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ara Portuondo - ¿Dónde estabas tú?
대학교 시절, 학교 근처에 지하의 칵테일 바가 하나 있었어요.
아주 어둡고, 어두운 것 이상으로 탁하기도 한.
이 노래를 들으면 그 공간이 떠올라요.
이 노래를 글로 표현하긴 했지만, 글만으로는 약간 맛이 덜해요.
왜냐면 글의 어떤 문장과 음악의 어느 부분에서 맞아떨어짐으로써 더 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더 은밀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그걸 못하니까요.
이 노래의 제목을 직역하면 넌 어디 있었니? 예요.
그래서 이런 장면이 떠오른 건지도요.
https://youtu.be/AMjxRxSVzTc?si=0FFQyxGAEUc7NPAf
노래가 시작되면, 한 여자가 지하에 있는 칵테일 바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다른 곳처럼 외부 계단에서 지하로 내려와 문을 열면 칵테일 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는 문을 열고 어둠 속의 계단을 내려와야 한다.
문을 연 여자는 난간에 손을 대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려오며 주위를 둘러본다.
테이블마다 앉은 사람들은 그저 배경처럼 느껴지고, 창문 하나 없는 이곳에서 대화들은 웅웅대는 소음이 되어 뿌연 연기처럼 공간을 메운다. 오래된 먼지 냄새는 낯섦을 덜어주는 듯하다.
그러다 여자의 시선이 홀로 앉은 한 남자에게서 멈춘다.
그저 한 모금씩 홀짝이며 생각에 잠겨 있는 남자, 그 남자가 클로즈업된다.
여자는 조용히 남자에게 다가간다. 자리에 앉는다. 그들만이 화면에 선명해진다.
남자는 당황하지 않는다. 옅은 미소로 여자는 말을 건넨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된다.
호감을 가진 듯한 여자와 달리 남자의 표정에서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다.
그들의 대화는 이어진다. 화면은 줌아웃 된다. 그들 역시 다른 테이블과 마찬가지로 어느새 어둡고 뿌연 바의 배경이 된다.
노래가 끝날 무렵, 그 바처럼 어둡고 뿌연 도시를 달이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