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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히 Jun 24. 2022

그 핫한 성수동으로 가기로 했다.

혼자 일합니다만, 괜찮습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Ix5BIQMERFc




강서점을 처음 구하고 계약하던 그날,  계약을 1년을 할지 2년을 할지 고민했었다.

내가 1년을 월세를 잘 내고 그 안에 안 망할 수 있을까? 나는 꽤 많은 걱정들이 마음속에 피어났다.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엄마는 2년 금방 지나간다라고 했었다.  

2년 하고도 6개월. 정말 금방 지나갔다.


2년 동안 이곳에서 개인의 성장을 정말 많이 했고, 많은 이들과의 교류, 함께 쌓아 올린 이야기들도 곳곳에 가득했다. 그렇게 행복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어려움도 힘듦도 있었다.


2년이 지나던 무렵 , 강서점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재고들을 치우면 또 새로운 제품이 들어오고 늘어나는 주문량만큼 발주량이 늘어 사무실은 점점 협소해졌다. 협소한 공간에서 생기는 불편함에 다른 공간을 찾아야 했다. 2년 6개월 전  이 강서점을 오기 전부터 눈독 들이던 공간이 있었고, 나는 내심 그곳을 마음 속에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에게, 하나의 꿈이 있는데 그건 스튜디오를 여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세트를 바꾸고, 일반인 대상으로 세트 스타일링을 해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작을 도와줄 수 있는 공간을 대여하는 것 , 서로가 함께 상생하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곳은 내가 염두에 둔 그림 속 공간과 많이 닮았었다. 그러나 여전히 보증금과 월세는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나는 기도했다. 주님 저곳으로 가야 할까요?


고민하던 그때

"누나 거기 뭐가 들어온 거 같은데요?  불이 켜져 있어요 "

"?? 어?!! "


나는 이 고민을 나누었던 동생에게 똥줄 타는 이야기를 들었다. 설마.. 설마 안 나갔을 거야..

나는 다음날 바로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매물의 여부를 물어봤다.


"아이고 아가씨 팔렸어요 "


돌아온 대답은 믿을 수가 없었다! 무려 3년 동안 공실이였던 공간! 왜! 하필! 내가! 들어가려고! 하는데! 왜! 나는 아쉬움에 자꾸만 부동산 어플로 매물만 쳐다보았다. 그 무렵 이사 가려던 집도 어렵게 되어 강서점에 모든 것이 엇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스스로 계속 물었다. 왜지? 왜 다 안되지? 아쉽고 속상한 마음에 그 답이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 순간! 이런 마음이 들었다!


"강서를 좀 떠나! "


나는 강서구 화곡동에서 34년을 꼬박 자란 토박이다. 강서 화곡동엔 많은 이슈들이 있지만 나는 이 동네를 좋아했다. 한 번도 이곳을 떠나 살아보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근데 갑자기 그런 마음이 든 것이다.

떠나볼까?

그럼 어디로 가야 하지?

마침 유튜브에 성수동이라는 키워드가 보였다. 성수동? 나는 다음날 엄마와 성수동으로 향했다.

사실 몇 달 전 성수동을 네이버 어플로 찾아보긴 했었다. 연무장길 가장 핫한 도로에 매물이 나왔고 전화를 걸어 시세를 물어봤었다. 보증금 3000/ 월세 120  그리고 권리금이 무려 1억 원이었다.

이 강서점을 구할 때 보증금 1000만 원이 아쉬워서 동동거렸는데 보증금도 아닌 권리금이 1억이라니!!

내가 1억을 권리금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땐, 왠지 권리금이 10억이 될 것만 같았다. 절망스러웠다.

나는 그렇게 바로 마음을 접었었다. 그러나 충격에 약발이 떨어졌는지 부동산을 제대로 방문해서 알아보고 싶었다. 정말 성수동이 그렇게 비싼지 말이다.


엄마와 성수동을 향하며, 나는 나의 신에게 마음속으로 이야기했다." 주님 제 상황 아시죠? 제 수준 아시죠?

저는 이 정도밖에 없어요. 오늘 부동산 가서 이 정도 수준에 없으면 저는 여기서 이곳을 마음에 접습니다. 이곳을 와야한다면 예비한 곳이 있다면 인도해주세요. 그리고 없어도 실망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렇게 처음 눈에 보이는 부동산에 들어갔다.

역시나, 권리금은 몇천단위에서~ 억단위가 맞았다.. 그러나 부동산 사장님은 작은 목소리로 실낱같은 희망의 빛을 비추셨다.

"하나 있긴 한데 나만 가지고 있어. 근데 여기가 내부를 못 봐. 가격은 아가씨가 말하는 조건이랑 잘 맞는데.. "

나는 바로 덥석 물었다

"그럼 외부만 볼게요 "


그렇게 나는 내부를 볼 수 없는 매물을 보러 갔다.

빨간 벽돌에 약간 반지하 같은 옛날 건물의 모습이었다. 나는 바로 파리에 작은 골목 상점이 떠올랐다.

자리도 너무 좋았지만, 외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내부를 안 보고 계약하기엔 나는 강단 있지 못했다. 사장님 사진이라도 찍어서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사장님은 노력해보겠다고 했고 , 나는 사장님의 배려로 하루의 생각할 시간을 받았다. (실물 보고 계약하겠다는 분이 이미 계셨다 ) 그날 저녁 5장의 사진이 도착했고, 다음날 부동산으로 향했다.


효성이는 너무 을씨년스럽다고 귀신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지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바뀔지 머릿속에 이미 그려진 그림만이 선명했기 때문에 확신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있었다. 인테리어는 자신 있지만 지속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는 가득했다.

강서점보다 3배나 더해진 월세를 매달 낼 수 있을까? 나갈 때 권리금은 받을 수 있을까? 등등..


그때 나에게 나아갈 용기를 준건 주변인들이었다. 정말 나만 빼고 모두 성수로 가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였다.

그래, 이렇게 나 빼고 모두가 예라고 하는데! 나는 용기를 내어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이곳에서 이제 어떤 이야기 펼쳐질까? 기대와 걱정 두려움 설렘 오만가지 감정이 밀려온다.



인테리어에 관한 글

: https://brunch.co.kr/@madefannie/122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Ix5BIQMER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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