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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ison Lee Aug 02. 2024

찬란하게 아름다운 31살의 너

한국에서 필라테스 선생님이 왔다. 휴가 겸,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딛고, 탐구하려고 방문 중이다. 

얼굴만 보면 22살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건강함에 뽀얀 베이비 얼굴을 가진 그녀.


새벽에 얼바인에서 예쁜 우드브릿지 레이크를 달리러 갔다.

이렇게 저렇게,  마구 카메라에 담아도 건강함, 젊음과 아름다움이 넘쳐난다.


아름다운 그녀를 보면서 갑자기 나는 언제 그랬었지? 생각했다.

저렇게 아름다운 31이라는 나이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나의 31살을 과연 저렇게 아름답고 찬란하였던가?


나의 31살은 암울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discovery channel에서 일할 때였던 것 같다. 시카고에서 워싱턴 DC로 매주 출장 가던 그때.. home sick 이 심각했고, 영어도 더듬더듬... 프로세스? 프레젠테이션으로 피 말라 가던 그 그때.. 겨우 겨우 나의 젊음을 갈아 넣어 일을 하고,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우울을 싸워나가던 그때.

내가 31살인지 41살인지.. 인생이 계속 이렇게 살아야하는 건지... 괴롭고 미래도 없어 보였던 그 그때.

그 때는 내가 아름다운 젊음을 살아가고 있음을 몰랐다.


몇년 후 아이를 낳아 키우며 육아를 하며 한의사로 업종 변경을 한 나에게는 그 때의 나의 노력이 

내 인생에 잘려나간 헛수고 같이 느껴졌었다. 

그저 허울 좋은 간판이였고.. 어른들이 말하는 "옛날 우리집에 있던 금두꺼비"처럼 잘려나간 빛 바랜 영광 같은 느낌이랄까?

그 때 잘려나간 내 영광이 있었기에, 나는 귀한 두 아이들을 잘 잘 키우고 있으며. 

또 그 때 내 삶에서 잘려나갔다고 믿었던, 지우고 싶던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누구보다 빨리 배우고, 규모를 키워나가며 앞으로 달려나가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왜 이토록 나에게 감사하고 살지 않았던가...다시 반성한다. 


수고했고 사랑한다.
너는 지금도 찬란하고 아름답다.
열심히 삶을 살아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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