 허허벌판 사막을 달릴 때는 보이지도 않던 지프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물고기섬에서


길도 없는 길을 내가 달리는 길이 곧 길이라는 듯 가이드 리챠드는 마냥 달린다. 한국이 겨울인 경우 이곳에 오면 여름이어서 소금 호수가 녹아 풍경이 호수에 반사된 신비로운 분위기는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장단점은 있는 법, 이곳은 사막이 아닌가, 겨울의 우유니 사막에서만이 경험할 수 있는 황량하고 끝이 없는 하얀 세상을 거침없이 달릴 수 있고 소금사막이란 이름의 정체를 보게 된다. 어쨌든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인 것만은 분명하다.


소금 호텔


멀리 산자락이 보이더니 예쁜 산장 같은 건물이 나타난다. 말로만 듣던 소금 호텔이다. 모든 것이 소금으로 되어 있는 건물로 우유니 사막에 오는 사람은 꼭 들렀다 가는 곳이겠다 싶다. 레스토랑도 몰론 소금이다. 소금 테이블에 음식을 세팅하고 소금 의자에 앉아 점심을 맛있게도 먹었다. 거친 소금사막을 정신없이 한나절이나 헤매고 다녔으니 얼마나 배가 고팠으랴.

소금이 얼기 때문에 8월은 소금을 만들기에 가장 어려운 계절이라고 한다.



손바닥에 잡힐 듯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우유니의 숙소에 도착하니 어젯밤에 느꼈던 추위가 엄습한다. 후미진 주점의 불빛처럼 어스름 불빛에서 뜨거운 차를 호호 불어 마시자, 하얀 사막에 하루 종일 빨갛게 그을린 거친 볼은 그제야 긴장을 놓는다. 나름 만찬이다. 푸짐한 고기에 갖은 야채에 갖가지 과일들, 오늘도 내게 주어진 음식과 숙소에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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