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합니다만 괜찮습니다
오늘 찍어야 할 영상이 있어서 영상 준비를 했다.
팔목이 아직 성치 않아 원래 같으면 톱질로 잘랐을 일이지만 오늘은 건너편 목공소를 달려갔다. 사장님을 불러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 다시 발길을 돌리던 중 가게 옆 정비소 사장님이 다가오시더니
"뭐 자르려고? “
“이거 자르려고요 “
“일루 와”
주인 없는 목공소에 정비소 사장님은 톱을 꺼내 손수 쓱-쓱-잘라주셨다.
자르고 있는 도중 목공소 사장님이 오셨다.
“뭘 자르고 계셔”
그 사이 목공소 사장님은 판자를 다 자르고 사라져 버렸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때 목공 사장님은 “그냥 가두 돼요~”
나는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슈퍼로 향해 막걸리 두 병을 사고 나왔다
퇴근 길 정비소를 지날 때 늘 알코올 파티가 열리는 게 기억이 났다. 소주를 사야 하나 막걸리를 사야 하나 고민했는데 막걸리가 왠지 모르게 더 정겨운 감사함을 표현하기에 좋아 보였고, 알코올을 드리는 게 마음에 걸려 장수 막걸리를 초이스 했다.
두병을 한쪽 팔에 가득 안아 정비소로 향해 사장님께 향했다.
“사장님!이건 선물! “
사장님은 양손을 뻗으며 환하게 웃으셨다.
“아이 뭐 이런 걸 다”라는 멘트가 나와야 하는데 너무 맑은 미소와 양손이 먼저 나와 혼자 빵하고 웃었다.
“막걸리 드시는 거 맞죠?”
“응~응~ 고마워”
그렇게 뒤돌아 가게로 향하며, 이 동네에 조금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거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서로 오고 가며 서로의 일상을 곁눈질하며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늘 지켜보며,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며 늘 멀리서 보던 일상 속에 어느 날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 그렇게 스며드는 것이 불쾌하지 않는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