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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히 Jun 22. 2021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feat. 리셋하고 리드하라)

혼자 일합니다만, 괜찮습니다.


오늘 두 차례의 멘토링이 있었다.


첫 번째는 자영업자 클리닉(https://www.seoulsbdc.or.kr/bs/BS_VIEW.do?boardCd=B061&infoSeq=37243)에서 자영업자를 위한 멘토링 등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한 단계 성장의 단계에 있는 요즘. 멘토링이 너무 필요했다.

우선 누군가에게 MADEFANNI E 라는 브랜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6월은 브랜드 정리를 하고, 7월부터 적극적으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보려고 한다. 그동안 동경하던 선배들, 앞서 가는 사람들에게 이메일 등을 도움을 요청해 볼 거다! (탕탕탕)


그전에 예열 작업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인터넷으로 서치와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가며 도움을 받기 위한 방법을 찾아봤고, 그중에 알게 된 것이 "자영업자 클리닉"이었다.

지원서를 작성하면서도 이게 될지 의문을 가졌지만, 우선 해보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출근 준비를 하며 02-로 시작되는 전화를 받았고, 자영업자 클리닉입니다 라는 목소리와 함께 도움의 장이 시작되었다.


오늘 그 첫 번째 미팅을 했다. 생각과는 다르게 아빠와 비슷한 연배의 담당자분이 오셨고, 나는 약간의 실망을 했다. 사업을 하는데 어떤 것이 가장 고민인지 질의응답 아닌 질의응답을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고, 나는 점점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을 겉으로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나는 아직 미숙한 존재임을 다시 깨달았다.

어수룩한 대답에도 각(?)이 딱딱 나오는 평가를 하셨다. 신기했다. 어떻게 보기만 해도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운영되는지 아시는 거지? 신뢰가 차오르자 궁금증도 함께 목구멍으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분명 제품력은 자신감이 있고, 2030의 감성을 자극하며,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도 메이드파니를 운영하는데 부끄러움이 없었다. 누구의 시선 때문에 이것이 유행이니깐 만드는 일이 아닌 나에게도 필요한가? 나라면 사용하는 물건인가?라는 기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 기준들과 목표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감사하게도 사람들의 마음과 나의 감성이 잘 통했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까지. 20년이 시작되자 성과에 대한 결과를 측정하는데 변수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 걸까?

이제는 메이드 파니의 제품과 메시지가 공감받지 못하는 걸까?

마케팅에 문제일까?

.

.

.


어떠한 해결을 찾지 못한 채 나는 묵묵히 여러 가지 시도를 지속하며 여전히 답을 찾고 실험을 지속해나갔다.

홈크닉 , 캠프닉 상황의 변화에 따라 MADEFANNIE의 방향성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얼마 전 읽은 리셋하고 리드하라는 책에 이러한 구절이 있었다.


"일부 스쿼드들은 기존 목표와 계획에 대한 피보팅 ( pivoting: 트렌드나 바이러스 등 급속도로 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것)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예기치 못한 변화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조직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


나는 자연스럽게 피보팅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시도는 시도일 뿐 매출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며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20 년보나 지금 (21년 )이 더 힘들어요.. 매출은 더 떨어졌어요 "

"적자는 아니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요.. 불안해요 "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


나의 답답함에 한줄기 빛이 내려오듯 담당자님은 이렇게 말해주셨다.  


"다들 그래요 올해 가장 힘들어하세요.

원래 경제가 코로나 전부터 하락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소상공인들은 더 힘들어졌어요.

그리고 혼자 하시는데 이 정도 매출이면 잘하고 계시는 거예요.

아까 말씀드린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판매하는 과정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고객과 어느 정도 소통은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제품이 팔린다는 건 고객과 소통이 되었다는 말이거든요. 

고객이 원하는 것, 소비하고 싶은 무언가를 가지고 계시다는 말이에요. 이젠 박리다매식으로 몇백 개를 찍어 만들어서 싸게 파는 것보다 적은 수량에 비싸도 제품을 통해 고객은 소비를 통해서 나만의 이야기를 표현하길 원하잖아요.  그리고 내년부터는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기대해봐요 "



나는 그중 두 문장에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잘하고 계시는 거예요."

"제품이 팔린다는 건 고객과 소통이 되었다는 말이거든요. "


두 개의 문장은 다른 말이나 나에게 관통한 모습은 똑같았다.

인정. 격려.


나에게 도전과 실행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잘하고 있다는 격려가 필요했었나 보다.

내 주변에 사람들은 늘 나에게 용기를 준다. 신기하게도 나의 부모, 연인, 친구, 나의 측근들은 나의 도전에 반대표를 던지기보다 응원을 많이 해준다. "해봐 ""해봐야 알지 " "오 너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 항상 응원해 " "역시 아이디어가 좋아 " "추진력이 정말 좋아 "등등.


인정의 결핍이 있는 삶을 살지 않았는데도 왜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잘하고 있다는 격려에 위안을 받았을까? 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시선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사람 한환희에게 하는 격려와 응원이 아닌 , 사업가 한환희로서의 격려와 인정이 필요했었나? 생각해본다.


이전의 전문성에 대한 결핍을 담은 글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이 길에 대한 두려움과 염려는 크지 않았다. 새로운 것들에 그저 재미가 가득했다. 하지만 2,3 년 차쯤 되던 해 나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주변의 친구들은 디자이너 3년 차 대리, 개발자 대리 등 전문적인 수식어가 앞에 붙었고, 이 수식어들은 사원-대리 -팀장 등 전문성의 성장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들에 수식어를 빗대어 나를 표현하자면  <메이드 파니 대표 한환희>였다.

메이드 파니 다음엔?

대표 다음엔?

누군가 정해놓은 성장 포인트에는 내가 찍을 점이 없었다.



그때부터 잠재적으로 전문성이라는 결핍이 자리 잡고 있었나 보다. 나는 전문가인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 이 일을 전문가의 수준으로 잘 해내고 있는 건가? 나름의 내면의 결핍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이 분야에 전문가가 인정해주는 말에 나는 위로와 힘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깨달음은 메이드 파니 대표 한환희 이상의 성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원-대리-팀장-부장-.... 누군가 정해놓은 성장 포인트에는 내가 찍을 점이 없었을 뿐이라는 것.

내가 오를 계단이 없었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며 그 사실을 알아챘다.

예전에 나는 서점에 가면 예술 , 종교 파트 쪽에 자주 시선이 머물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기 계발을 넘어 경영 서적에 머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책을 한참 들여다보며 구경하다 고개를 들어 <경영서적 >이라는 안내문에 시선이 머물며 "어? " 하며 변화, 달라짐을 깨달은 것이다.


새로운 가지가 나오기 위해 간지러웠고, 불편했고, 이 불편함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는데 가지의 형태가 조금 선명해지니 그 순간 안심이 들었다.


새로운 분야의 성장을 위해 향해가는 길. 나는 그 길 위에 있었다.

이 불안정함과 불편함 혼란스러움은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긍정적 자극이라는 것.


마음에 안심이 생기니 불안해 보였던 미래의 모습이 중심을 잡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하고 싶은 일들이 꽃피기 시작했다. 아직 분명하게 정의할 수 없지만,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나는 또 움직일 원동력을 얻었다.


요즘 무기력했는데, 아싸.


마지막으로 그 경영서적에서 위로가 되었던 구절로 마무리를 하려 한다.


"p.58 오늘날의 세상은 복잡계. 질서와 무질서가 엉켜있는 체계로 단순히 말해 복잡성 (complexsystem)을 보이는 계 (system)이다. 최근의 복잡계 경영환경을 가리켜 VUCA (volatility,Uncertainty,complexity,Ambiguity) 의 시대라 표현한다. 우선 4개의 키워드를 각각 살펴보면 변동성이 높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 환경이라는 뜻이다. 이는 21세기의 변화룰 설명하는 용어다 "


"p.69 복잡계 시스템에서 중요한 건 적시에 문제를 감지하고 그것들을 바로 찔러보고 실행에 옮기고 실험을 통해 실패를 겪고 실패에서 빠르게 회복해서 그다음 조치를 취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다. 일단 무엇이 정답일지 모르지만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도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반복하고 그것을 통해 성공의 가능성을 점점 높여가야 한다. 여기서 필요한 덕목은 장기적이고 면밀한 계획이 아니라 즉각적인 대응과 수정이다 "



두 번째 멘토링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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