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합니다만, 괜찮습니다
결국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얼마 전 코로나에 대한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인 체제인 사업체에서 내가 아프면 회사는 올스톱이다. 나는 배송을 도와줄 친구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며칠 뒤 그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쉼이라는 단어와 관계가 깊었다. 나는 어느 순간 계속 쉬지 못하고 있었다.
나의 의지로는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때 떠오른 생각은 코로나에 걸리면 그냥 쉬자는 생각이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코로나에 걸리면 격리를 하면서 타의로 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되었는지.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그러나 상황은 나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바로 팝업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에 걸린 것이다. 대체근무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체 근무자가 없이 코로나에 걸려버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일어났다. 지금이 아닌데...
급하게 대체근무자를 찾았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었다. 철수를 도와줄 대체 근무자는 없었기 때문이다.
판매와 고객 대응은 대체할 수 있지만, 철수는 갑자기 도와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는 도와줄 수 있는 친구들을 수소문했고, 하필 그날따라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선약이 있거나, 코로나 확진 등 다양한 변수들로 나는 계속해서 플랜을 바꿔나야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팝업은 무사히 끝냈다. 어떻게?
브랜드를 공부하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교회에서 차량을 빌려 철수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결국 남는 건 사람이다. 나는 늘 항상 이것을 잊어먹는다. 눈에 보이는 매출과 성과에만 눈이 멀어 사람을 놓친다. 이번 첫 팝업 열차 천호점은 매출로 보자면 적자다. 그러나 나는 이 천호점에서 감사함을 배웠다.
분주하고 조급했던 일상에서 나는 쉼을 만났고, 그 안에서 결국 사람들로 빈 공간은 채워졌다.
생각했던 매출도 아니었고, 추가적인 인건비가 들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내가 팝업 중에 코로나에 확진될 거라니, 모든 게 엉망이고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나고 돌이켜보면 가장 좋은 것들로 순간순간 채워졌다.
때에 맞는 대체근무자를 찾았고, 철수를 도와줄 환상의 듀오를 만났고, 나는 쉼을 만났다.
혼자 일하지만 , 결국 혼자 일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