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는 알티플라노 고원(해발 3,650미터) 지대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볼리비아의 알티플라노는 대부분 해발 4000미터가 넘는 곳으로 우유니 사막을 비롯해 지금도 분화하는 활화산과 시시각각 색깔을 달리하는 호수들, 바람에 풍화된 산과 바위들, 호수들을 뒷산처럼 둘러싸고 있는 설산들 사이로 환상적인 풍광을 다니다 보면 4천 미터에서 5천 미터를 왔다 갔다 한다.
알티 플라노의 호수와 제임스홍학
가이드 리챠드(리챠드는 일할 때 사용하는 예명일 것이다)는 볼리비아노들이 그러하듯이 표정이 별로 없고 말 수가 적다. 아니 마음까지 드러내지 않는다는 말이 정확하다. 하지만 운전은 자신감 있고 안전하게 4, 5천 미터의 거친 산악 운전을 동네 골목을 다니듯 한다.
나스카에서 쿠스코로 넘어 올 때 4200미터 이상을 넘어오다가 죽기 일보직전이었는데, 알티플라노를 다니다 보면 맑은 공기와 경탄할 만한 풍경들 때문인지 고산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되는 순간 어디서 인지 나타나는 야마 떼와 알파카들, 야마와 알파카의 얼굴과 순진한 표정은 얼마나 귀여운지, 털실로 만든 인형 그 자체이다. 사실 야마와 알파카의 고향은 알티플라노 고원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야생으로 살았던 동물들을 사람들이 데려다가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도대체 이곳은 어느 행성인가, 수없이 비경들이 비껴간다. 산의 색깔마저 물감으로 칠해 놓은 것 같다. 산이나 땅의 색깔들이 달리 보이는 것은 지질 성분에 다양한 광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표 면상으로도 광맥의 구별이 될 만큼 볼리비아는 땅 속에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알티플라노에는 아름다운 비경을 가진 풍경이 무수히 존재한다.
외국인에게 대체로 살갑게 다가가지 않는 볼리비아인들은 그들에게 받은 상처로 얼룩진 많은 시간들을 가지고 있어서일 것이다. 바다로 이어지는 볼리비아의 땅을 태평양전쟁으로 빼앗겼고, 자신들의 자원을 가지고 미국과 영국 등에게 남 좋은 일만 시켰던 최근의 역사까지, 이들의 태도는 충분히 당연하고 이해가 간다.
지금도 알티플라노에 묻혀 있는 막대한 자원의 개발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유니에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리튬이 다량 들어 있어 세계의 관심은 천상의 비경까지 훼손시키려 하고 있다. 너무나 우려가 되는 현상이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드문드문 나타나는 호수에서 제임스 홍학들이 인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망중한을 즐긴다. 호수의 표지판에는 해발고도가 4125미터라고 적혀 있다.
제임스 홍학
고원을 헤매다 보니 벌써 칠레로 넘어가는 국경이다. 황량한 기찻길 너머가 칠레란다. 저만치 보이는 기차는 레일에 서 있으니 달리는 기차일 텐데, 생명을 다한 듯 낡아있다.
칠레로 넘어가기 전 지프에 준비해 온 점심을 드라이버와 가이드 겸 요리사인 리챠드가 준비한다. 일하는 뒷모습을 보니 어깨마저 들썩거린다. 드디어 투어를 안전하게 마쳐서일까, 집에서 기다릴 아이들 얼굴을 떠 올려서일까. 무초 그라시아스 리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