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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히 Mar 11. 2022

스몰 브랜드의 <더 현대 서울 > 팝업 스토리  

혼자 일합니다만 괜찮습니다.


2021년 메이드파니의 2막이 시작되었다. 그 시작은 바로 백화점 팝업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스타그램 디엠을 통해 백화점 팝업스토어 제안을 받았다. 

장소는 바로 <여의도 더현대 서울 >이었다. 바로 제안을 덥석 물었다. 

더현대라니! 작년 더현대가 오픈하던 시기엔 mz 세대에 가장 핫한 백화점이었다. 

기존 백화점들의 입점 브랜드들과 다르게 더현대는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초대하며 , 그동안 보여주었던 백화점이라는 특정 이미지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소위 핫한 브랜드는 그곳에서 길게는 한 달, 짧게는 일주일씩 팝업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더현대에서 팝업을 하는 브랜드는 핫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딱! 그 인식이 시작하던 시기 팝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할렐루야! 


너무 좋은 기회라 생각했고, 나는 그 기회를 잡았다. 기회를 잡자 또 다양한 기회들이 찾아왔다. 


담당자분은 나에게 3mx3m 의 가장 큰 공간을 꾸며줄 수 있는지 제안했고, 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전직 세트스타일리스트였던 나의 경험은 쓸모가 생기게 되었다. "그럼요! " 너무나도 설레였다. 공간디자인이라니, 어떻게 꾸며야할까 많은 생각을 했다.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할까?  


이 얼마 만에 공간 디자인인가. 알다시피 나는 세트 스타일리스트라는 전직을 가지고 있고, 그 직업을 많이 좋아했었다.


어떻게 공간을 꾸밀까 두렵지만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제 안다. 두려움이 동반된 설렘은 성장하고 있다는 지표라는 것을. 이제 그동안 읽었던 책에서 배운 것들을 대입할 순간들이었다. 브랜드 책에선 공간이란 , 오프라인 매장이란 =소비자의 경험과 연결시켰다. 공간을 통해 어떻게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이 부분을 중점으로 고민했다. 


그 시기의 상황은 이러했다. 코로나의 시작으로 피크닉을 전문 브랜드로 자리를 잡던 시기 정말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서 받은 타격이란 매출의 부분이 크다. 사람들은 외부로 나가지 못했고, 사람들의 시선은 밖에서 안으로 변화했다.

나는 그 시선의 편화를 피크닉에도 적용하였다. 야외에서 하던 피크닉을 집으로. 

 

out of -> stay home  

home

home +Picnic 


홈크닉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잡았다. 


아! 이거다. 홈크닉! 

홈에서의 환기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홈 피크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메이드 파니 제품들로만 꾸민 홈의 형태는 어떨까? 제품들만 나열하는 것이 아닌 감성, 분위기 , 제품들의 실제 사용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 공간이기에 브랜드의 첫 느낌을 전달하는 것을 가장 중점으로 두었다. 


소개팅과 비슷하게 생각을 했다. 첫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가 빈틈없이 말하고 쉼 없이 내뱉는다면 이 얼마나 비호감인가? 약속 장소에서 문을 열고 걸어오는 첫 느낌! 그 느낌을 중점으로 두었다! 


첫 번째 스텝이다! 메이드 파니의 첫 느낌! 을 전달하자! 

메이드파니는 따듯한 미소를 가지고 있는 ,  기댈 수 있는, 힘들 때 떠오르는 그런 브랜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상의 환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생각나는 브랜드. 


드디어 팝업 설치 날이 다가왔다! 


오랜만에 세트팀 시절 함께하던 용달 사장님께 연락을 드렸다. 사무실에 있는 집기를 총동원해 1톤 용달차에 싣고 팝업 매장으로 향했다.  3,4년 동안 못다 한 쌓인 이야기를 나누며 사장님과 여의도로 향했다. 그리고 심 피디와 함께 


심 피디는 영상 감독이다. 심 피디는 기획물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침 팝업 일정이 맞아 함께 진행했다!  덕분에 나는 팝업의 기록을 생생하게 남겨 둘 수 있었다. 고마워 심 피디. 

https://youtu.be/1 MvyDU7 GndA



팝업 장소에 드디어 도착했다. 백화점 팝업은 처음이라 보안시설과 꺼져있는 매장들 사이로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팝업 장소를 향해 구르마를 끓고 가는 순간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이 느껴졌다.


그곳엔 다른 브랜드 대표님들의 분주한 발걸음, 상기 댄 얼굴들과  다양한 아이템들이 보였다. 내일 과연 어떤 모습을 정리가 될까 기대되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 빠르게 집기를 설치하고 제품을 진열했다. 전직 세트팀의 실력은 다행히 죽지 않아 집기를 설치하는 일은 수월했다. 


12시가 다 되어 심 피디와 나는 집으로 향했다. 

우린 아마도 서로의 상황에 부담감 또는 긴장감이 있었을 것이다. 심 피디는 영상을 잘 담고 싶었을 것이고 , 나는 공간을 잘 꾸미고 싶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 그 부담감과 긴장감이 안도로 바뀌면서 우리는 계속 웃음이 나왔다. 같이 이 순간을 나누고 그 감정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동료가 있어서 나는 꽤 행복했다.


집에 돌아와 누워 나에겐 새로운 소망이 생겼다. 

혼자 일하는 것도 좋지만 동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이제 내일부턴 어떤 고객분들을 만나게 될까?

브랜드 경험은 과연 어떻게 하는 걸까? 잘 전달될 수 있는 걸까? 



<팝업 스토리 다음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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