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산책

Javier - October Sky

by 갈매나무





장마처럼 쏟아지던 비가 잦아들고, 어느덧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되었다. 아침 기온이 갑자기 급격하게 내려가 오늘 아침 집을 나설 무렵에는 달달 떨어야 했지만, 낮에는 한동안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깨끗하고, 맑고, 투명한 날씨다.


며칠 동안 아이가 고열에 시달렸다. 40도가 넘는, 체온계에서 처음 보는 숫자를 확인하며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듯했다. 그동안 당연히 밤에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남편과 나는 어른으로서 누구도 대신 책임져 줄 수 없는 선택을 앞두고 며칠을 악몽에 시달렸다. 그 기간 동안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은 한 줌 빛도 내리지 않고 비를 뿌려 댔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과 내 마음의 풍경이 다르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 일요일이 돼서는 아이가 컨디션을 회복했다. 선택의 강박에서 벗어나 마음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나니 가을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https://youtu.be/Gxyd3OCqegA?si=0GAz4kY0BfHGLEH7




이 노래를 들으며 눈을 감고 가을 하늘을 떠올려 본다. 보통 가을 하늘 하면 높고 푸른 하늘의 하얀 조각구름이 몇 개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런데 이 노래가 그려내는 10월 하늘의 모습은 밤의 그것이다.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의 말 못 할 사연들이 모여 구름을 만들고, 안타까운 별빛은 눈물을 글썽여 멀리서 흔들린다. 그 희미한 빛에 기대어 밤길을 산책한다. 낮에 내 선선했건만 밤이 되니 코 끝이 시리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자연스레 어깨가 굽는다. 고독을 등에 업은 것만 같다. 그렇게 정처 없이 걷고 또 걷는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