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Whale 'Stardust' / 라이너 쿤체 '에드바르..'
한 사람이 우주를 돌고 있는 한 개의 항성이라면, 그래서 각각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일정한 궤도로 돌고 있는 것이라면, 그러다, 만의 하나 서로 부딪히는 일이 생긴다면 별은 분명 큰 충격으로 튕겨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궤도가 바뀐다. 그것을 우리는 운명이 바뀐다고 한다.
그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
입술이 자꾸만 터지는 건조한 겨울밤
타월이 마르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인생의 짧은 순간 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주방장이 자꾸 오븐 요리를 태운다네. 신문물에 그렇게 적응을 못해서 쓰겠냐고.”
지배인의 하소연은 이어졌다. 퇴근 시간은 이미 삼십분이나 지났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나는 느긋하게 웃으며 로비에 놓인 꽃병의 물을 제대로 갈았는지 확인했다. 메이드로 일하는 구씨와 정씨 아줌마는 꽃의 상태에 이상이 없으면 꽃병의 물을 바꿔주는 일을 자주 잊어버린다. 지배인의 퇴근시간인 밤 12시까지는 아직 세 시간이나 남았다. 지루한 마음인지, 아니면 내가 그보다 훨씬 일찍 나와 일을 한다는 사실을 잊는 것인지, 퇴근 시간이 임박하면 늘 말을 걸거나 새로운 일을 지시하곤 한다. 뭐, 나는 저항없이 따르는 편이다. 가끔 그의 하소연이 호텔 부지배인으로서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야기가 재밌을 때도 있다. 그게, 아주 가끔이지만.
나는 경성의 최고급 호텔로 꼽히는 문화호텔 부지배인이다. 스물 여덟, 부지배인으로 일하기엔 빠르다고 할 수 있는 나이였다. 그러나 이 호텔이 서 있는 땅의 흙 한줌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버지는 호텔의 전신인 객점 ‘문화관’의 마름, 그러니까 관리자였다고 할 수 있다. 문화관은 궐에 드나드는 내각 총리대신의 수입원 중 하나였는데 외국의 사신들과 고급 손님들이 드나들었다. 나라가 일본의 보호를 받게 되면서 신식호텔로 대규모 증축했고, 오늘날 이런 멋진, 경성 최고의 호텔이 되었다. 산열로 사망했다는 어머니대신 문화관, 그리고 호텔의 직원들이 나를 먹이고 가르치고 키웠다. 일본의 대학으로 일년간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책으로 하는 공부보다는 직접 호텔 안에서 일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일곱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일본에 진 빚은 평생 갚아야 돼. 노비가 사람 되게 해 줬어.”
돌아가신 아버지는 내 손을 잡으며 단호한 얼굴로 말하곤 했다. 사람이 되었지만 일본인도 조선인도 아닌 뭔가 애매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좀 찜찜하지 않으시냐고 묻고 싶긴 했지만... 사실 나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나의 호텔 안에서, 모든 것이 제자리에 쾌적하게 놓여있는 이곳의 질서 안에서,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고 평화롭게 사는 일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호텔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 시간 전에 매니저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준다. 밤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가 개운하게 샤워한 후 잡지 '삼천리'를 보다 잠이 드는 것이다. 아침에 호텔에 삼십분 일찍 출근해서 조간을 훑고 해야 할 일을 써 놓는다. 일주일에 두 번씩 당직을 서기도 했다. 다양한 손님이 드나드는 까닭에 크고 작은 사건들은 늘 있었지만 경찰을 부를 일은 생기지 않았다. 워낙 호텔비가 고가인 탓에 손님들이 걸러지는 이유도 있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그럼 가 보거라. 내일은 조선총독부 연회가 있으니 바쁠 것이다. 푹 쉬고 아침부터 주방이랑 홀 체크하는 거 잊지 말고.”
호텔문을 열자 기분 좋게 차가운 겨울 공기가 얼굴에 훅 끼쳤다. 낮은 관목들과 인공연못까지 일본의 후원처럼 잘 가꾼 정원에선 마른 풀냄새가 났다. 그리고... 풀냄새에 섞인 낯선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이 냄새는... 관료 부인들이 쓰는 고급 분냄새와 자연스런 꽃향기가 섞인 구라파의 향수 냄새였다. 자연스럽게 냄새의 방향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낮게 깔린 조명을 받은 한 여자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오전에 투숙한 젊은 여인이었다. 조선인인 어머니의 가족을 만나러 왔다는 고위관료의 딸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식사하는 직원들에게서 들은 것도 같다. 워낙 눈에 띄는 외모라 다들 그녀에 대해 궁금해 했다. 손님에 관해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는 일은 옳지 않았지만 그들도 사람인지라 어느 정도는 못들은 척 넘어가주는 게 관리자의 아량이기도 했다.
“늦은 시간인데 어서 들어가시죠. 불편한 점은 없으십니까?”
그녀와 눈이 마주친 나는 호텔 직원으로서 최대한 예의를 갖춰 응대했다. 활짝 웃는 그녀의 얼굴이 꽃처럼 아름답다고, 나는 생각했다. 아래서 비추는 조명 때문인지 그녀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 어딘지 우수가 어린 기품있는 얼굴이었다. 엷게 미소지은 그녀는 내게 천천히 다가오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조선의 밤공기는 상쾌하지만 뭔가 슬프군요. 달을 보러 나왔는데 보이지 않고요.”
어제 실같은 초승달이 기울었으니 오늘은 ‘망’일 것이다.
“그 대신 달빛에 가려있던 별이 다 보이는 날이죠. 은하수도 짙게 떠 있고요.”
정말 이었다. 하늘엔 다리처럼 짙은 은하수가 길게 걸쳐져 있었다.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 보고 빙긋 웃었다.
“그렇네요! 달이 없으니 이렇게 많은 별이 보이는 군요. 전 은하수는 처음 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새로운 걸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일본에선 은하수가 보이지 않나요? 하늘을 자주 올려다 보세요. 은하수가 지나가는 날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녀는 내 옆으로 성큼 다가와 섰다. 갑자기 가슴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가까이서 본 그녀는 더욱 아름다웠다. 검은 프록코트 위로 치렁하게 늘인 머리, 벨벳 재질의 보랏빛 장갑, 도톰하고 붉은 입술과 오똑한 코, 그리고 그 별을 박은 듯한 눈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짙은 우수를 띄고 있었다. 호텔 안에서 수없이 많은 이들을 보았지만 이토록 심장이 떨리는 느낌은 처음이었다. 일본에서,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혼인을 위해 많은 여자들을 만나보기도 했고 짧은 연애도 해 보았지만 사실 그닥 흥미롭지 않았다. 지나치게 순종적이거나 지나치게 일탈을 종용하는 소위 신여성들도 생각하는 불편했다. 그런데 그녀는 달랐다. 첫눈에 나는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연못 앞에 놓인 작은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공기의 차가움도 잊고 약간 열에 들뜬 마음으로 그녀의 옆에 가 앉았다.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후, 하고 하얀 입김을 뿜었다.
“난 조선에서 태어났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어머니를 잃었어요. 이곳에서 잃은 것이 많아요. 별을 보는 것도 마음도, 그리고 글을 쓰는 것도 잃었어요. 참, 글 읽는 것을 즐기시나요?
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글이라.. 자기 전에 생각없이 들추던 잡지 ‘삼천리’가 생각났다.
“아침에 늘 조간을 챙겨보고, 잡지 ‘삼천리’를 가끔 봅니다.”
그녀는 풋, 소리를 내며 웃었다. 나는 얼굴이 빨개짐을 느꼈다. 기사를 꼼꼼히 읽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 옥중투쟁 중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수음을 했다는 한 사상범의 기사를 집중하여 읽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렇다고 그녀에게 절대 그런 감정이 앞선 것은 아니었다. 그런 감정.. 글쎄, 사실 그녀가 연인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마음속에 없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석같은 그녀에게 감정을 앞세우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과장하거나 폼잡고 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전혀 들지 않았다. 이 순간은, 그저 옆에 있고 싶었을 뿐이다. 많은 생각이 교차하고 있는 그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삼천리도 재밌는 잡지죠. 저는 소설을 써요. 내 마음과 감정, 그리고 세상의 부조리와 분노를 다듬어서 말이죠. 근데 그 글이 조선인이고 여자라서 무시당하고 폄하당했어요. 약한 나라의 가장 약한 존재에요. 전 모든 걸 빼앗겼답니다.”
그녀는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힘없이 떨구었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글쓰는 일이 최고로 재미난 일이었죠. 그런데 이제 내 나라말로 글을 쓰고 말할수도 없지 않습니까? 글을 담아야 할 그릇이 사라진 거에요. 답답하고 가끔씩은 가슴에 불이 일어나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에 대한 정보, 옷차림으로 볼 때, 그리고 우리 호텔에 투숙할 정도면 이곳에서 약자는 아니었다. 호텔의 직원인 내가 더 약한자가 아니던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일본이 우리에게 해를 끼친 건 없지 않습니까? 오히려 사회적으로 사람들을 평등하게 만들어주었고, 질서를 잡아줬죠. 신문물, 신작로가 일본 아니었으면 어떻게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었겠습니까?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더 밝게 빛났다. 내 심장은 쪼개지듯 뛰기 시작했다. 그녀 특유의 에너지, 흔히 ‘기’라고 부르는 것에 나는 완전히 제압당한 느낌이었다.
“외부의 힘으로 이룬 것들은 그들의 필요에 의해 제거될 수 있어요. 그리고 수탈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죠. 조선인들 스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고요. 시간이 더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역사라는 건 느리게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움직인다면 좌충우돌하며 깨달음을 거쳐 옳은 방향으로 흐르기 마련이거든요.”
그녀가 한숨을 쉬자 한겨울의 은하수 같은 하얀 입김이 눈앞에 흩어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만히 있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의 은하수를 주시하던 그녀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지금 왜 이런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전, 지금 이순간은 그냥 쉬고 싶어요. 아주 조용히... 가만히. 언제 이 모든 것이 흩어질지 모르는데 말이죠. 의지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무섭고 겁이 납니다.”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린 그녀는 천천히, 내 어깨 쪽으로 머리를 내려 기댔다. 입속이 마르는 느낌이었다. 잠시 그대로 있던 나는 손을 들어 그녀의 한쪽 어깨를 감쌌다. 찬 공기에 손이 굳어 버렸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그녀는 좀 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검은 머리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차가운 머리카락은 비단처럼 보드라웠다. 그녀의 어깨쪽으로 손을 내린 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을 감은 그녀의 눈두덩이와 하얀 이마가 홀로 핀 박꽃처럼 안스러워 보였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내려 그녀의 이마와 작게 부푼 눈두덩이에 입술을 갖다 댔다. 서로 따뜻한 온기를 나눈다는 느낌, 그 느낌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내가 입술을 땐 순간, 그녀가 내 얼굴을 바라보고 팔을 들어 내 목을 끌어안았다. 나도 손을 들어 그녀의 몸을 단단히 감쌌다. 가슴 벅찬 포옹이었다. 그녀는 나의 귀에 입술을 대고 작게 속삭였다.
“포옹은 모든 사람을 배제하죠. 단 한사람만 빼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머리맡에 놓인 잡지 ‘삼천리’를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졌다. 심장이 사방팔방으로 너덜거리듯 풀썩이는 느낌이었다. 처음 느끼는 강렬한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연거푸 담배만 피웠다. 그렇게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평소보다 두 시간이나 호텔로 일찍 출근한 나는 직원 식당에서 진한 가배를 청해 한잔 마시고는 안절부절 로비를 서성였다.
“연회 때문에 꽤나 신경쓰이시는가 봅니다.”
로비를 장식할 꽃을 한가들 들고 온 장여사는 허옇게 뜬 내 얼굴을 보며 안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장여사의 꽃다발 속에 든 붉은 장미가 보였다. 나는 여러 꽃들이 섞인 커다란 다발 속에서 붉은 장미들을 솎아내기 시작했다. 총 스물 한 송이. 나름 풍성한 다발이 만들어졌다.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던 장여사에게 나는 다발을 최대한 멋지게 묶어달라고 했다.
“특별한 손님께 드려야 하거든요.”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오늘 연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회가 끝나고, 나는 어제 만난 정원에서 그녀에게 장미 꽃다발을 안겨줄 것이다. 어제처럼 별빛이 빛나는 하늘을 보며, 당신에게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할 것이다. 로비를 지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잠깐이라도 보고 싶었지만, 오늘 그녀는 방에서 연회 전까지 혼자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 아무리 심장이 찢어질 것 같아도 직원으로서 손님에 대한 도리는 지켜야 했다. 붕 뜬 상대로 음식과 연회홀을 점검하고 참석 리스트를 훑었다. 조선총독부 고위 관료들과 본토 총독부 고위직의 이름이 써 있는 어마어마한 리스트 였다. 지배인 또한 시종일관 긴장된 표정으로 눈을 매섭게 떴다. 아주 작은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된다. 나는 그저, 오늘이 무사히 지나가고 그녀가 내 꽃을 받아주는, 그 순간만을 기다렸다.
현악 사중주단이 도착하고 세팅이 이루어진 후 손님들이 들어서며 연회가 시작되었다. 멘델스존의 사랑의 꿈이 안개처럼 눈앞을 떠다녔다. 리스트의 모든 손님들, 그리고 본토의 관료들이 환호성과 함께 들어설 때까지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순간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다. 좌중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을 때였다. 홀의 열린 문으로 조용히 들어서는 그녀가 보였다.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 진한 자주빛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허리까지 치렁대는 윤나는 검은 머리, 붉게 칠한 도톰한 입술, 그리고 그 빛나는 눈을 보는 순간, 나는 눈을 감았다. 연회의 분위기 탓인지 살짝 긴장된 표정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켰다.
드디어 연회의 정점에서 본토 총독부 관료가 중앙 계단으로 올라 단상으로 향했다.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그가 마이크를 쥐고 인사말을 시작했을 때였다. 홀 왼편 테이블에서 샴페인을 마시던 그녀가 천천히 중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료가 마주보이는 중앙에 선 그녀는 빠르게 왼손에 낀 벨벳 장갑을 벗기 시작했다. 그것이 신호였다! 둔탁한 총소리와 함께 단상의 관료가 쓰러졌다.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 위험한 상황에서 연약한 그녀를 데리고 나와야 했다. 그러나 곁에 닿기 전에 그녀는 더 빠르게 움직였다. 드레스 자락을 들어 긴 총을 꺼내 관료들을 저격하기 시작했다. 이층 단상에 오른 관료들이 짚단처럼 쓰러졌다. 연미복을 입은 사내 몇이 사람들을 제압하고 있었다. 연회장 입장객은 무장이 금지되어 있었다. 잠긴 연회홀의 문을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 호텔밖에 있던 무장군인들이 바로 들이닥칠 것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되면 그녀는....
몇 번의 총소리 후에 쪼개지듯 홀의 열렸다. 문 안으로 들어온 군인은 바로 그녀를 향해 총을 겨눴다. 나는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 갔다. 그녀를 향해 일렬로 선 군인들의 총이 발사되었다. 있는 힘을 다해 그녀를 감싸 안았다. 그녀를 안고 나는 강한 충격으로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어젯밤 금이 가 버린 심장이 산산이 부서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 심장을 다시 맞출 순 없으리라는 걸 깨닫는 순간, 누군가 내 품에서 그녀를 빠르게 끄집어냈다. 총을 든 연미복의 남자 중 한명이었다. 남자는 놀란 그녀를 끌고 내 앞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있는 힘을 다해 고개를 쳐들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어쩔 줄 모르는, 그러나 여전히 우수를 가득담은 빛나는 눈으로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포옹은 모든 사람을 배제하죠
단 한사람만 빼고
그녀가 따뜻한 입김과 함께 속삭인 말이 생각났다. 장미꽃다발과 같은 짙은 붉은빛의 핏빛 속에 그녀의 얼굴은 점점 흐려져 갔다. 나의 품속에 들어왔던 당신, 당신과의 강렬한 부딪힘으로 나는 저 먼 하늘로 끝없이 튕겨가고 있다. 어제 밤 함께 보았던 오색 은하수 다리 속으로 나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우리는 마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W&Whale
when you look in the sky
별이 불어오던 밤
푸른 달, 푸른 숲, 푸른 너의 숨소리
텅 빈 하늘 가득 여름 별자리
고운 빛 가득한 오색 은하수
눈부신 우리는
more than a shining star
꿈을 꾸는 너의 눈빛.
more than a word can say
바로 지금 이 한순간.
run baby, run
깊은 밤을 날아서
슬픈 잠, 슬픈 꿈, 슬픈 눈물은 안녕
은빛 물결 다시 별의 바다로
마음껏 즐거운 나의 고래 한마리
더, 조금 더
너의 노랠 듣고 싶어
더, 한번 더
너와 함께 별을 세던 그 밤.
그 하늘 위로
라이너 쿤체
우리는 배제된 사람들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누구든 배제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포옹한다
포옹은 모든 사람을 배제한다
한 사람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