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잎이 말리거나, 노랗게 뜨는 건 이상 징후였다.
잠이 안 오는 새벽.
남편이 먹다 버린 캔맥주가 식탁 위에 나뒹굴었다. 그러고 보니 왜 노랗게 뜬 식물 맛 맥주는 없는 걸까?
식물을 관찰하며 알게 된 건 잎이 노랗게 뜨거나, 말리거나, 보지 못했던 검은색이나 노란색 점박이가 있을 경우 어딘가가 좋지 않다는 신호였다.
아빠는 항상 술을 위안삼아 매일을 보냈는데 빈 상자에 쌓여가는 맥주캔과 소주병은 나를 병들게 했다. 아빠는 지금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이때까지 가만히 있으면 모든 게 알아서 해결됐었던 걸까? 아빠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게 참 쉬운 것 같다고 쏘아붙이고 싶다. 정말 모든 게 다 쉬운 것 같다. 이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꾹꾹 닫으면 내 기분이 언젠가는 가라앉아 아빠한테 웃으며 다가갈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 걸까?
그 웃음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아빠는 평생 모를 것이다.
오늘 하루를 잘 지내고 있다가 아빠 생각이 나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 깊게 파인 상처는 그런 것이다.