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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성우 Aug 28. 2023

1. 공감

Empathy

  시대를 막론하고 인성 또는 인성교육을 강조하지 않은 때는 없다. 인성은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보이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며, 인성교육은 공동체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성을 기르는 교육을 말한다. 그리고 인성교육에 필요한 것이 바로 가치 또는 가치 덕목이다. 우리는 인성교육을 통해 사람들을 좋은 인성을 지닌 사람으로 기른다. 나 혼자 잘 나서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잘 사는 사람이 되도록 말이다. 


  가치는 공동체를 위해 지킬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생각 및 행동 방식이다. 시대마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가치는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면, 절약과 저축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는가 하면 반대로 소비가 미덕이라고 하여 물건을 많이 사는 것이 바람직한 가치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가지고 온 급변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더군다나 인간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코로나로 팬데믹을 겪었고 또 새롭게 생겨날지도 모르는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앞선 세대는 따라오는 세대에게 좋은 가치를 가르침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공동체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과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본격적으로 우리 아이들을 역량 있는 좋은 사람으로 키우는 데 필요한 열다섯 가지 가치 덕목을 자세히 알아보자.                                                 

   첫 번째 이야기할 가치는 공감이다.

                                         

1. 공감 Empathy     


  가끔 휴식 시간이나 수업 중에 갑자기 화장실로 달려가서 눈물을 쏟아내는 학생이 있다. 

  그 이유를 보면 대개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는 친구가 자신을 놀리는 말에 상처를 입어서이고, 둘째는 다른 친구들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데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할 때이다. 

  이때 옆에 있어 주려고 화장실에 간 그 친구에게 가봐도 되는지를 물어오는 학생이 있다. 물론 나는 허락한다. 이 친구는 슬퍼하는 그 학생의 마음에 공감하고 옆에서 지켜주려는 것이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두 학생이 함께 강의실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수업에 참여한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되는 것이며감사정직겸손관용용서 등 여러 가치들의 근본이 되는 가치입니다.     


공감은 내가 친구와 다툰 뒤에 그 친구의 이야기를 다시 듣고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공감은 말없이 힘들어하는 친구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이고동정(Sympathy)은 친구가 원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해주려고 나서는 것입니다사람들은 대개 공감을 원합니다.     


공감은 내가 어릴 때는 부모님의 상황과 처지를 몰랐지만이제는 이해하는 것입니다.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회원 한 분이 나에게 공감의 힘을 너무나 잘 이야기한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아서 P. 시아라미콜리, 케서린 케첨 공저, 2020, 위즈덤하우스)」이라는 책을 소개해주었다. 원제목은 ⌜THE POWER OF EMPATHY⌟, 즉, ⌜공감의 힘⌟인데 이 책을 여러 번 정독하면서 공감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왜 책 제목이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일까? 그 이유는 바로, 자살한 자신의 친동생에 대한 죄책감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의 지은이 중 한 사람인 아서 교수가 젊은 시절, 자신의 남동생이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하던 중에 자살하는 일이 벌어진다. 동생이 자살하기 직전 지은이가 동생과 전화통화를 하였고 동생은 지은이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했음에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해서 동생을 구하지 못했다며 지은이는 자기 자신을 탓하게 된다. 자신이 그동안 연구해 왔던 자료들을 다시 살펴보며 깊이 고민한 끝에 지은이는 동생을 구하지 못했던 이유를 공감의 부족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후 평생 동안 공감을 연구하고 사람들과 공감을 통해 만나면서 공감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지은이는 자신의 책에서 공감은 지은이 자신을 치유했고, 자신에게 용서하는 법을 가르쳤으며,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유지하도록 이끌어줌으로써 삶에서 다시금 희망을 얻게 했다고 말한다. 또한, 공감은 자신의 인생에 의미와 목적, 방향이 있다는 사실을 매일같이 상기시켜 준다고도 말하고 있다.


  20년이 넘도록 입시보다 교육을 해오는 동안 내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나에게 힘을 주고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나의 방향성과 나의 일에 공감해 주는 많은 사람들 덕분이다. 아이의 성적이 단기간에 오르기를 바라기보다는 멀리 바라보고 내 아이를 역량 있는 좋은 사람으로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나와 부모님의 마음에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그나마 다른 사교육 기관보다는 공부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그리고 쪼끔은 더 웃으며 공부하고 있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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