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티뉴

파이널 파이트

by 마이즈


CONTINUE? 9… 8… 7… 눈앞에 다이너마이트가 곧 터질 것 같다. 카운트 다운이 되는 동안 마음이 조급해진다.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은 선택이 아니다. 선택하지 않는 경우의 두려움을 자극한다면 이는 강요일 뿐이다. 동전을 넣고 이어하지 않으면 나는 폭발해서 죽게 될 것이다. 게임을 할 때면 항상 여분의 동전을 준비해 두었다. 끝나면 안 되니까. 무너지면 안 되니까. 매일매일 외줄 타기를 하는 기분으로 살았다. 크고 작은 실패를 할 때마다 쉬고 싶었지만 끊임없이 일어서야만 했다. 나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언제나 플랜 B를 세워야 했고 절대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강제로 멈춰 서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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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할 때는 필살기를 쓸 수 있다. 나를 압박하던 적들은 모두 날려버릴 수 있다. 그 대신 나의 체력이 깎인다. 나는 그 버튼을 자주 눌러야만 했다.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을 버텨내기 위해서. 그렇게 억지로 꾸역꾸역 이겨냈지만, 나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몸의 체력도, 마음의 체력도 남아나지 못했다. 결국 무너지게 될 때면 다시 동전을 넣었다.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기 전에 일어섰다. 주변 사람들은 내가 강하다고 말했다. 넘어지지 않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내니까. 위기를 항상 넘기니까. 네가 힘들다고? 그럴 리가. 넌 또 이겨낼 거잖아? 그것이 나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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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을 때 동전을 넣지 않았다. 강요받고 싶지 않았다. 그저 한 번쯤 보고 싶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카운트 다운이 0이 되자 폭발했다. 화면이 빨개졌다. GAME OVER.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락실 밖에는 여전히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였다. 동전은 주머니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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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르게 생각한다. 두려움 때문에, 불안감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은 잘못됐다. 아무리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붙여 협박하더라도 두려움 때문에 움직여서는 안 된다. 이어하는 타이밍은 한번 더 도전하고 싶을 때 뿐이다. 누군가는 단 한 번의 실패에서 멈춰설 수도 있다. 이 역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선택일 뿐이다. 쉬어도 좋고 힘들어해도 좋다. 약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 다만, 그것이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면 다시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나는 망설이고 있는 사람에게 동전 하나를 쥐어 주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이 오락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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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쥐어 주는 것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소녀를 만났다. 그 아이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를 바랐다. 네가 직접 타인에게 동전을 전달해 보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직접 지켜보렴. 너에게 이 오락실을 맡길게. 100개의 동전을 넣는다면 너의 소원을 들어줄게. 소녀는 노력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켜보고 마음을 알아갔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이곳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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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세상에서는 모든 사람이 게임을 욕했다. 중독 물질이라고,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폭력적이고 위험하다고. 하지만 나는 믿는다. 게임의 긍정적인 부분을. 누군가에게는 치유의 의미로 작동한다는 것을.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있음을. 이 오락실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아무리 나서서 말해도 통하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오락실이 사라진 세상이기에 오히려 이 특별함을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오락실에 다녀갔다. 언제까지 이 유행이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소녀의 선택이니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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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파이널 파이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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